경제/금융

10년 후 내다보는 주식투자 전략(上)-건강주

bthong 2007. 5. 7. 15:29
  • 1人소득 2만불 시대… 내수株도 각광   해외 여행·교육 관련주도 주목할만
  • 신철식 국무조정실 정책차장이 공무원 재산 1위(200억원)의 부자가 된 것은 부친(고 신현확 총리)에게서 1973년 증여받은 삼성전자 주식 1만주 덕이었다. 그는 당시 1000만원어치 주식을 31년간 보유하다 처분, 120억원의 투자수익을 올렸다. 주식 장기투자 시대가 오고 있다. ‘묻지마 단기 투자’의 대명사였던 한국 증시는 이제 선진국형(型) 안정성장 시장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노후를 위해, 혹은 자녀를 위해 10년 이상 묻어둘 주식은 어떤 게 있을까? 10대 증권사들의 추천을 받아 실전형 장기투자 전략을 설계해본다.
    • 결혼 3년차에 두 살 난 아들을 둔 박정민(35·회사원)씨는 10년 안에 30평형대 아파트를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울 상계동의 34평짜리 아파트가 요즘 3억원쯤 하니 물가상승률(연 3%)만큼 오른다고 해도 10년 뒤에는 4억원은 나갈 것 같다.

      박씨가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은 월 130만원 정도. 이 돈을 은행 예금으로 굴려 집 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박씨는 주식 투자를 결정했다. 10년 뒤 2억5000만원의 목돈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매달 130만원어치 주식을 사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종목 고르기가 만만치 않다. 10년 전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 중 사라졌거나 경영난으로 딴 곳에 팔린 회사가 12개나 될 정도니, 지금 잘나가는 회사라고 그냥 믿기는 어렵다. 10년 투자종목을 고르는 비법은 무얼까.


    • ◆중년 인구가 주가를 올린다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가장 안전한 미래 예측은 ‘인구변화’를 보는 것이다. 특히 40·50대 중년층 인구가 늘어난다는 트렌드를 읽으면 투자 힌트가 엿보인다.

      40~59세 인구비율은 2015년 33%로 최고치에 도달한다. 중년은 경제적 여유가 있고, 건강에 신경쓰는 세대다. 당연히 중년이 많아지면 여유자금이 은행·증권사로 몰리고, 건강관리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40~59세 인구비율이 1990년 정점에 달했던 일본은 그 직전 10년 동안 제약 업종이 1698%, 금융 업종이 1168%나 올랐다. 키움증권 홍춘욱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금융업종 중 국민은행·신한지주가 유망하고 제약업종에서는 유한양행·한미약품 등이 좋다”고 추천했다.

      ◆‘돈 쓰는 재미’에 주목하라

      미국·일본 등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넘어가는 시점을 전후한 10년 동안 주가가 10배씩 올랐다. 그 최대 수혜주는 ‘내수주’였는데, 소득이 늘면서 왕성한 소비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도 올해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우리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소비비중은 50%대로, 미국·일본의 60~70%대에 비해 낮다. 일본도 1인당 소득이 급증하던 1985~90년 기간 중 내수주인 건설·금융·의료·교육 업종이 주가를 주도했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해외여행 증가의 수혜주인 대한항공·하나투어와 할인마트가 강한 신세계, 온라인 성인교육의 크레듀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 ◆대만의 역설만 피한다면…

      소득이 늘고, 중장년층의 비율이 높아진다고 장기투자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우리와 증시·인구 구조가 비슷한 대만의 경우를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대만은 2000년 이후 중년층이 확대되고 소득도 늘어났지만 2001년 주가는 급락했고, 소비도 줄어들었다. 정치 혼란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IT버블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2000년 천수이볜 총통의 등장 이후 돌출한 정치적 불안과 선동주의(포퓰리즘)가 주식시장 침체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증권사 추천 종목은?

      10개 증권사로부터 ‘10년을 묻어둘 주식’을 추천 받은 결과 내수주가 대부분이었다. 수출주는 삼성전자·포스코·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 등 초우량 기업에만 집중됐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과 포스코가 가장 많은 6곳의 추천을 받았고, 신세계는 5곳의 추천이 나왔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연구원은 그러나 “주식은 누구도 완벽한 예측을 할 수 없다”며 “장기투자를 하더라도 투자종목 교체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조의준 기자 joyjune@chosun.com    : 2007.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