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선때까지 주식 투자비중 늘려라

bthong 2007. 5. 14. 22:59
재테크 고수 77% "하반기 더 오른다"

지난주 말 모 증권사 강남 PB센터에 4억원 뭉칫돈이 들어왔다.

뭉칫돈의 주인은 한 시간여에 걸친 상담 끝에 3억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1억원은 유럽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가입했다.

2주택자였던 그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을 보름여 앞두고 서초동 아파트를 8억원에 어렵사리 팔았다고 했다.

3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갚고 1억원은 세금과 중개수수료 등으로 충당됐다.

재테크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주변을 기웃거리던 부동자금이 증시로 흘러들고 있다.

해외 투자를 위해 국경을 넘는 돈도 개인 포트폴리오의 3분의 1이 넘는다.

매일경제신문이 은행ㆍ증권ㆍ부동산 분야 재테크 전문가 6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동산에서 증시로 뚜렷한 투자패턴 변화가 감지됐다.

◆ 하반기 증시 어디로 = 하반기 증시 전망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돌파한 후 올해 증시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설문에 60명 응답자 중 60%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급등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답변도 16.7%였다.

13.3%는 현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답했고, 10%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급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한 명도 없었다.

향후 증시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한 10명 중 절반인 5명이 증권사 소속 PB로 증시에 대해서는 증권가 시각이 보다 낙관적이었다.

하반기에 투자 유망한 종목을 묻는 질문에는 내수주와 대형주를 추천한 답변이 가장 많았다.

현대차 삼성전자 등 수출주의 부진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약진하고 있는 중소형주에 대해서는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대형주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장기적인 재테크 수단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답했다.

자산주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투자유망 종목 중 자산주를 추천한 비율은 21.7%였다.

◆ 부동산 투자패턴 변화 =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고 있다.

최근 아파트 값이 전국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던 부동자금이 증시로 방향을 바꾼 데 따른 현상이다.

내집 마련 시기를 묻는 질문에 과반수가 `내년 이후에 고민할 것`을 주문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고 있다.

유망한 부동산 투자 상품을 묻는 질문에는 30%가 상가를 추천했다.

아파트 투자를 추천한 답변은 10%에 불과해 지난해까지 30% 이상이 추천하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아파트 값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아파트에서는 더 이상 차익을 내기 어렵다"며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상가 투자를 통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 유망하다는 답변이 18.3%로 상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토지와 재건축 아파트 투자를 추천한 응답자는 각각 13.3%와 10.0%였으며 오피스텔 8.3%, 주상복합 3.3% 등이었다.

다만 1.7%는 수도권 타운하우스 또는 원룸형 주택 투자를 추천했다.

◆ 전통 투자수단 매력 사라져 = 국공채 회사채 등 채권과 은행 예적금 등 전통적인 투자수단에 대한 매력이 사라졌다.

재테크 전문가들이 제시한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은 7.8%로 주식, 부동산과 비교할 때 절반에도 못미치는 비중을 차지했다.

은행 예금의 적정한 비중은 13.5%로 나타나 30%를 예금으로 갖고 가는 것이 좋다는 지난해 이전의 투자패턴과 큰 차이를 보였다.

극소수 재무설계 전문가는 "당분간 예금을 50~8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중국의 긴축과 미국 경기 하락 등 글로벌 악재가 집중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자산가치 하락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채권과 은행 예ㆍ적금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상품으로 매력이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면서 수익성이 감소했고 경쟁 상품인 주식형 펀드의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비중을 줄일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명 기자 / 한예경 기자] 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