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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살고 싶다면 낮추세요!

bthong 2007. 6. 1. 20:41
기계든 자동차든 많이 쓰면 빨리 노후화되듯 사람도 기초 대사량이 많으면 노화가 앞당겨진다.

기초 대사량과 체온,혈압과 혈당,분당 호흡수와 맥박수가 낮을수록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와 관심을 끈다.

엔진의 효율이 높은 자동차는 적은 원료로 더 멀리 가고 더 오랜 세월 타고 다닐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노화를 지연시키는 많은 학설 가운데 가장 신뢰받는 게 소식(小食)이다.

2002년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에 '노화 유전자' 특집 기사가 실렸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탄수화물의 분해 산물인 포도당이 노화 방지 유전자인 'sir2'를 억제해 노화를 촉진한다는 것.동물 실험 결과이긴 하지만 적게 먹으면 수명을 20~30%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다.

또 미국노화연구소(NIA)는 존스홉킨스 의대와 공동으로 1987년 19~75세 남성 70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집단은 마음대로 먹게 하고 다른 집단은 열량을 30% 줄여 먹게 해 매년 이들을 병원으로 불러서 130여가지 검사를 실시했다.

이 연구는 25년간 꾸준히 진행돼 2002년 미국 저널 '사이언스'에 결과가 실렸다.

예상했던 대로 절식한 그룹은 수명이 연장됐고 사는 동안 더 건강했다.

이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130여가지 검사 중 두 그룹간에 결과의 차이를 보인 것은 딱 세 가지에 머물렀다는 사실.음식량을 줄인 사람은 기초 체온 감소,기저 인슐린(평상시 분비되는 인슐린) 감소,체내 스테로이드 호르몬(DHEAs) 증가를 보였다.

소식이 수명 연장의 효과를 낸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는 2006년에도 나왔다.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은 쥐의 시상하부에 있는 체온조절 중추를 조절해 체온을 0.3도 내린 결과 평균 수명이 15% 연장됐다는 것.

이들 연구는 먹는 양을 감소시키면 인체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대사 속도를 늦추고 생체 온도를 조금씩 떨어뜨리며 이를 통해 수명 연장의 효과를 얻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쉽게 말해 매끼 밥 세 숟가락을 덜 먹거나 하루에 피자 한 조각 먹는 것을 참게 되면 체온이 0.5도가량 낮아지며 이로써 10% 선의 수명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존스홉킨스 의대의 연구 결과인 '소식에 따른 기저 인슐린의 감소'는 혈당이 낮게 유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면 혈당 상승 정도가 낮아져 인슐린 분비량도 감소되는 원리다.

이는 포도당이 노화 방지 유전자를 억제해 노화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와 서로 통한다.

게다가 혈당이 높으면 스트레스에 민감해지고 몸의 대사가 빨라지게 된다.

이에 비해 혈당이 낮으면 스트레스 및 외부 자극에 둔감해지므로 장수에 유리하다.

이 밖에 혈압도 낮을수록 장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

높은 혈압은 혈관을 지속적으로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2005년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50세 남녀 31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년에 시작되는 만성 고혈압은 수명을 평균 5년(남성 5.1년,여성 4.9년) 단축시킨다고 발표했다.

또 인체의 에너지 대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면 적은 양의 공기로도 원활한 호흡 및 신진대사를 할 수 있으므로 분당 호흡수와 맥박수가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유해 활성 산소 발생이 줄어들 뿐 아니라 유해 산소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혈관의 손상은 줄어들고 혈압과 혈당이 높아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몸집이 큰 사람은 기초 대사량도 클 것이므로 장수에 불리할까.

미국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키 165cm 이하인 사람이 키 175cm 이상인 사람보다 2년간 수명이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존 스피크맨이 2005년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몸집이 커도 근육의 양이 많고 체지방이 적으면 대사 후 산화되는 지방 찌꺼기가 줄어들고 에너지 대사가 효율적으로 이뤄져 혈당,혈압,분당 호흡수가 낮아지므로 장수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도 매일 가벼운 아령 들기 같은 근육 운동이 필요하다.

결국 소식과 운동으로 에너지 대사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게 노폐물을 덜 만들고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해 장수를 이끄는 비결이다.

/김성운 경희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1. 소식(小食)을 한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인다.

→탄수화물은 노화 촉진 가능성,대신 단백질의 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2. 체내 근육을 늘리고 지방을 줄인다.

→근육은 에너지 대사를 효율화하는 반면 지방은 산화되면 찌꺼기를 남긴다.

3. 중년기까지 정상 혈압을 유지한다.

→고혈압 남성은 정상 혈압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병 시기가 평균 7.2년 빨라진다.

4. 비만과 당뇨병의 동반을 예방한다.

→당뇨 환자가 체질량 지수(BMI) 30 이상의 과체중이면 수명이 8년가량 단축된다.

5. 당뇨병과 고혈압의 동반을 막는다.

→두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면 심근경색에 걸린 만큼이나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6. 소식과 함께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체내 스테로이드 호르몬 분비가 늘어 스트레스 해소,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