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법학ㆍ의학ㆍ공학도 경영학 배워야

bthong 2007. 6. 23. 16:02
바야흐로 경영의 시대다.

개인, 가정에서부터 기업, 국가에 이르기까지 경영 개념을 도입하지 않는 사회 분야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학문적으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업을 비롯한 사회 주체를 연구하는 학문적 특성과는 달리 법학 의학 공학 등 인접 학문과 연계는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국경영학회는 매일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지난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법학, 의학ㆍ보건학, 공학과 복수학위 MBA 프로그램`을 주제로 각 학문을 대표하는 전문가를 초청해 좌담회를 개최했다.

조현재 매일경제신문사 국차장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학문별 연계 교육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경영학이 법학이나 공학은 물론 사람을 다루는 의학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학문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주인기 한국경영학회장(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경영학과 법학 의학 공학 복수전공 프로그램이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제 국내에서도 타 학문 이론을 받아들여온 경영학을 다른 분야로 확대ㆍ적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완진 한국법학교수회 부회장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교수)은 "경영학과 기업 실무를 모르는 사람은 기업법을 제대로 공부할 수 없다"며 "철학 같은 순수학문조차 경영철학 등을 통해 경영학과 접목을 시도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왕규창 서울대 의과대학장 역시 "인문사회의학이라고 얘기할 만큼 최근 의학에는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며 "커뮤니케이션, 변화 관리 등 경영학 개념을 학교 강의에 반영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경영학과 비교적 활발하게 `통섭(consilienceㆍ학문간 통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공학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김문겸 연세대 공과대학장은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가장 부족한 것이 경영 마인드"라며 "엔지니어에게 경영학을 교육하는 일은 이미 필수가 됐다"고 얘기했다.

참석자들은 경영학과 법학 의학 공학 복수 학위 프로그램이 학문 간 벽을 허물고 통섭 시대의 효과적인 인재육성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창신 교육인적자원부 대학혁신추진단장은 "외국 명문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수강하는 학생이 전체 중 25%에 달할 정도로 경영학은 인문사회 분야에서 가장 발전된 학문"이라며 "경영학이 포함된 대학원 과정의 전문 교육을 통해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전문가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도 "경영학과 법학을 모두 알아야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법률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만큼 JD-MBA(법학박사ㆍ경영학석사) 프로그램 도입 논의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 회장은 "국제회의에 참석하면 경영학 지식이 아닌 기초학문 소양 부족으로 모자람을 느낄 때가 있다"며 "학부에서는 기초학문을, 전문대학원에서는 직업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킴으로써 21세기에 맞는 글로벌 리더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학문 간 통합 교육이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줄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주 회장은 "미국에서는 하버드 의대 출신 등이 경영컨설팅 회사에 입사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복수 학위 프로그램은 경영학에 관심이 있지만 시간ㆍ비용 부담으로 고민하는 의학ㆍ법학ㆍ공학도들에게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왕 학장도 "모든 의대생들이 MBA를 원하지는 않겠지만 MD-MBA(의학박사ㆍ경영학석사) 등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압축과정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회 = 조현재 매경 국차장

[방정환 기자]    mk.co.kr           2007.06.11 07:49:0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