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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이 내린 직장 무너지고 있다

bthong 2007. 6. 30. 21:43
연봉·정년·연금 `3대 특권` 흔들

`신의 직장`이 무너지고 있다. 두둑한 연봉, 철밥통 같은 정년, 노후를 책임지는 연금 등 3대 특권으로 상징되는 신의 직장이 이제 옛말이 돼가고 있다.

정부 공무원, 공기업 및 국책은행 임직원, 교사 등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 직장인들의 모든 부러움을 한몸에 받아온 직종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들에게도 근심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신이 부러워하는 직장`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회자시켰던 이들 특권 직장에 대해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집중되면서 개혁의 칼날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년보장 관행은 지방자치단체에서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7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앞으로 3년 동안 서울시 공무원 13%를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무려 1300명이나 되는 공무원을 줄이겠다는 내용이어서 공무원사회에 던지는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 초 울산시에서 시작된 무능 공무원 퇴출 바람도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 역시 올해 상반기 정기 인사 대상 중 3%인 270여 명을 퇴출 후보로 가려냈다.

공기업 임직원의 정년보장은 이제 문서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매년 실시되는 정부 공기업 평가에서 실적이 낮거나 무능한 것으로 드러나면 가차없이 인사조치가 내려진다.

든든한 노후를 보장했던 공무원연금은 지난해부터 개혁의 도마에 올랐다. 현재 공무원의 연금수익비(총연금수령액/보험료납부총액)는 4배에 이른다. 자신이 낸 연금보험료보다 4배나 많은 연금을 돌려받고 있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의 수익비가 2배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특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이 같은 공무원연금 수익비를 최대한 국민연금 수준까지 낮추기 위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비교적 두둑했던 연봉의 화려함도 호황을 누리는 민간 대기업과 비교하면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평균 연봉은 1억8659만원, 직원은 5050만원이었다. 공기업 CEO 연봉은 전년 대비 300만원 정도 인상되었을 뿐이다.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 CEO들이 고액 연봉에다 스톡옵션으로 수십억 원씩 챙기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공기업 CEO의 연봉이 점점 왜소한 느낌마저 든다. 여기에다 각종 감사원 감사, 국회 국정감사, 기획예산처 경영평가에 시달려야 하는 이들 공기업 CEO들의 속사정을 살펴보면 옛 호시절이 그리워질 정도다.

공기업 CEO 가운데 최고 연봉을 받는다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도 날이 갈수록 사정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해 국책 금융회사의 CEO들은 최고 7억4000만원에서 6억8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국책 금융회사 CEO의 고액 연봉은 매년 시민단체는 물론 국회, 언론들의 비난 표적 1호가 되면서 연봉 인상은 아예 말도 꺼낼 수 없는 형편이다.

" `아 옛날이여`라는 노랫말이 생각납니다. 외국 경영대학원에 유학도 준비하고 민간 기업에 있는 친구들과 네트워크도 쌓아야겠습니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몇 푼 안 되는 연금에 불안한 노후를 맞게 될까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10년 전 행정고시에 합격해 신의 직장 `과천 정부청사`에 입성했던 경제부처의 한 사무관은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왠지 의기소침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토로했다.
[변상호 기자]   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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