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사진

1000년 세월을 버틴 나무들의 비결

bthong 2007. 10. 28. 12:28
  •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소망은 병들지 않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진나라를 세운 전제군주 진시황은 불로장생의 명약을 구하려 온 천지를 헤맸고,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도 몸에 좋다는 약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오래도록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나이 100세를 넘긴 사람이 있다면 이는 엄청난 뉴스거리이며, 기네스북에 오르는 영광도 누릴 수 있다. 의료 기술이 발전해 70~80세의 노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만, 사람은 언젠가는 늙고 병들어 죽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구 상에 살아가는 나무들 일부는 우리 인간의 삶을 뛰어 넘는 아주 위대한 생명력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동물과 달리 위험이 닥친다고 도망을 가거나 숨어버릴 수도 없지만 나무는 1000년 이상을 살기도 한다. 씨앗이 떨어져 싹이 난 후부터는 그 한 곳에서 오래오래 버티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나무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4700년 가장 오래된 므두셀라 나무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쿼이아국립공원에 있는 자이언트세쿼이아다. 높이 약 83m, 나무 둘레 24m, 무게가 약 2000t 정도로 나이는 약 3000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에 이 기록을 뒤집는 나무의 기록이 언론에 보도됐다. 최근 뉴스에 의하면 역시 캘리포니아 비숍 근처 화이트마운틴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히코리나무의 나이는 무려 4700년. 이 나무는 나이가 많아 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에서 가장 오래 살았다는 므두셀라(Methuselah·노아의 할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므두셀라 나무’라고 불린다.

그럼 한국에 살고 있는 나무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나무는 어떤 것일까?

  • ▲ 요세미티국립공원의 세쿼이아 나무.
기록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사 은행나무가 가장 오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 나무의 나이는 약 1100년. 높이 62m의 이 나무는 가슴둘레(땅에서 1.2m 높이 지점의 둘레)가 14m나 되어 동양에서 제일 크고 오래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강원도 영월읍 하송리에 있는 은행나무도 1000년 이상 된 나무이고, 원주시 문막 반계리 은행나무 또한 1000년 이상을 살아 있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소나무 중에서는 속리산의 정이품 소나무가 600년 이상을 살고 있어 가장 오래된 소나무로 알려져 있고, 이와 비슷한 나이의 소나무로는 괴산군 청천면의 소나무와 경북 예천의 석송령 소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덩굴나무 중에서는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 있는 등나무가 900년생으로 가장 오래 된 나무다. 그 뒤를 이어 창덕궁 비원의 북쪽에 있는 다래나무가 600년생으로 그다음으로 가장 오래된 나무이다. 안동 와룡면의 뚝향나무도 600년이 됐다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수호신 나무’ 오래 살아 남아 

이처럼 오래되고 귀중한 나무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살아 있는 문화재로 값진 대접을 하며 국가가 관리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오래된 나무들은 어떤 이유로 그토록 강한 생명력을 지니는 것일까? 나무는 동물과 달리 한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각종 병해, 충해, 한해 등 자연환경에 잘 적응 하여야만 살아갈 수가 있다. 그래서 나무에 상처가 발생할 때에는 그 상처 부위를 빠르게 치유해 해충 등 박테리아로부터 해를 입지 않도록 ‘테르펜’ 또는 ‘피톤치드’라는 물질을 스스로 방출한다.

 
  • ▲ 서울 재동의 백송.
  •  

    은행나무는 화석 식물이라고도 불린다. 독특한 생존 방식으로 오랜 세월을 견뎌왔다는 얘기다. 나무줄기에는 코르크층과 같은 기능을 하는 부분이 있어 추위를 막아준다. 표피를 싸고 있는 과육이 썩을 때에는 해충 등의 접근을 막을 수 있는 지독한 냄새를 방출한다.

    이처럼 오랜 세월을 살 수 있었던 나무들은 자연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이 뛰어난 수종으로서 자연재해를 잘 이겨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민가와 가깝게 심어졌던 나무들은 마을의 수호신으로 또는 마을 주민의 안녕을 비는 마음으로 주민들이 잘 보호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오래도록 그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850년 이상을 살아온 경기도 양주군 남면의 느티나무나 700년 세월을 지켜온 안동 녹전면 느티나무가 이런 경우이다.

    외국으로부터 도입돼 심어진 나무 중에도 아주 오래된 나무들도 있다.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구내에 있는 백송은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600년생으로 알려져 있다. 용산구 원효로에 있는 백송은 500년생 이상 되는 나무로 추정하고 있다. 이 밖에도 노거수 34종류를 비롯하여 희귀식물, 유용식물, 난대식물, 수림지 등 201개소에 대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나무들은 200년 내지 1000년 이상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많다.

    나이가 많은 나무일수록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더욱 크다. 길고 긴 세월을 함께 해온 산림문화재는 우리들이 지켜야 할 보배 중의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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