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

백두산관광 직항로 내년 5월부터

bthong 2007. 11. 5. 14:18

내년 5월부터 직항로를 통한 백두산 관광이 시작된다. 개성 관광은 다음달부터 실시되며 금강산 비로봉도 조만간 남측 관광객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지난 3일 평양에서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현대그룹은 이번 합의로 금강산에 이어 백두산과 개성에 대해서도 50년간 배타적 사업권을 획득해 대북 관광사업을 주도하게 됐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대아산이 사업권을 갖고 서울과 백두산 삼지연 공항 간 직항로를 이용해 내년 5월부터 관광을 시작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직항로를 이용한 백두산 관광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으로 현대그룹이 신속하게 후속 절차를 마무리한 셈이다.

정부는 현대아산과 관련부처 등으로 합동 실사단을 구성해 이달 중순 백두산 현지 답사에 나서기로 했다.

두산 관광 일정과 요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대략 눈이 내리지 않는 5월부터 10월까지 1회당 최대 200명이 관광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숙박 시설과 항공기 크기 등을 감안하면 한 번에 150~200명이 관광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광요금과 북측에 지불할 비용 등은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종성 기자 / 신헌철 기자]mk

 

서울 ~ 천지 2시간…2박3일에 80만~100만원
내년 5월부터 직항로로 백두산 관광 시작
중국경유 비해 시간 5분의1로 단축, 개성은 내달부터…비로봉 등산도

북측과 백두산 관광 합의를 이끌어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가운데)이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오른쪽)과 함께 북측 관계자의 안내로 백두산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2008년 5월.

동해안 상공을 거쳐 백두산 삼지연공항에 내린 200여 명의 남측 관광객들이 베개봉호텔에 여장을 푼다. 해발 2750m 백두산 정상에 오르자 천지를 둘러싼 19개 봉우리가 장엄하게 펼쳐진다.

둘레가 19.7㎞에 달하는 천지는 하늘과 맞닿은 듯 위용을 자랑한다. 현대아산이 주관하는 백두산 관광이 드디어 내년 5월부터 시작된다.

그동안 남측 관광객들은 중국을 통해 백두산 관광을 해왔으나 이제 북한 쪽에서 백두산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 백두산 관광 어떻게 하나

= 백두산 관광은 일단 전용 항공기를 통해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삼지연공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항로는 동해 상공을 거치는 방안이 유력하다. 삼지연공항 활주로 사정상 B737 등 중형 항공기가 이용될 전망이어서 한번에 150~200명 정도가 관광에 나설 전망이다.

또 눈이 많은 지역 특성상 관광 기간은 5~10월, 관광 일정은 2박3일 프로그램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금강산 못지않게 다양한 관광지를 갖추고 있다. 면적 9.17㎢, 최대 수심 384m에 달하는 천지가 대표적 명소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중국 쪽으로도 천지를 관광할 수 있지만 북측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훨씬 수려하다"며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도 북측에 위치하고 있는 등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아닌 북측에서 백두산 정상에 오르면 백두폭포, 사기문폭포 등과 금강산 만물상처럼 줄지어 늘어선 `천군바위`, 3개 호수가 이어지는 `삼지연` 등도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다.

이 밖에 북한 유적지인 보천보와 백두산 밀영 등도 관광코스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직항로를 통하기 때문에 이동시간이 단축되는 것도 장점이다.

중국을 경유해서 백두산에 가는 노선은 인천에서 옌지까지 비행기로 약 2시간30분이 소요되며, 옌지에서 백두산까지 육로로 5시간 이상 걸린다.

그러나 현대아산 백두산 직항로를 이용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1시간~1시간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지연공항에 내려 셔틀버스를 타고 천지에 오르는 데는 30여 분이면 가능하다. 관광 비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2박3일 상품이 80만~100만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이미 중국을 통해서 백두산에 가는 상품이 나와 있지만 북측을 통해 가는 코스는 풍광이 다르다"며 "다만 경쟁상품이 있기 때문에 적정한 선에서 비용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향후 평양을 포함한 관광코스도 북측과 협의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스키 온천 등 겨울 상품도 개발해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 개성관광은 다음달부터 시작

= 개성 관광은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관광객들은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이동한 뒤 만월대, 선죽교, 고려왕릉, 박연폭포 등 옛 고려 도읍지인 개성의 문화유적을 당일에 둘러보게 될 전망이다.

선죽교는 고려 충신 정몽주가 피살당한 곳으로, 박연폭포는 `송도삼절` 중 하나로 유명하다.

현대아산은 앞서 세 가지 관광코스를 구상해 놓은 상태다.

`고려박물관-선죽교-숭양서원-박연폭포-개성공단` 코스가 대표적이며, 박연폭포 대신 왕건왕릉과 공민왕릉을 둘러보는 코스도 있다. 또 고려박물관 대신 영통사부터 관람한 뒤 숭양서원, 선죽교, 고려박물관 등으로 이어지는 역코스도 있다.

세 가지 코스는 모두 관광에만 7시간30분이 소요되며 남북한을 이동하는 시간을 합해도 오전 6시에 출발하면 오후 6시께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

개성 관광 비용은 숙박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금강산 당일 요금인 12만~17만원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 금강산 비로봉 관광도 가능

= 금강산 관광도 더욱 다양해진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부터 시작된 이래 2003년 9월부터 육로 관광으로 폭이 넓어졌다. 이후 해금강호텔, 금강산호텔, 온천빌리지, 그리고 최근 내금강 관광에 골프장까지 들어서면서 올해는 연간 관광객이 30만명에 이를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에 현대그룹이 북측 허가를 받은 비로봉은 해발 1638m의 금강산 최고봉으로 주변에 장안사, 명경대, 마의태자 묘 등이 있어 인기 관광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홍종성 기자 / 신헌철 기자]

현대그룹, 北 SOC 사업도 검토
"몽헌 선생과 백두산 초대소에서 불고기를 먹었지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예정에 없이 면담하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현 회장은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등 25명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다.

현 회장은 김 위원장이 "1998년 10월 30일 정주영, 정몽헌 회장을 백화원에서 처음 만났는데 9년 만에 같은 날 현 회장이 평양을 방문해 의미가 새롭다"며 "현대가 남북관계 개척자로서 길을 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북측은 또 현 회장 일행에게 특별기를 제공해 백두산으로 이동하도록 하고 일행 모두 백화원 초대소에 머물도록 하는 등 각별히 배려했다.

북한 로동신문은 3일자 1면에 현 회장 일행 사진과 함께 합의 내용을 상세하게 실었다.

현 회장은 "시아버님이나 정몽헌 회장 열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다"며 "힘든 상황이 많았지만 이번 방북으로 해결돼 기쁘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북측이 현대그룹에 금강산에 이어 백두산과 개성 관광에 대해서도 50년간 배타적 사업권을 부여한 것은 현대그룹을 대북사업 `적자`로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

사실상 2000년 북측이 보장한 7대 경협 분야 독점권에 대한 현대 측 권리를 재확인한 셈이다.

앞서 현대그룹은 2005년 백두산 관광을 북측과 합의했으나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물러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며 대북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현대그룹은 이번 방북에서 앞으로 북한 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도 검토할 것을 언질받았고, 류경정주영체육관을 활용한 문화교류 사업과 개성양묘장 건설사업 등도 논의했다.



[신헌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