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맛집

맛 다이어리 2008

bthong 2008. 1. 13. 10:23
1월엔 홍어… 2월엔 새조개… 3월엔…

 

신문을 보다가 이런 글에 시선이 꽂혔습니다.

“만들고 싶은 달력이 하나 있다. 계절마다 나는 과일, 꽃, 그리고 생선을 표시한 달력이다.

 예를 들어 곶감을 먹으려면 경북 상주에 언제쯤 가면 좋고, 국화를 보려면 언제 고창의 미당 서정주 생가 근처에 가면 되고, 라일락을 보려면 어디가 좋고, 겨울 소나무는 어디에 멋진 자태의 소나무가 있다는 식이다. 이 모든 세세한 정보를 표시해 놓은 달력을 가지고 있으면 시간낭비가 적을 것이다.

이런 달력 하나 가지고 조선팔도를 돌아다닌다면 이 세상에 온 보람이 있을 법하다.”

 

‘이런 달력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 싶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과 얘기해보니 자기들도 그런 달력이 있다면 유용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맛 다이어리 2008’을 만들었습니다. 계절마다 제철 음식이 있습니다.

이 음식을 월별로 정리했습니다. 음식의 맛과 유래, 먹는 방법, 그리고 어디에 가야 제대로 맛볼 수 있을지를 간략하게 설명했습니다.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 꺼내보도록, 오려내기 쉽게 지면을 편집했습니다.


물론 이 정도 정보만으로 음식을 먹으러 여행을 떠나기는 힘듭니다. 맛 다이어리에 월별로 소개한 음식 중 하나를 앞으로 매달 소개하려고 합니다. 음식이 가장 제철인 시기에, 가장 흔하게 나오는 지역을 찾아, 가장 맛있게 요리해 내는 식당을 골라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물론 여기 소개한 ‘제철’은 맛이 들기 시작한 시기이거나, 관련 도시에서 축제를 하는 시점 등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음식 맛이 그렇듯, 이 ‘제철’이란 것도 들쭉날쭉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1년 동안, 세세한 정보를 채워 드리겠습니다.

 

1월 . 아귀|마산   :    홍어|흑산도·목포

아귀|마산   

그물에 걸리면 “에이, 재수 없어”라면서 바다로 텀벙 내던졌다고 해서 ‘물텀벙’이란 별명을 가진 아귀.

한국에선 1960년대 중반 경남 마산에서 아귀를 먹기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아귀를 맛보려면 그래서 마산에 가볼 만하다.

아귀 요리 전문점이 오동동 사거리 일대에 몰려있다. 찜은 물론 수육, 내장수육, 불고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귀 요리를 낸다.

홍어|흑산도·목포;
전라도 사람들의 ‘소울 푸드’인 홍어는 겨울부터 3월까지가 제철이다.

전남 흑산도 예리항에선 홍어 경매가 열린다.

울룩불룩한 살결이 불그레하다. 옆에 놓고 보면 칠레산은 밋밋하다. 맛도 그렇다.

홍어는 회나 구이, 찜, 찌개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지만 역시 삭혀 먹어야 제맛이다.

화장실을 연상케 하는 고약한 냄새는 요소 때문이다. 홍어 몸 속에 요소가 많은데, 요소가 암모니아로 변하면서 특유의 냄새를 낸다. 요소는 사람의 오줌에도 많다. 그러니 냄새도 비슷할밖에. 흑산도에서는 알싸한 홍어를 서울보다 훨씬 싸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흑산도 들어가기가 그리 쉬운가.

아쉽지만 목포에서 입맛을 달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2월. 도다리쑥국|통영   ;    새조개|남당리 황태|인제

도다리쑥국|통영;

냄비 물이 팔팔 끓으면 도다리를 넣는다.

양념은 무 몇 조각, 마늘, 풋고추, 파 정도가 고작. 도다리가 익었다 싶으면 햇쑥을 끊어 넣는다.

별 솜씨 부리지도 않았건만, 그렇게 시원하고 향긋할 수 없다.

 언 땅을 뚫고 올라온 쑥은 이때가 지나면 뻐세서 맛이 떨어진다. 도다리쑥국을 초봄 한 달 남짓밖에 맛보지 못하는 까닭이다. 도다리쑥국을 먹으려면 역시 경남 통영이다.

새조개|남당리 

껍데기를 벌리면 발과 몸통, 내장이 드러난다.길고 통통한 발은 가운데가 살짝 구부러지고 끝은 뾰족해서, 얼핏 작은 새처럼 보인다. 새조개다. 뜨거운 물에 새조개를 살랑살랑 흔들어 꺼낸다.

입 속에서 감칠맛이 폭발한다. 전남 여수와 경남 일부에서 나던 새조개가 1980년대부터 충남 홍성군 남당리 앞바다에 나타났고, 서울에서도 각광받게 됐다.

매년 2월 남당리에선 새조개 축제가 열린다.

 

황태|인제

인제 등 강원도에서는 날씨가 추워지면 명태를 엮어서 덕장에 내건다.

얼었다가 녹기를 되풀이한다. 명태 살이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황금빛으로 변신한다.

황태다. 황태는 3~4월 본격적으로 출하된다.

하지만 2월쯤 강원도에 가면 황태 수천 마리가 덕장에 걸린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3월. 마른굴비|영광    ;     매실|광양

 

마른굴비|영광   
요즘 굴비가 예전만 못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에는 조기를 짜게 소금 간 하고 오래 말려 굴비로 만들었다.

냉장기술이 발달한 요즘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굴비는 1㎝ 차이에도 값이 크게 달라지는 데다, 도시 사람들이 덜 짜고 통통한 굴비를 더 쳐준다.

7~14일 정도만 말려 물을 뺀 ‘물굴비’를 냉동시켰다가 유통한다.

옛날식으로 꾸덕꾸덕하고 짜게 말린 굴비는 3월초 짧은 기간 전남 영광에 가면 맛볼 수 있다.

영광에선 ‘마른 굴비’ 혹은 ‘봄굴비’라고 부른다.

쌀뜨물에 담가뒀다가 솥에 쪄내면 예전 ‘밥도둑’ 명성 그대로다.

 

 매실|광양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는 ‘매화마을’로 알려졌다.

 매년 봄이면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불어오는 봄바람에 묻어있는,

달콤하면서도 향긋한 매화 꽃 냄새가 마을을 휘감는다.

매실은 4월부터 맺히기 시작해 5월 말에서 6월 초 수확을 시작하니,

꽃 구경이냐 매실 맛보기냐는 선택에 달렸다.    행복한 고민이다. 매실은 맛도 맛이지만 건강에 좋다.

해독 작용과 살균성이 강하다고 한다.

 

4월. 녹차|하동      ;    백합|부안

녹차|하동;

한국에서 처음 차나무를 심은 곳은 경남 하동 쌍계사 근처로 추정된다.

화개천 지리산 골짜기와 바위틈에는 지금도 야생 차나무가 무성하게 자란다.

하동에선 곡우(4월 10일) 앞뒤부터 7월까지 차를 만든다.

무쇠 솥을 아궁이에 걸고 차를 덖는 집이 여럿이다.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차시배지’ 일원에서는 매년 5월 중순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열린다.

녹차는 벚꽃 만개 시기와 엇비슷하게 포개진다.

차를 마시는 입도 즐겁고 벚꽃을 구경하는 눈도 기분 좋은 봄 여행지가 되겠다.

백합|부안 ;
백합은 ‘조개의 여왕’이라고 극찬을 받는다.

육질이 부드럽고 쫄깃하다. 조개류 특유의 비린내가 없다.

개흙도 거의 없어서 해감하지 않아도 된다. 껍데기를 꼭 다물고 있기 때문인데,

그래서 순결과 정절의 상징으로 전북 부안 혼례음식으로 빠지지 않는다.

회, 찜, 탕, 구이, 죽, 어떻게 요리해도 맛있다. 서해안 어디서든 나오지만,

부안 계화도 앞바다에서 나는 백합을 최고로 친다.

 5~11월까지 산란기를 앞두고 영양을 축적하는 봄철 맛이 절정에 오른다.

백합뿐 아니라 대부분 조개가 봄에 가장 맛있다.

 

 

5월. 주꾸미|마량포구·홍원항    죽순|담양

주꾸미|마량포구·홍원항 ,부안 격포항  

주꾸미가 별미로 대접 받은 것은 아주 최근 일이다.

낙지가 싸고 흔하던 시절, 주꾸미는 못나고 맛없는 낙지의 사촌이었을 뿐이었다.

바다 환경이 나빠지고 낙지 가격이 다락같이 오르면서 사람들의 젓가락이 주꾸미를 향해 돌아갔다.

낙지만큼 차지고 감칠맛 나지는 않지만, 부드럽고 담백해서 오히려 낫다는 칭찬까지 듣는다.

5월 산란기를 앞두고 흔히 머리로 아는 몸통에 알이 가득 찬다. 이 알을 쌀밥이라 한다.

이 알이 별미다. 반투명한 모양새나, 쫄깃쫄깃 씹는 맛이나 영락없는 찹쌀밥이다.

충남 서천군 마량포구와 홍원항,부안 격포항에선 매년 봄 주꾸미축제를 연다.

죽순|담양;
아삭아삭 상쾌한 죽순. 아무 맛이 없어 어떤 양념과도 잘 어울린다.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B가 풍부한 웰빙식품이기도 하다.

변비나 숙변에도 특효. 섬유질이 너무 많아 소화가 어려울 정도.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

죽순을 먹으려면 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으로 가야 한다.

한국대나무박물관도 있어서 ‘토털 대나무 여행’이 가능하다.

 

6월 . 민어|신안·목포      멍게|거제

민어|신안·목포;
조선 사대부들은 민어로 끓이는 민어탕을 최고 보양식으로 쳤다.

삼계탕이나 보신탕은 평민들이 먹었다. 몸길이가 70㎝에서 크게 자라면 1m가 넘기도 한다.

 민어는 소화흡수가 다른 물고기보다 빨라서 환자 건강 회복에 좋다고 한다.

맛도 보통이 아니다. 비린내가 없고 담백하다.

 민어회는 떡처럼 두툼하게 썰어 나오는데, 부드럽고 차지기가 인절미 같다.

7~8월 산란을 앞둔 여름에 가장 맛이 좋다. 회와 전으로 먹고, 남은 살과 머리 뼈로 탕을 끓인다.

마늘과 소금만으로 맑게 끓이기도 하고, 고춧가루를 풀고 애호박을 넣어 얼큰하게 즐기기도 한다.

 전남 신안군 송도어판장 근처 식당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민어를 맛볼 수 있다.

제대로 먹으려면 역시 목포로 가는 편이 낫다.

 

멍게|거제

멍게는 거무튀튀한 자연산 ‘돌멍게’와 울긋불긋 화려한 양식산 ‘꽃멍게’가 있다.

돌멍게는 5~7월이 제철. 양이 적어 부산, 통영, 거제 같은 남해안 지역 아니면 맛보기 어렵다.

꽃멍게는 겨울을 빼고 연중 출하되나, 3월 초에서 6월 초가 가장 맛있다.

 

 

7월엔 은어… 8월엔 자리물회… 9월엔…

7월. 은어|하동  ;  민물장어|고창 


 은어|하동;
은어는 생선 비린내가 없고 수박 냄새가 난다.

강바닥 돌에 붙은 물이끼만 먹고 일급수에서만 살아서 그렇다고 한다.

굵은 소금을 뿌려 센불에서 멀찍이 떨어뜨려 천천히 구워야 수박향과 담백한 살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은어는 섬진강과 경북 울진 왕피천, 강원 삼척 오십천, 양양 남대천 등에서 맛볼 수 있지만,

역시 섬진강이 다양하다. 경남 하동에는 ‘은어밥’이란 별미도 있다.

밥을 짓다가 밥물이 줄면 은어를 머리부터 밥에 박아 넣은 뒤 뚜껑을 덮어 뜸 들인다.

살만 발라 밥과 섞어 양념장에 비벼 먹는다.

민물장어|고창 ;
여름 보양식으론 민물장어가 빠지지 않는다.

남성정력과 항암, 시력 향상 등에 효과가 탁월하다는 비타민A가 쇠고기보다 400배 이상이라고 한다.

장어 하면 전북 고창군이다. 풍천(風川)을 이곳 인천강 어귀 지명으로 아는 이들이 많을 정도다.

풍천이란 민물과 썰물이 섞이는 강 하구를 말한다.

인천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자연산 장어는 거의 사라졌지만,

선운사 길목부터 입구까지 장어식당 30여 곳이 성업 중이다.

 

8월. 자리물회·한치회|제주

 

올 여름 제주도에 가면 자리회와 한치회를 먹자.

제주 사람들이 가장 먹고 싶다고 그리워 할 만큼 뭍에서는 만나기 힘든 음식들이다.

자리회는 당연히 자리돔으로 만든다. 제주 어디서나 파는 값싸고 흔한 생선으로,

길이가 6~12㎝로 작다. 여름에 주로 잡힌다. 

여름에는 시원한 자리물회가 최고다.

자리돔을 가늘게 썰어서 각종 채소와 함께 매콤새콤한 양념에 버무리고 얼음 띄운 찬물을 부어준다.

후루룩 후루룩 마시듯 먹는다.

작은 생선이므로 회로 먹을 때는 대개 뼈째 썰어서 먹는 뼈회(세코시)로 먹는다.

풋고추, 다진 마늘, 고춧가루 등으로 양념한 자리젓이나 소금구이는 밥반찬으로 흔히 나온다.

한치 물회는 술마시고 다음 날 숙취 해소에 최고다.


한치는 다리 길이가 한 치(3.3㎝)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물론 열 개 다리 중에서 8개가 한 치밖에 안 되는 짧은 길이고, 나머지 둘은 오징어처럼 길다.

맛은 한치가 오징어보다 훨씬 낫다고 제주도 사람들은 말한다.

오징어보다 육질은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나 단맛이 더 강하다고 한다.

제주 바닷바람을 맞으며 갓 잡아 아직 투명한 한치를 가늘게 썰어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고 싶다.

 

9월. 이천쌀밥|이천   전어| 삼천포·남해    송이| 봉화·울진·양양·인제

이천쌀밥|이천

사실 밥만 맛있으면 다른 반찬은 별 소용없다.

예부터 임금 수라상에 오르던 쌀 생산지 경기도 이천에는 귀하고 값비싼 음식이 아닌, ‘이천쌀’을 내세우는 식당이 많다.

이천농협에서 저온 보관하는 벼를 그날그날 도정해 밥을 짓기 때문에 아무 때나 가도 밥맛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식당 주인들은 “가을 추수 직후 밥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수분함량 16%인 쌀로 밥을 지어야 가장 맛있는데, 갓 수확했을 때가 16%이다.

 여기 잘 구운 전어 살 한 점 얹으면 천국이겠다.

 

전어| 삼천포·남해   

기름이 오를 대로 오른 가을전어는 가을 별미의 대명사. 전 해역에서 잡히나,

수협 관계자나 수산시장 도매상들은 남해산 전어가 조금 더 낫다는 편으로 기운다.

경남 삼천포, 남해산을 최고로 친다.

 

송이| 봉화·울진·양양·인제
송이를 흔히 ‘가을철 미각의 최고 사치’라고 부른다.

지표 온도 19도에 일교차 10도 날씨가 열흘 이상 지속 되어야만 발아하는데다,

인공재배가 안된다. 소

나무와 버섯, 흙이 절묘하게 섞인 특유의 향기를 맡아보면 그만한 가격을 치르고 먹으려는 까닭이 이해되기는 한다.

경북 봉화, 울진, 영덕, 강원도 양양, 인제, 삼척, 강릉, 고성 등에서 난다.

 

 

 

10월. 낙지|무안  ;   대하|백사장항

 

낙지|무안
낙지를 아는 사람은 가을낙지를 찾는다.

발이 가느다란 세(細)발낙지가 부드럽긴 하지만, 낙지 특유의 진한 맛은 가을낙지가 한 수 위다.

가을낙지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연포탕이다.

맑게 끓인 국물에 낙지를 넣고 살짝만 익혀 먹는다.

낙지의 스태미너는 옛날부터 유명했다.

일하다 지쳐 쓰러진 소에 낙지 세 마리를 먹이니 벌떡 일어났다는 이야기가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玆山魚譜·현산어보라는 주장도 있다)’에 나온다.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타우린이 많아서다.

인삼 한 근과 견줄만한 양의 타우린이 낙지 한 마리에 들었다.

낙지는 서해안 개펄이면 어디든 산다. 그 중에서 전남 무안이 유명하다.

무안 갯벌이 몸에 좋은 게르마늄 함량이 높은데, 그 갯벌을 먹고 자라서 맛이 좋다고 한다.

 

대하|백사장항
대하는 9월이면 잡히기 시작하나,

10월은 돼야 어획량이 늘어나 값이 떨어지고 크기도 커져 먹을 만하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 백사장항이 국내 자연산 대하 최대 집하장이다.

 

11월. 굴|통영·천북   방어|제주   한우|횡성

굴|통영·천북

탱글탱글한 살을 씹으면 찝찔하면서도 달고 우유처럼 고소하다.

굴의 대표 산지는 경남 통영. 흔히 먹는 그 굴이다.

서해안 굴은 조금 다르다. 충남 천북면에서 많이 나 ‘천북굴’이라고도 한다.

 통영굴보다 크기가 작고 맛은 굴과 조개를 합친 듯하다.

 

방어|제주

‘여름에는 개도 안 먹는다’는 방어.

하지만 산란을 앞둔 겨울 방어는 ‘한(寒)방어’라고 따로 부를 만큼 맛이 유별나다.

참치 뱃살보다 낫다는 느낌이 들 정도.

양식산보다 자연산이 꼬리가 더 날카롭게 생겼고, 살색도 분홍빛이 선명하다.

 제주 모슬포에서는 매년 겨울 방어축제를 연다.

 제주 사람들 하듯 신 김치에 방어회를 싸 먹어보시라.

 

한우|횡성
쇠고기가 무슨 철이 있나 싶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소도 겨울을 나려고 가을부터 영양을 몸에 축적하는데, 11월 중순부터 말까지 고기 맛이 최고다.

 치솟은 쇠고기 가격에 대한 반발로 ‘한우마을’이 전국적으로 급증했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서 식당에 가져가거나,

식당에 붙은 정육점에서 구입하면 ‘양념값’ 또는 ‘세팅비’만 받고 쌈 채소와 불,

찍어먹을 기름소금 등을 차려준다.

 

 

12월. 대게|영덕·울진   과메기|포항    복어|부산·마산

 

대게|영덕·울진 

대게 마니아들은 12월 1일이 되면 경북 영덕이나 울진으로 달려간다.

금어기가 11월 30일로 끝나고 대게 시즌이 시작된 탓이다.

영덕이나 울진 토박이들은 “1월까지도 살이 덜 차 맛이 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6월 1일부터 참아온 대게 애호가들에겐 들리지 않는 소리다.

얼마나, 어떻게 더 맛있을 수 있단 말인가.

과메기|포항 
꽁치 또는 청어가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꾸덕꾸덕 마르면 과메기로 변신한다.

미역이나 김에 과메기 한 점을 얹고 말아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면 소주 파트너로는 이만한 게 없다.

겨울이면 포항은 신발가게에서도 과메기를 팔 정도.

이번 겨울에는 포항에서 과메기를 맛보아도 좋지 않을까.

 

복어|부산·마산

복어 한 점 먹지 못하고 겨울을 보내면 섭섭할 일이다.

속을 푸는데 복어국 만한 것이 없다.

그 시원한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 일부러 술을 잔뜩 먹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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