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업 & 비즈네스

최태원 SK회장의 3대 메가트렌드

bthong 2008. 1. 17. 14:55
디지털·글로벌·행복추구 …"변화는 선택 아닌 생존 조건"

"변화에 적응해 항상 내가 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하는 것이 차라리 편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11일 그룹 전 계열사에 녹화방송된 이른바 '2008년 SK, 회장에게 듣는다' 프로그램에서 가장 강조한 말이다.

최 회장은 지난 3일 계열사 직원 중 선정된 패널 4명, 방청객 30여 명과 150분 동안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최 회장이 사내방송을 통해 직원들과 대화한 것은 지난해 7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직후 사안을 설명한 뒤 이번이 두 번째다.

최 회장은 이날 기업 변화 방향과 대응에 관한 질문을 받고 "SK에 있어 '변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과 성장조건이며, 특히 속도 있는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경영에 있어 변화는 선택이 아니다"며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보다 우리가 변화하는 속도가 떨어진다면 우리는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CIC(사내 독립기업제)를 도입한 것도 최신 경영트렌드에 맞게 변화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회사별로 자율경영을 해왔지만 CIC 도입으로 단위 조직별로 자율경영을 해야 한다"며 "사업부서가 마치 회사인 것처럼 행동하고 관리하고 책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올해 SK 글로벌전략'을 질문받자 양복 윗옷을 벗은 채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라이제이션, 글로벌라이제이션, 행복추구를 SK가 따라가야 할 세 가지 메가트렌드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이 이 세 가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듯이 SK도 이에 맞춰 입체적으로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화에서는 개인적인 질문도 이어졌다. 올해 쥐띠 해를 맞아 쥐띠인 최 회장에게 '기억에 남는 쥐가 있느냐'고 묻자 "책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에 나온 쥐들이 옮겨진 치즈라는 변화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적응하는지가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최근에 본 '라따뚜이'라는 영화에서 요리에 영감을 받은 쥐가 나오는데, 그 쥐를 보며 누구든지 노력하면 자기가 상상하지 못했던 것까지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답했다. 새해 소망을 묻는 질문에는 "주어진 환경을 탓하기 시작하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없다"며 "변화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어려움과 변화마저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SK는 올해 전 계열사가 사내에서 그룹 소식을 들을 수 있는 방송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지난 2일 신년인사회도 중국 현지법인과 연결해 모든 계열사 사업장에 생중계됐다.

[김병호 기자]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