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

** 당신이 그리울때 마다 / 김대완

bthong 2008. 2. 1. 14:11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내 마음엔 비가 내리고   
아득히 들려오던 노래 잃어버린 사랑 그노래   
여린 가슴을 헤집고 내마음을 아프게 하고 떠나간    
내게 주었던 이별의 말이    
언제부터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내마음엔  
슬픈 비가 내리면서 메마른 가슴을 적시고  
사랑한 만큼 깊은 상처는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고  
이젠 아픈 기억속에 남아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내 마음엔 비가 내리고  
아득히 들려오던노래 잃어버린 사랑 그노래  
이젠 기억속의 그대를 고운추억으로 남기고 싶어  
그대를 편히 잊을수 있게....
 

 
 
   
 
차가운 밤하늘에 노란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고,
흩날리는 은행잎 아래 쓸쓸한 휘파람이 허공을 떠돈다.
흐느끼는 듯 절규하는 목소리,
허스키하다 못해 바닷바람 소리가 난다.
모자를 푹 눌러쓴 한 남자가 비둘기를 청중삼아 노래를 시작한다....
 
거리의 가수’ 김대완(39).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공연을 하기 위해
그는 자존심도 버려야 했다. 절대 벗지 않았던 모자를 벗으며 공원 관리실에 매달렸다.
“저는 노래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는 놈입니다. 제발 공연하게 해주세요.”
‘천형’으로 남은 머리의 화상 흉터를 보여준 후에야
그는 공원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인디클럽에서 공연하는 가수들을 언더그라운드라 칭한다면,
20년 넘도록 거리에서만 노래해온 그는 그보다 더한 아웃사이더다.
“매일같이 하루 10시간 넘게 거리에서 노래만 불렀더니
어느새 목소리가 이렇게 됐다”며 담담히 웃는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외항선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물을 꿰어가며 학비를 벌던 어느날,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면접을 보러갔다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그런 흉한 얼굴로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단 거냐.
”두 살때 아궁이에 떨어져 입은 화상은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그를 거리로 내몰았다.
‘난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없는 운명’이란 자포자기.
아니, 그건 노래에 목숨을 건 또다른 생의 시작이었다.
푹 눌러쓴 모자 속에 흉터를 감춘 채 통기타 하나 메고 부산 거리를 헤맸다.
부르다 부르다 지치면 잔디밭에 누워 잠을 자고,
그러다 날이 밝으면 또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은 그런 그를 ‘거지’라고 불렀다.
손이 곱을 정도로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해운대 바닷가에 다섯 시간 넘도록 장승처럼 서서 가슴속 열정을 토해냈다.
그의 거리관객엔 귀천이 없다. 병 깨고 달려드는 노숙자부터,
한번 듣고 중독돼 후원자를 자처하는 부산의 사장님까지.
바닷가에 자살하러 왔다가
“당신 노래 때문에 다시 가슴이 뜨거워졌다”며 돌아간 사람만도 여럿이었다.
그의 외길인생이 길을 잃고 사랑에 빠진 적도 있었다.
매일같이 노래를 들으러 와 장미꽃 한송이를 건네주던 여인과의 첫사랑.
사랑에 모든 걸 걸었던 3년동안 그는 노래를 그만뒀다.
가수 안치환과 함께 대학 축제를 다니고,
 5·18 12주년 기념행사 ‘다시 서는 봄’이란 대형무대의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면서,
그 기세였다면 ‘인사이더’가 될 뻔도 했는데….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사랑은 한여름 밤의 꿈처럼 끝나버렸다.
그는 다시 거리에 섰다.
그의 목소리는 한층 더 애절해졌다!

“평생 길에서 노래만 부르다 인생 끝낼 거냐”며
보다못한 음악후배들이 스튜디오를 빌려 음반을 녹음해 줬다.
그렇게 만든 CD는 그의 분신이다.
레코드 가게에 한번 깔아보지도 못한 채 초라한 거리 귀퉁이에 내려놓고
직접 팔아가며 생계를 유지하지만, 그래도 그는 베스트셀러 가수다.
이제까지 거리에서 판 것 다 합치면
족히 10만장은 넘을 것이라며 자랑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화려한 조명도, 환호하는 팬클럽도 없다.
그러나 그는 단 한번도 노래 외의 다른 길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점을 보면 매번 박수무당이 될 팔자인데 딴 길로 새서 그렇게 죽을 고생을 한다고
하지만, 그에게 거리공연은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이렇게 말하면 웃을지도 모르지만,
난 나 스스로를 ‘아티스트’라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여의도 공원에서 노래하면 사람들이
‘당신 노래 들으며 떠올린 옛 추억 때문에
오늘 마신 커피가 제일 맛있었다’고 말해줍니다.
” 매번 공원 관리인들에게 잡상인 취급을 받으며 쫓겨다녀도,
그는 관객의 추억을 먹으며 오늘도 주섬주섬 기타를 꺼내들고 무대를 만든다.
지나간 세월의 회한이 켜켜이 쌓여있는
그의 노래.
눅진한 애절함이 묻어있는 목소리.
그는 목구멍이 아닌, 가슴으로 노래를 부른다.
해운대에서, 월미도에서,
그리고 마지막 승부수를 내기 위해 올라온 서울 대학로에서,
부르다 부르다 쉬어버리고 또 그 목으로 절규하다 쉬어버리지만
그에겐 여전히 노래만이 전부다.
왠지 그의 노래를 들으면 누구라도 비오는 날 소주 한잔이 간절해진다.
 
〈글 정유진기자 sogun77@kyunghyang.com〉
〈사진 김영민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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