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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이나 산다고(회심곡 중에서) - 김영임

bthong 2008. 10. 13. 00:29



    몇년이나 산다고(회심곡 중에서) - 김영임 자손 낳아서 길러보니 그 중에 선효 불효 가려보면, 불효자의 거동 보면 어머니가 젖을 먹여 육간 대청 뉘어노면 어머님의 가슴에다 못을 주느라고 억파득히 억억 억억 울음을 우니 어머님의 가슴이 찢어질듯 저려오고, 선효자의 거동 보면 남과 같이 젖을 먹여 육간 대청 아무렇게 던져놓아도 육간 대청이 좁다 하고 둥글 둥글이 잘도 논다. 글 공부는 아직 먼데 무정세월 화살같이 사람마다 부모 은공 못다 갚고 인간 백년 사자 하니 공도라니 백발이요 못면할손 죽엄이라 검은 머리 백발 되고 고은 얼굴 주름 잡혀 귀는 먹어 절벽 되고 이는 빠져 낙치 되고 두 무릎은 귀가 넘었으니 없던 망령 절로 난다. 망령이라고 구박하는 소리 애닯고도 절통하다. 그 노인이 비록 귀는 먹었을 망정 닫은 문을 박차면서 여보아라 청춘들아 네가 본래 청춘이며 낸들 본래 백발이냐. 백발 보고 웃지 마라. 나도 엊그저께 소년행락 하였건만 금일 백발 원수로다. 여보시오 시주님네 이내 말씀 들어보소 죽엄길에도 노소 있소 늙으신네나 젊은이나 늙으신네는 먼저 가고 젊은 청춘 나중 갈 제 공명천지도 하느님 아래 흘러가는 물이라도 선후 나중은 있겠구려 수미산천 만장봉에 청산녹수가 나리는듯이 차례야 차례로 흘러 시왕 극락을 나립소사 나무 아미로다 인간 세상에 나온 사람 빈 손 빈 몸으로 나와 물욕탐심을 내지 마오 물욕탐심은 기불탐이요 백년탐물은 일조진이라 삼일수심은 천재보요 만단 천량을 모아다 놓고 먹고 가며 쓰고나 가소 못다 먹고 못다 쓰고 두 손 모아 배위에 얹고 시름 없이 가는 인생 한심하고 가련하다 인간 칠십은 고래희요 팔십장년 구십춘광 장차 백세를 다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에 걱정 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을 못사는 인생 한번 아차 죽어지면 싹이 나나 움이 날까 이내 일신 망극하다.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 진다고 설어마라 동상 석 달 죽었다가 명년 삼월 봄이 오면 너는 다시 피련마는 우리 인생 한번 가면 어느 시절 다시 오나 세상만사 헤아리면 묘창해지 일속이라 단불의 나비로다 뿌리없는 부평초라 하루살이 같은 우리 인생 천년 살며 만년 사오 천만년을 못사는 인생 몽중 같은 살림살이 태평하게 사옵소서. 아하아 헤나네~ 열의 열 사십소사 나하아 아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