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

벽초지문화수목원

bthong 2014. 5. 1. 05:36

[벽초지문화수목원]

서울에서 1시간… 튤립 가득한 유럽의 정원 옮겨 놓았네



	수목원을 수놓은 색색의 튤립 향연에 그대로 취하는 듯하다.
수목원을 수놓은 색색의 튤립 향연에 그대로 취하는 듯하다. / 벽초지문화수목원 제공

"세상 멋모르고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니 시간이 있을 때 좀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다"는 친구의 이야기가 귓가에 울린다. 그간 가보지 못했던 곳들,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모아 '버킷 리스트'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어딘가 멀리 훌쩍 떠나기 꺼려질 때, 그 '대안'도 분명 있었다. 유럽의 한 동네를 그대로 옮겨온 듯 이국적인 풍광은 그대로 담으면서도 서울서 자동차, 혹은 기차로 1시간 내에 있는 거리에 있는 명소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벽초지문화수목원은 각종 방송과 CF에 등장하며 '아름다운 경치'로 이름을 날린 곳이다. 드라마 '49일' '시티헌터' '화평공주'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능수버들과 수양버들이 시원하게 늘어선 연못, 교목으로 둘러싸인 시원하고 넓은 잔디광장, 봄부터 가을까지 화려함을 자랑하는 여왕의 정원, 유럽 스타일의 조각공원을 갖췄다.

성벽처럼 둘러싼 입구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연못을 둘러싸고 주목터널길, 단풍나무길, 아리솔길, 돌길 등 저마다 특색 있는 산책로가 나 있다. 특히 아리솔길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윤지후(김현중)가 금잔디(구혜선)를 위해 바이올린을 켰던 장소다. 그 때문에 연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데이트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오는 5월 11일까지는 네덜란드의 한 지방을 그대로 옮겨온 듯 '튤립 축제'도 열고 있다. 네덜란드 튤립 브리더와의 협약으로 신품종 및 흔하지 않은 품종을 공급받아 심었고, 약 70여 종의 튤립 50만여 구가 수목원을 아름답게 만든다. 오전 9시부터 해 질 녘까지 이용할 수 있다. 수목원 내부에 식당도 있어 멀리까지 나가서 밥을 사먹지 않아도 된다. 한식 식당에선 잔치국수, 갈비국수, 새송이덮밥, 돈가스 등을 먹을 수 있고, 이탈리안 식당에서 파스타 및 피자도 즐길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8000원(주말 및 공휴일), 중고생 6000원, 어린이·장애인 및 65세 이상 경로 5000원. (031) 957-2004

[피노키오 뮤지엄]

팝업북·목각 인형 등 1200여점의 피노키오 만나보세요



	경기 파주시 문발동에 있는 ‘피노키오 뮤지엄’.
경기 파주시 문발동에 있는 ‘피노키오 뮤지엄’. / 피노키오 뮤지엄 제공

거짓의 대가(代價)는 살벌하다. 별로 악의도 없는 거짓말을 하다 불에 타 죽을 뻔하기도 하고, 바다에 빠져 상어밥이 될 위기도 넘긴다. 치명적인 건,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지는 외모의 형벌이다. 거짓에 취약한 동화 속 피노키오가 끝끝내 유혹을 물리치고 착한 아이가 돼가는 모습을 보며, 새삼 정직에 대한 오랜 교훈 하나를 느끼고 싶을 때 들러볼 만한 곳이 있다.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에 있는 ‘피노키오 뮤지엄’이다.

최근 출판사 열림원이 개관한 이 박물관엔 전 세계에서 수집한 피노키오 컬렉션 1200여점이 소장돼있다. 1910년대부터 최근까지 출간된 피노키오 책 초판본, 1920년대 출간된 팝업북, 피노키오 시계와 탈, 나무와 고무·철제로 된 피노키오 인형 등 피노키오의 요지경이 펼쳐진다.

피노키오 뮤지엄은 661㎡(200평) 규모의 본 전시장을 중심으로 3층까지 구성돼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희귀한 대형 마리오네트 피노키오 인형들이 맨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미로 콘셉트로 연출된 전시 공간을 구불구불 따라가다 보면, 세계에서 가장 작은 피노키오 책과 세계 최초의 피노키오 팝업북, 이탈리아 오페라 인형극에 사용됐던 피노키오 인형 등 여러 얼굴의 피노키오를 만날 수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앤티크(antique) 피노키오 작품도 다수다. 주로 1950년에서 1980년대에 제작된 것들로,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수집해왔다. 만화책, 장난감, 컵이나 접시, 도시락 통 등과 같은 생활 소품, 레코드판, 포스터 등도 잔뜩이다. 피노키오와 피노키오를 삼킨 상어 조형물 등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돼있고, 2층 장난감 나라에서 구연동화를 듣거나, 어린이 도서관에 들러 책과 함께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직접 피노키오 나무 인형에 색칠을 해보거나, 종이 관절 인형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1층 매표소 옆에 나 있는 화사한 꽃 계단을 따라 3층까지 올라가면 북카페가 나오는데, 여기서 음료와 간단한 간식을 즐길 수 있다.

아이를 위해 찾는 길이지만, 내 안의 어린 나를 만나는 희귀한 경험이기도 하다.

관람료는 성인 8000원, 중·고교생은 7000원, 그 이하는 6000원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 무휴. 문의 (031)955-6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