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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한 마리…두 마리…세 마리…잠 못 이루는 밤 만병을 부른다

bthong 2016. 12. 29. 11:06

잠 못 이루는 밤 만병을 부른다


ㆍ불면증 오래 방치 땐 우울증·소화기·심혈관계 질환 등 위험
ㆍ스마트폰 삼가고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 들여야 한다


양 한 마리…두 마리…세 마리…잠 못 이루는 밤 만병을 부른다


직장인 ㄱ씨(55)는 업무 스트레스와 늦은 술자리 등으로 인해 평소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다. 수면 시간도 짧아졌지만 잠이 계속 깨고, 특히 새벽엔 다시 잠들기 힘들어 불면의 밤을 보내는 것이다. 그 여파로 낮엔 피곤하고 멍한 상태에 시달리곤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통계를 보면, 지난해 불면증 등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46만여명에 달했다. 나이를 먹으면 잠이 줄어든다는 말을 흔히 한다. 실제 50대 이후가 되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량이 점점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바야흐로 동지섣달 긴긴밤이다. 밤이 길어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는 기회이지만,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늘어난 것이나 다름없다.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장 이향운 교수(신경과)는 “불면증은 성인 3명 중 1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라며 “오래 방치하면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은 물론 소화기계·심혈관계·내분비계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이 여러가지 질병을 초래하거나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의들은 수면을 방해하는 습관을 버리고 숙면에 도움 주는 생활수칙을 실천하며, 수면장애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TV·스마트폰처럼 청색광을 내뿜는 전자기기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저해하고, 이러한 활동이 뇌의 흥분을 가져와 수면에 큰 방해가 된다. 더욱이 어두운 곳에서 화면을 보게 되면 동공이 커져 시신경에 무리를 초래한다. 잠자리에 들기 30분~1시간 전에는 뇌를 자극하는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사용을 삼가고, 대신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명상을 하는 것이 좋다. 

잠자는 자세도 숙면과 관련 있다. 보통 옆으로 누워서 자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데, 올바른 수면 자세는 천장 쪽으로 똑바로 누워 입을 다물고 코로 호흡하는 것이다. 엎드려 자면 허리에 무리를 주어 숙면에 방해가 된다. 코골이나 숨을 제대로 못 쉬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옆으로 누운 자세가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침실 조명은 간접 조명으로, 소음과 빛을 차단하는 커튼이나 이중창을 이용해 어두운 수면 환경을 만드는 게 좋다. 

침실 온도는 23~24도, 습도는 50~60%가 적당하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등의 생활 습관을 교정하도록 권하고 있다.


양 한 마리…두 마리…세 마리…잠 못 이루는 밤 만병을 부른다


수면제는 불면증 초기, 1주일에 3일 이상 잠을 못 자 피로와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2~3주 복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3주가 지나도 약물 효과가 없을 땐 우울증·불안장애·수면무호흡증 같은 다른 원인 질환을 검사해봐야 한다. 무턱대고 장기간 수면제만 복용하는 것은 어지럼, 두통, 기억력 저하, 수면제 의존성 등 여러 부작용을 야기한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불안장애나 통증, 수면무호흡증 같은 원인으로 불면증이 생겼다면 보다 전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면장애의 진단에 현재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것은 수면다원검사다. 수면의 질과 잠자는 동안 발생하는 신체의 문제점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수면장애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물론 관련된 다른 질환(고혈압, 뇌졸중, 심장병, 당뇨병, 우울증 등) 치료와 예방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검사 시간이 길고 100만원 안팎의 고비용에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일반적으로 검사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잠들기 전 5분간 검사 ‘수면의 질’ 알 수 있다

 

ㆍ서울대병원 연구팀 측정법 개발


서울대병원 이유진 교수가 침상에 설치된 압전센서를 통해 한 남성의 수면효율을 측정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이유진 교수가 침상에 설치된 압전센서를 통해 한 남성의 수면효율을 측정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박광석, 정신건강의학과 정도언·이유진 교수팀이 수면 전 5분간의 검사만으로 수면의 질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팀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내용을 보면, 수면 전 자율신경계의 활동은 수면효율과 밀접하다. 교감신경은 몸의 활동, 부교감신경은 휴식과 관련이 있다. 수면 중에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심장박동이 느려지고, 혈관이 이완되는 등 변화가 나타난다. 수면 전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A4용지 얇기의 필름 타입 압전센서(생체신호 등을 계측하기 쉬운 전기신호로 변환)를 침대 매트리스에 설치한 후 60명을 대상으로 안정된 상태로 5분간씩 누워 있게 했다. 그리고 압전센서로 심폐신호(심장박동, 호흡 등)를 측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수면효율을 예측했다. 5분간의 검사 후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실제 수면 중 수면효율도 평가했다. 깨어 있는 상황에서 실제 수면의 질을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예측된 수면효율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인된 수면효율과 단 2%의 오차만을 가졌다.


박광석 교수는 “개발된 방법은 병원뿐 아니라 가정환경에서도 수면효율을 장기간 모니터링해 수면의 질 평가와 건강상태 평가 및 관리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교수는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뇌파, 혈중 산소량, 호흡, 심박수 등을 측정해 다양한 수면 문제에 포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많은 장비를 부착하고 검사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하루를 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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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00303&artid=201612272134015#csidxeac8fe6a5b9c43ea718c97ba8f5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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