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우주Cosmos

태양계 밖 `슈퍼 지구` 발견했다

bthong 2007. 4. 26. 22:20

유럽 남부천문대(ESO) 연구진은 25일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태양계 밖의 외부행성 '글리제 581C(일명 슈퍼지구)'를 발견했다며 상상도를 공개했다.

슈퍼지구는 지구에서 20.5광년 떨어져 있으며 지름은 지구의 1.5배, 평균 기온은 섭씨 0~40도다.

오른쪽 위는 태양에 해당하는 적색왜성 '글리제 581' 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천문학자들이 지구와 가장 닮은 이른바 '슈퍼지구'(일명 글리제 581C)를 발견함으로써 태양계 바깥의 외계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BBC를 비롯해 미국 CNN,ABC,뉴욕타임스 등 외국 언론들은 이 사실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면서 표면이 바다와 바위로 덮인 이 행성의 발견이 '우주 생명' 탐사에 아주 크고 중요한 걸음을 내디디게 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발견된 슈퍼지구는 평균 기온이 0∼40도 정도로 생명에 필수적인 액체 상태의 물이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다른 행성과 달리 얼음이나 가스층이 두텁지 않아 바다나 바위가 발달해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는 것.

연구팀의 일원인 미첼 마이어 스위스 제네바대 교수는 "액체 상태의 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의 존재에 불가결한 것"이라면서 "생물이 살기에 아주 적당한 온도와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20.5광년) 등을 고려한다면 이 행성은 장차 외계 생명체를 찾아나설 때 최우선 목적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태양계 내에서 생명체의 존재를 찾으려 했던 화성이나 목성의 위성인 타이탄보다 이 행성이 온도와 환경에서 지구에 더 근접한 별이라는 설명이다.

이 행성의 태양격인 글리제 581은 온도가 태양 표면의 절반인 3000도에 불과한 항성으로 이미 해왕성만한 크기의 여러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에서 '슈퍼지구' 외에 글리제 581을 84일 만에 공전하는 지구 8배 크기의 다른 행성의 증거도 발견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구와 약 200조km 거리에 있는 이 행성에 사람이 간다거나 무인 우주선을 발사하는 일은 현재의 기술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이 행성의 수수께끼를 짧은 시간 내에 다 풀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하지만 우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 장차 이 행성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안영숙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다른 천체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으면 지구 생명체도 그런 천체에서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는 작업은 중요하다"며 "이번 발견을 계기로 태양계 밖에서 생명체를 찾는 연구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에 슈퍼지구를 발견한 유럽남부천문대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8개국이 남반구 천체를 연구하기 위해 설립한 기구로 칠레 아타카마사막 해발 2400m 지점에 라 실라 천문대를 세우고 천체를 관측하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

어떻게 찾았나 … 별의 속도변화 관측 통해 발견

 

유럽 과학자들이 지구와 닮은 '슈퍼지구'를 발견함에 따라 외계행성을 찾는 방법이 주목된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외계행성 탐사에는 분광방법,중력렌즈 방법,별 횡단방법이 있다.

분광방법은 지금까지 발견된 229개의 외계행성 가운데 200여개를 찾는 등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별이 외계행성의 영향으로 공전할 때 나타나는 도플러 현상(별이 우리 쪽으로 다가오면 보통 때보다 푸른색 빛으로 이동하고 멀어지면 빨간색 빛으로 이동)을 이용해 별의 속도변화를 관측함으로써 외계 행성을 찾는 방식이다.

유럽 남부천문대(ESO)가 이번에 슈퍼지구를 발견하는 데도 이 방법이 동원됐다고 박병곤 박사(한국천문연구원)는 설명했다.

중력렌즈 현상은 별을 관측하는 도중 두 개의 천체가 관측자의 시선방향에 겹쳐 놓이게 되는 경우 앞에 놓인 별의 중력 때문에 뒤의 별에서 나오는 빛이 휘어져 관측자에게 밝게 보이는 현상을 이용,행성을 찾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다른 방법들에 비해 훨씬 적은 경비가 드는 지상관측을 통해서도 지구와 같이 작은 질량을 가진 행성들을 대량으로 검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2005년 이 방법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목성급 외계행성을 발견했고 지난해에는 해왕성급을 찾았다.

이 밖에 외계별 주위를 행성이 돌다가 행성이 별을 가리게 될 경우 별빛이 어두워지는 정도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행성을 찾는 별 횡단방법이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