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 온 글들

꿀벌의 떼죽음

bthong 2007. 5. 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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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꿀벌사회엔 아침 일찍 꿀을 찾아나서는 정찰벌이 있다. 벌통마다 스무 마리쯤 되는 정찰벌이 사방으로 흩어져 꿀을 찾아다닌다. 벌집으로 돌아온 정찰벌은 엉덩이를 8자 모양으로 돌려가며 춤을 춘다. 어떤 때는 빠르게, 어떤 때는 느리게. 춤 추는 각도는 방향을, 속도는 꿀까지의 거리를 뜻한다. 동료 벌에게 “어디로 가면 맛 있는 꿀이 많이 있다”고 일러주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동물학자 카를 폰 프리슈는 꿀벌이 엉덩이춤으로 의사 소통을 한다는 걸 밝혀내 1973년 노벨상을 받았다.

      ▶벌통 하나에 보통 2만마리가 산다. 들벌은 하루 600송이씩 꽃을 방문해 달콤한 꽃꿀을 위(胃)에 담아온다. 집벌은 들벌이 게워낸 꽃꿀을 되새김질한다. 꿀을 몸에 흡수되기 쉬운 단당류로 쪼개면서 소화 효소도 넣고 변질이 안 되게 농축도 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벌통 한 개에 한 해 평균 40~50㎏의 꿀이 생긴다(농업과학기술원 이명렬 박사). 우리나라엔 4만여 양봉 농가가 200만통의 벌집을 키우고 있다.

      ▶장마철에 비가 매일 오면 꿀벌들은 기르던 애벌레를 물어다 벌통 밖으로 버린다. 새끼를 키우려면 많은 꿀이 필요하다. 비가 오면 잘 날 수도 없고 꽃에 물이 고여 꿀을 모으기가 힘들다. 모아둔 꿀이 바닥나면 할 수 없이 새끼를 갖다 버리는 것이다. 벌통 입구엔 죽은 애벌레들이 쌓인다.

      ▶미국에서 꿀벌이 떼죽음을 하고 있다. 작년 가을 시작된 현상인데 미국 꿀벌의 25%가 죽었다고 한다. 유럽, 남미에서도 같은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기생충 탓이라거나 바이러스, 유전자 변형 농작물 탓이라는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휴대폰 전자파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무엇보다 각국에서 동시 다발로 벌어지는 일인 게 희한하다. 꿀벌들은 벌집에 돌아와 죽는 게 아니라 밖에 나가 흩어져 죽기 때문에 원인을 밝히기도 어렵다.

      ▶국내에서도 과수원 같은 곳에서 꿀벌들이 농약에 중독돼 죽어버리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붓으로 일일이 꽃가루를 암술에 칠해주는 농가도 생겨났다. 꽃가루를 뿌려 주는 인공 수분기를 일본에서 들여오거나 아예 벌을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수입해온 적도 있다. 벌이 사라지면 식물들이 큰일이다. 번식할 수가 없다. 미국 농작물의 3분의 1이 꿀벌이 없으면 수정을 못한다고 한다. 꿀벌이 살기 어려운 환경인데 사람한테라고 좋을 리가 없다. 생태계에 뭔가 이상이 생겼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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