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타이어, 3년내 세계5위 오른다

bthong 2007. 5. 14. 23:16
대전에 있는 한국타이어 공장에서는 얼마 전 이색행사가 열렸다.

결함이 발견된 타이어를 모아 놓고 생산한 당사자들이 직접 칼로 불량제품을 자르게 한 것.

마치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이 95년 경북 구미 공장에서 500억원 규모 불량 애니콜을 모두 수거한 뒤 불태웠던 `애니콜 화형식`을 연상케 한다.

`최고 제품이 아니면 통할 수 없다`는 한국타이어의 품질경영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10일 창립 61주년을 맞은 한국타이어의 서승화 사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생산자들이 한 번에 많게는 1000만원 이상 타이어를 자르지만 이후 불량률은 감소한다"며 "품질 최고주의로 앞으로 5년 안에 글로벌 톱5 타이어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타이어업체 7위에 올랐다.

원화값 급등과 원자재값 상승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품질경영을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에서 주문이 늘어나 전년보다 20%가량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한국타이어는 이 같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장기 목표는 `고급 브랜드`로 도약이다.

서승화 사장은 "현재 중국에서는 한국타이어가 미쉐린 다음가는 고급브랜드로 자리잡았다"면서 "내년 헝가리 공장이 준공하면 가장 치열한 유럽시장에서도 고급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GM과 포드, 볼보, 르노, 폭스바겐 등 다수 글로벌 브랜드에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는 한국타이어는 헝가리 공장 가동을 통해 보다 많은 럭셔리 브랜드에 타이어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타이어는 도요타, 포르쉐와 납품계약 작업을 진행중이다.

특히 지난달 방한한 핑키라이 포르쉐 수석디자이너는 한국타이어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함께 디자인을 개발해 보자"는 제안서까지 보냈다.

서 사장은 "한국타이어가 아직 브랜드 파워 면에서는 미쉐린이나 브리지스톤에 비해 약하지만 품질 면에서는 자신 있다"면서 "포드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포커스`와 같은 저가 차에만 우리 제품을 썼지만 이제는 고급 브랜드에 납품해 달라고 요구해 현재는 링컨 브랜드에 대부분 납품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드가 매년 타이어 품질을 고객과 전문가들을 통해 평가하는데 한국타이어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 사장은 꾸준한 설비투자가 품질향상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 원인이라고 했다.

서 사장은 "2001년 ERP(전사적 자원관리) 구축을 완료한 후 제품 공급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면서 "품질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 제품을 정확하게 공급하는 것이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키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질(Quality) 경영뿐 아니라 중국과 헝가리 공장 외에 제3의 국외기지를 건설하는 볼륨(Volume) 경영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서 사장은 "이르면 올해 안에 세 번째 국외공장이 들어설 후보지역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헝가리, 제3의 공장을 잇는 국외벨트가 구축되면 톱5 도약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타이어는 전 세계 각지에 연구개발(R&D)센터를 짓고 인원을 늘려 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재 730여 명 연구원이 있는데 이들이 현지상황에 꼭 맞는 타이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에 취임한 서승화 사장은 보성고와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법인장과 마케팅 본부장을 거쳐 구주지역본부 사장을 역임한 `해외통`이다.

[박인혜 기자] 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