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보험

통장이름이 ‘에펠탑서 키스를’?

bthong 2007. 5. 24. 09:23
  • 통장 작명도, 사망보험금도 내 마음대로… 금융상품 ‘UCC시대’
  •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
    입력 : 2007.04.04 23:30
    • 온라인 공간에 불고 있는 ‘UCC(사용자 제작 콘텐트)’ 열풍이 금융권에도 불어닥쳤다.

      금융 소비자가 본인 입맛에 맞게 금융상품을 요리하는 이른바 ‘UCC 금융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 남들과 다른, 나만의 것을 고집하는 신세대 소비자가 공략 대상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통장 이름을 가입자 입맛에 맞게 정할 수 있는 ‘셀프네이밍 적금’을 내놨다. 1년 만기 금리가 3.9%. 5월 말까지 가입하면 이자를 0.2%포인트 더 얹어 준다. 자동이체 등록까지 하면 0.1%포인트 더 주니까 최고 0.3%포인트 보너스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통장 속지에 이름을 새겨주는데 ‘나만의 비자금’ ‘우리 아이 하버드 보내기’ ‘풍만한 가슴을 위하여’ ‘파리에펠탑에서 키스를’ 등 톡톡 튀는 통장명이 많다.

      외환은행 역시 ‘UCC 금융상품’ 경쟁에 가세했다. 최근 출시한 ‘주식형 특정금전신탁’은 네티즌이 직접 만든 동영상을 인터넷 공간에 올리는 것처럼, 고객이 미리 지정한 주식만 사고 파는 상품이다. 은행이 미리 상품을 만들어 놓으면 고객은 그에 맞춰 가입해야 하는 기존 틀을 뛰어넘었다. 자동 매매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주식 매매시 투자원칙을 지키고 싶어하는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신탁수수료는 잔액의 2%. 1년 이상 가입해야 하고, 최저 가입액은 1억원이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보험업계 최초로 고객이 주계약 사망보험금을 자유롭게 설계하는 ‘유니버설 종신 골드보험’을 출시했다. 고객이 지정한 인생 주기에 따라 사망보험금 액수가 달라지는 방식이다. 1억원 이상 고액 계약을 하면 최고 5% 보험료를 깎아준다.

      신한은행은 계좌번호를 고객이 기억하기 쉬운 번호로 만드는 ‘평생계좌번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보통예금에 한해 이용할 수 있으며 10~14자리까지 가능한데, 반드시 첫자리에 ‘0’이 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