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 지식

전기에너지, 전선없이도 실어나를 수 있다

bthong 2007. 10. 25. 22:22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 데워 먹을 때 사용하는 전자레인지는 전자기파의 하나인 마이크로파(波)를 사용한다. 마이크로파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음식물에 거의 흡수되지 않는다. 만약 음식물의 수분이 마이크로파를 흡수한다면 음식물은 덥혀지기도 전에 겉이 다 타 버릴 것이다.


수분과 친하지 않은 이런 마이크로파의 특성은 음식물 조리(調理)에 적합한 전자레인지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이 마이크로파를 무선(無線) 에너지 전달, 우주태양발전 등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전선 없이 전기 에너지를 전달

미국은 전력의 상당부분을 캐나다로부터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수력발전을 통해 만든 캐나다의 전기가 미국에서 쓰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캐나다 국경의 험난한 지형과 잦은 폭설은 안정적인 전력의 전달을 방해한다. 폭설이나 폭우에 의해 전력 송신탑이 무너지게 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선으로 전력을 보내는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박영진(38) 박사는 “캐나다는 1995년부터 무선으로 전력을 송출하는 샤프(SHARP)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전력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미 실험실 수준에서는 성공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파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전자기파의 일종이어서 금속 물질에 때려 주면 전자를 생성해 전기가 만들어진다. 안테나로 받은 마이크로파를 전기로 변환하면 무선으로 전력을 실어 나르는 것이 가능하다.

가시광선·적외선·자외선 등 다양한 전자기파 중 마이크로파를 사용하는 이유는 공기 중을 날아갈 때 흡수되는 정도가 적기 때문이다. 공기 중의 수분은 전자기파의 가장 큰 적이다. 마이크로파보다 주파수가 더 높은 전자기파를 사용하면 공기 중에 흡수돼 사라지는 에너지가 커진다.

마이크로파는 2.45기가(10억)헤르츠의 주파수대에서 수분에 가장 적게 흡수된다. 전자레인지도 바로 이 주파수를 사용한다. 주파수가 이보다 작아지면 중간 전달 과정의 손실은 줄어들지만 마이크로파를 발진하고 수신하는 안테나 크기가 너무 커져서 상용화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100m 떨어진 지역에 당초 에너지의 60% 정도를 전달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 실험에 사용된 안테나의 직경은 송신용이 2m, 수신용이 1.5m였다. 전달 거리를 1㎞로 늘리면 안테나의 직경은 20m로 길어져야 한다.
▲ 인공위성의 태양전지판에서 만든 전기를 마이크로파로 지구에 전달하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NASA 제공
◆하늘에서 에너지를 받는다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발전은 아직 화력발전에 비해서 25배 정도 발전 단가가 비싸다. 구름이 낀 날이나 밤에는 발전을 할 수 없는 등 제한 요소가 적잖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태양전지를 인공위성이 도는 우주에 설치하면 이런 한계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68년 피터 글레이저(Glaser) 박사는 우주에서 집적한 태양에너지를 마이크로파로 바꿔 지상에 전달하는 우주태양발전 개념을 제시했다. 1970년대에는 나사(NASA·미국항공우주국)가 우주태양발전의 기술·경제적 가능성을 검토했다. 하지만 한 시간 동안 1㎾ 전기를 지상으로 송전하는 데 드는 비용이 최소 300조원이나 돼 채산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2002년부터 미국 국방부와 나사에서는 다시 우주태양발전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올봄에는 국방부 산하 국가안보우주국(NSSO·National Security Space Office)이 기술·법률·경제 등의 측면에서 우주태양발전의 필요성을 검토한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10일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바깥, 정지위성보다 낮은 중간궤도에 폭 1㎞의 집열판을 띠처럼 두른다면 여기서 1년 동안 얻는 태양에너지는 지상에 매장된 모든 석유가 낼 수 있는 에너지 총량과 맞먹는다. NSSO 관계자는 “우주태양발전은 미국이 에너지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제성 문제가 장벽이다. NSSO는 우주태양발전 설비가 최소한 한 번에 5000~1만 ㎾ 정도의 전기를 지상에 송전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존에 건설된 우주정거장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약한다 해도 이 정도의 전기를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수백억원이나 된다.

우주태양발전 설비를 건설·수리하기 위해서는 우주항공기술의 발전도 선행돼야 한다. 나사에서 우주태양발전을 담당했던 존 맨킨스(Mankins)는 “일년에 수십 차례 지구 밖을 드나들 수 있는 우주왕복선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위성에 새로운 천리안(千里眼)을 달아준다

인공위성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정보 수집이다. 하늘 위에서 지상에 있는 길이 1m의 물체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도가 높다.

문제는 광학 망원경으로 감시하는 인공위성은 밤이나 구름이 끼면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시광선을 사용하지 않는 다른 망원경이 개발됐다. 지상에 마이크로파를 보내 반사돼 오는 파장을 분석,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 마이크로파 망원경 기술이다.

이를테면 마이크로파를 이용하는 SAR(synthetic aperture radar) 망원경을 갖춘 인공위성은 야간에도 고속도로의 자동차 통행량, 배의 속도·종류 등을 알아낼 수 있다. 만약 우리나라가 외국과 어업협상을 한다면 상대방의 조업 현황을 알아내는 데 이런 인공위성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대부분 새벽에 고기잡이를 하는 어선을 기존 광학 망원경으로는 잡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문우일(66) 교수는 “마이크로파를 장착한 인공위성이 주류가 된 지 오래”라며 “국내 인공위성 개발도 마이크로파 망원경 국산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파와 전자기파=연못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진행하면서 넓게 퍼져나가듯이 전자기장이 공간 속으로 전파돼가는 현상을 전자기파라고 한다. 전파라고 줄여 말하기도 한다. 전자기파에는 파장이 길고 에너지가 가장 낮은 라디오파부터 전자레인지에 쓰이는 마이크로파, 탐사장치 등에 사용되는 적외선, 피부를 그을리게 만드는 자외선, 의학용으로 쓰이는 X레이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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