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 온 글들

쥐띠의 해

bthong 2008. 1. 1. 16:04

쥐에 대한 이미지가 확 바뀌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성인 세계에서 ‘더럽다’ ‘약삭빠르다’는 식의 쥐에 대한 고정관념이 동심 세계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만화 전문 채널 투니버스와의 공동 조사에서 ‘귀엽다’고 답한 아이들이 34%나 됐다. ‘쥐’류를 키워보고 싶다는 아이들도 58%에 달했다.

행사도 많다. ‘쥐’ 캐릭터의 대명사로 꼽히는 디즈니 캐릭터 ‘미키마우스’는 2008년 쥐띠 해에 탄생 80주년을 맞는다. 한국 월트디즈니의 트레이드 마케팅팀 박상언씨는 “2008년을 ‘2008 미키마우스의 해’로 이름 짓고 각종 라이선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9일까지 전국 홈플러스 38개점에서 진행되는 ‘2008 미키마우스 의류잡화 대전’ 등 1년 내내 행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팬더 마우스, 아이리버 엠플레이어


미키마우스 캐릭터 상품도 인기. 레인콤의 히트 상품인 ‘아이리버 엠플레이어’는 미키마우스 모양의 mp3 플레이어로 6개월 만에 25만대 넘게 팔렸다. 또 에버랜드 동물원은 쥐의 해를 맞아 1일부터 하늘다람쥐, 기니피그, 청서 등 쥣과의 이색 설치류 등을 전시하는 ‘마우스 빌리지’를 운영한다.

애완용 쥐도 인기다. 영화‘라따뚜이’가 인기를 끈 뒤 영국에서는 개봉 열흘 만에 애완용 동물 숍에서 쥐 판매가 12%나 늘었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내에서는 ‘햄스터’와 ‘팬더 마우스’ 등 애완용 쥐류가 인기다.

 

● 운세로 본 쥐띠와 쥐상

 

12지에서 첫 번째인 쥐는 예로부터 다산과 풍요, 지혜와 근면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예지력이 뛰어나 쥐가 없는 배에는 뱃사람들이 타지 않았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쥐는 풍요의 상징이다. ‘쥐띠는 평생 먹을 걱정 없는 띠’, ‘밤에 태어난 쥐띠는 부자로 산다’는 말이 있는데 특유의 번식력과 끊임없이 먹이를 모으는 쥐의 습성에서 비롯된 해석이다.

그렇다면 쥐처럼 생긴 쥐 상은 어떨까. 흔히 쥐 상에 대해 약삭빠르고 아첨에 능하며 야비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지만, 역술인과 인상학자들은 같은 쥐 상이라도 각자가 처세하는 방식에 따라 운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쥐띠처럼 쥐 상도 기본적으로 부지런하고 꾀가 많으며 기회 포착을 잘한다. 식복이 있어 아무리 못살아도 밥은 먹고 산단다.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본능은 왔다 갔다 하며 재빨리 움직이는 눈에 있다. 스스로 체구가 작아 미약하며 위엄 없어 보인다는 것을 일찌감치 파악해 어릴 때부터 주로 머리를 쓰며 동작 빠르게 살아가는 유형이다.

대표적 인상학자인 주선희 원광대 얼굴경영학과 교수는 “하관이 짧고 체구가 작은 쥐 상이더라도 재바르고 부지런하며 행동이 빠릿빠릿해 매사에 열심인 사람은 운이 터진다”고 말한다. 기회 포착을 잘 하는 전형적인 쥐 상과 근면한 행동이 어우러지면 흉하지 않다는 것. “직업이 교수인데 쥐 눈처럼 눈만 왔다 갔다 하거나 걸음만 빠르다면 추하겠죠. 코가 크고 체격이 커서 코끼리 상인 사람이 밥을 깨작깨작 먹는 것처럼요.” 관상학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쥐 상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점성학도이자 경영컨설턴트 업체인 이너서클 펀더멘탈 대표 이정일씨는 “약고 시류에 빠르다는 속설과 달리 쥐띠 생이나 쥐 상을 가진 이들을 만나보면 윗사람은 지혜롭게 모시고, 아랫사람에게는 권위도 있으면서 섬세하게 잘 보살피더라”면서, “요즘 시대에 맞는 실용적인 리더십을 지닌 셈”이라고 분석한다.

엄창용 고산철학관장은 “쥐띠 생들에게 2008년은 큰 운이 트이는 해”라고 말한다. “2007년엔 망신 수가 들어 되는 일 없이 구설수에만 휘말렸다면, 그때의 시행착오와 공부를 새해에는 잘 써먹게 되어 움직임이 왕성해진다”는 것. 단, 도가 지나치면 자만심이 생기니 주의해야 한다.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 가면서 침착하게 처신하면 승진, 결혼, 출산 등 대부분의 일들이 소망한 대로 이루어집니다.”

이정일씨는 “쥐띠 생들은 물론 2008년은 나라의 운이 ‘대변화’의 소용돌이에 들어서는 만큼 변화에 대한 도전과 도약이 많은 해”라고 분석한다. “국운상 봄에 해당하는 시기인데, 변화에 함부로 뛰어들지 말고 침착하게 그 흐름을 읽고 타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충고한다.

 

우리 쥐들도 명예회복 좀 하자고요~ 찍찍~

 

접니다. 쥡니다.

우선 이렇게 자판을 앞에 두니, 울화 먼저 치밉니다. 아무래도 이부터 좀 갈아야겠어요. (사각사각). 제 이는 그냥두면 1년에 10㎝가 넘게 자라기 때문에 틈틈이 갈아줘야 해요. 음, 이제 좀 진정이 되네요.

대체 저를 음해하는 세력, 왜 이렇게 많은 겁니까. 사서삼경 중 하나인 ‘시경(詩經)’에서는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는 나쁜 위정자를 석서(碩鼠), 큰 쥐라 했답니다. 삼국지를 볼까요. 오나라 장군 여몽은 손권을 일컬어 “이 눈 푸른 어린 놈아, 붉은 수염 달린 쥐새끼”라고 호령을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오필리아의 아버지 폴로니어스를 칼로 베며 “이건 뭐냐! 쥐새끼다”라고 하지요. 경솔한 녀석들 같으니라고요. 하멜른의 소설 ‘피리 부는 사나이’는 피리 하나로 우리를 박멸하죠. 하지만 우리가 사라지고 나서 사람들은 행복해졌을까요. 소설에도 나왔듯, 진정한 문제는 쥐떼가 아니라, 사람들의 탐욕에 있었죠.

시인 함민복의 ‘눈물은 왜 짠가’는 정말 굴욕적입니다.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뜯고 있던 고양이가 쥐새끼처럼 도망간다.’ 이게 웬 말. 우리 천적인 고양이를 우리의 2세에 비유하다니요.

그래도 문학작품은 눈감아 주려고요. 저도 ‘표현의 자유’쯤은 알아요. 하지만 1960, 70년대 초등학교에서 저를 잡아서 꼬리만 떼어오라고 시키고, 문학적 감수성이라곤 조금도 없는 ‘때려잡자 쥐를, 박멸하자 이를’ 같은 포스터 그리기 대회를 하고, 동장님이 쥐약을 나눠 주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오싹합니다. 쥐가 ‘페스트’를 옮긴다는 것도 비과학이에요. 정확히 페스트는 우리에게 기생하는 벼룩의 짓이라고요.

▲ 서양화가 이동기(41)씨의‘Atomaus-Bubbles’. 홍익대 대학원 출신의 이동기씨는 만화 캐릭터‘아톰’과‘미키마우스’의 이미지를 차용한 팝아트‘Atomaus’시리즈를 선보이는 작가다.


하지만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군요. 저 요즘 떴습니다. ‘영화’ 동지들이 오늘의 저를 만들어 주셨죠. ‘미키 마우스’, ‘톰과 제리’만이 아니에요. 미 중산층 가정에 입양된 생쥐(mouse)의 얘기, ‘스튜어트 리틀’ 아시죠? 게다가 흥행은 물론 평론가들까지 박수를 쳤던 작품인 쥐(rat) 요리사 얘기, ‘라타투이’(Ratatouille)는 어떻고요. 게다가 주인공 ‘레미’는 청순한 척하는 생쥐가 아니라, 진짜 시궁창에서 볼 수 있는 회색 쥐라고요. 물론 우리들 쥐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되는 건, ‘컴퓨터 그래픽 특수성’에 기인한다는 주장도 있죠. 사이즈가 작아 CG로 만들기도 쉽고, 캐릭터화하기도 쉬워서 나중에 인형이나 이런 걸로 돈벌이 가능성이 크니까요.

그래도 제가 싫다고요? 그럼 컴퓨터부터 버리세요. 그 이름도 럭셔리한 ‘스탠퍼드 연구센터’(Stanford Research Institute)의 더글러스 엥겔버트씨가 컴퓨터용 입력장치 중 하나를 개발했는데, 센터에서 그 이름을 꼬리 달린 쥐와 같다고 해서 ‘마우스’라 이름 붙였죠. 네, 여러분이 매일 쥐는 바로 마우스요.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마우스’는 여러분들의 손이 됐죠.

뭐, 그따위 것 필요 없다고요? 그럼 당신 몸은 어떡하고요. 2002년 12월 6개국 공동연구팀은 쥐의 게놈 염기서열 중 95%를 해독한 게놈지도 초안을 ‘네이처’지에 발표했어요. 이 지도에 따르면, 쥐와 인간은 각각 약 3만개의 유전자를 가졌는데, 이 중 쥐에만 있는 독특한 유전자는 단지 300개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유전자로 보면 침팬지 다음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 쥐예요.

쥐띠 해입니다. 우리들처럼 조금 먹고, 부지런하게 움직여 보아요. 넓은 넷 세상을 저와 함께 항해하자고요. 찍찍! squeak squeak(스퀵 스퀵)! チュ― チュ―(추추)! 口支口支(쯔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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