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위암

자취 감췄던 트로트 가수 박윤경, 위암 극복기3

bthong 2008. 1. 9. 17:27

위암 이겨낸 트로트 가수 박윤경씨
수술 후 밤·고구마로 체력 보강 위암환자 7명과 작은 모임도 가져

“건강검진 꼭 하세요. 암도 이길 수 있답니다”위암 이긴 트롯가수 박윤경씨 “위암을 겪고 난 뒤 달라진 점을 한 가지 꼽으라면 팬들이나 저를 치료해주신 의료진, 주변의 모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에요.”‘부초’ ‘오래오래’ 등을 부른 트로트 가수 박윤경(38)씨에게 위암이 찾아온 것은 2006년 6월. 그는 20대 후반부터 위 내시경 검사를 포함해 건강검진을 2년마다 꼬박꼬박 받았다.

어머니가 50대 초반에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영향을 줬다. 정기 건강검진 결과가 나오는 날 의사가 “병원에 꼭 들르라”고 했을 때에도 암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위암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담담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저 살 수 있어요. 노래는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그로부터 암 환자가 겪어야 하는, 쉽지 않은 일들을 하나하나 해냈다. 서울대병원 양한광 교수의 집도로 위를 3분의2 가량 잘라내는 수술을 받고, 10일간 입원한 뒤 퇴원했다. 다행히 조기 발견한 덕분에 방사선 치료는 받지 않았다.

그래도 체중이 6㎏이나 줄었고, 체력이 뚝 떨어졌다. 10개월간 가수 활동을 접고 건강 챙기기에 나섰다. 오랫동안 연예 활동으로 불규칙하던 식사습관부터 바로 잡았다. 밥도 조금씩 규칙적으로 먹었다. 집 근처 서울 양재천이나 시민의 숲에서 하루 20~30분씩 걷기운동도 빼놓지 않았다. 찐 고구마와 삶은 밤을 열심히 먹어서인지 체중도 점점 회복됐고, 몇 달 뒤에는 청계산 등산도 거뜬해졌다.

“암 치료를 받으면서 성격도 바뀌었어요. 제가 소심 A형이거든요. 깔끔하고 완벽한 것에 집착하는 성격이었는데, 요즘은 푸근하고 넉넉해졌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암을 이긴 사람들이 쓴 책을 읽거나, 남들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타인의 삶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위암 환자나 가족들에게는 절실한 것들이 참 많아요. 곶감을 먹어도 되는지,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갑자기 식은 땀이 나고 몸에 경련이 일어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가 굳은 느낌이 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등입니다.”이런 사람들을 도울 방법을 찾다가 양한광 교수에게 위암 수술을 받은 8명이 뜻을 모아 작은 모임을 만들고 총무를 맡았다.

아직 모임 이름도 없지만, 회원이 10명 모이면 이름을 짓고 제대로 활동을 해볼 계획이다.“같은 병을 경험한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얘기가 잘 통해요. 회원들은 자신의 경험이나 정보를 필요하신 분들께 다 나누려 합니다.”그는 “제가 평소 건강검진을 했기 때문에 위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검진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리는 일에도 적극 나서려고 합니다. 노래는 더 열심히 해야죠”라고 했다.

박 씨는 다음 달 초 새 앨범을 내기 위해 요즘 무척 바쁘게 뛰어다닌다. “암을 극복한 뒤에 달라진 제 마음을 노래에 담았습니다. 한 마디로 ‘감사’지요. 그 전에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암을 겪으면서 신선한 공기, 계절의 변화, 소나무의 향기, 이름 모를 꽃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그는 “열심히 노래하는 것과 암을 이기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 도와주신 분들께 보답하는 것이 2008년의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위암 환자를 위한 건강한 식습관 10계명

1_ 식사 도중 다량의 수분 섭취를 피해라
2_ 취침 2시간 전에는 가능하면 먹지 말라
3_ 기름기 많은 음식을 피하라
4_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야채를 충분히 씹어 먹어라
5_ 커피나 탄산음료는 피해라
6_ 등 푸른 생선을 자주 먹어라
7_ 맵고 짠 음식을 피하라
8_ 통조림, 꿀 등 너무 단 음식을 피해라
9_ 불에 직접 태우거나 훈제한 생선·고기를 피해라
10_ 고기, 생선 등 고단백 음식과 채소를 골고루 먹어라

(자료=대한암협회)


/ 글=임형균 헬스조선 기자 hyim@chosun.com
/ 사진=홍진표 헬스조선 PD jpho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