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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 섹스폰 연주

bthong 2009. 5. 12. 00:00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傳說)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자 도란도란 거리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향수  -  섹스폰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