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귀농

◆ 은퇴 후 살기 좋은 곳 ◆ 살기 좋은 외국 거주지는

bthong 2011. 8. 23. 14:20

 

◆ 은퇴 후 살기 좋은 곳 ◆

태국 치앙마이

“은퇴하는 고객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쉽게 결정하지는 못해요. 서울에서 20년 넘게 아파트 생활을 해온 사람이 갑자기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외국에 갈 리 없잖아요. 대체로 외국에 가더라도 예전에 살아본 경험이 있거나 연고가 있는 도시 지역을 선호하더라고요.”

고객 대부분이 강남 부자들이라는 모 은행 PB의 전언이다. 실제로 설문 응답자 4명 중 1명은 은퇴 후 살고 싶은 곳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LA 등 서부 도시 지역을 꼽았다. 여유로운 외국의 휴양 지역이 싫어서가 아니다. 그곳에 가서 할 게 없다는 게 문제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살기 원하는 은퇴자들에게도 휴양보다는 일이 급선무였던 것. 강공석 투모컨설팅 대표는 “외국 생활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매력도 있지만 격리된다는 문제도 있기에 연고가 중요하다”며 “은퇴 후에도 수입이 있으려면 현실적으로 연고가 있는 곳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뿐 아니라 은퇴 후에도 자녀들과 멀리 떨어져 사는 것을 원치 않았다. 강남 부자들은 자녀들이 대체로 미국에 거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녀들을 자주 보기 위해서라도 미국으로 향한다는 것. 서울을 오가는 교통편이 자주 있다는 점도 메리트로 꼽혔다.

하지만 정착 비용은 만만치 않다. LA카운티나 오렌지카운티 등 한인들이 몰려 사는 곳의 단독주택은 최소 5억원가량 현금이 있어야 구입 가능하다. 현지에서는 단독주택 가격이 최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50만~70만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주택 임대도 쉽지 않은 상황. 최근 임대 수요가 몰리면서 렌트 비용이 20% 이상 올랐다.

미 LA카운티 단독주택 5억원, 캐나다 화이트록 월 렌트비 200만원

이는 미국 서부 도시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호주 시드니, 캐나다 밴쿠버도 은퇴 이민지로서 인기가 높지만, 생활비나 정착비용이 높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호주 시드니에선 단독주택 평균 가격이 약 60만달러.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단독주택 렌트 비용도 주당 480달러로 비싼 편이다. 캐나다 밴쿠버는 시드니보다는 덜하지만 주택을 구입하는 데 45만~55만달러 정도의 비용이 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도시 지역만을 고집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호주 호바트나 캐나다 화이트록이 부상하는 이유도 이 때문. 호주 남부에 위치한 호바트는 습도가 낮고 기온 변화가 크지 않아 노후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나 의료시설이 뛰어난 것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 이미 한인 커뮤니티가 빠르게 형성된 호바트에서는 임대 물건이나 매물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다른 지역에 비해 주택시장이 비교적 안정돼 있다는 것.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대표는 “호주는 사계절 기후 변화가 적어서 좋다. 빈부 격차가 크지 않은 점도 은퇴자들이 살기에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캐나다 화이트록은 밴쿠버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휴양지다. 일조량이 풍부해 백인들도 선호하는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성공한 은퇴자들이 많이 몰리면서 커뮤니티 수준도 덩달아 올라간 상태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고층 콘도의 경우, 월 렌트 비용은 200만원 안팎이다.

호주 호바트 습도 낮고 기온 변화 없어 태국 치앙마이도 은퇴 이민지로 각광

은퇴 후 재정적으로 충분한 여력이 없는 사람들은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동남아시아를 선호했다. 그중에서도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는 은퇴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 중 하나. 조호르바루 단독주택이나 콘도 임대료는 월 30만~60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싱가포르와 함께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인 토지 소유가 허용된다. 상속세나 증여세, 취득·등록세가 부과되지 않는 등 세제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조호르바루는 문화, 의료시설이 뛰어날 뿐 아니라 평균 기온의 변화가 크지 않고 습도가 많이 높지 않아 노후에 살기 좋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습도가 높고 기온이 낮으면 노인의 신체 특성상 즐거운 생활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도 “따뜻한 기후, 한국보다 싼 물가, 낮은 범죄율, 잘 갖춰진 인프라, 다양한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영어가 공용어로 쓰이는 점 등이 조호르바루를 추천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태국 ‘제2의 도시’ 치앙마이도 은퇴 이민지로 각광받고 있다. 여느 동남아 국가들의 날씨와 달리 여름에도 제법 선선하기 때문. 여름에도 낮 기온이 20~25도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대형 종합병원과 쇼핑시설, 풍성한 먹을거리, 안정된 치안도 치앙마이의 매력. 이미 인구 25만명의 치앙마이에는 외국인만 5만명에 달한다. 치앙마이 람 병원에서는 영어를 사용하는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어 외국인들이 진료를 받는 데 비교적 용이하다. 등록금이 저렴한 우수 국제학교도 시내권에만 6곳 이상이 있어 자녀들 교육에도 문제가 없다. 윤희숙 신한은행 분당PB센터 팀장은 “저렴한 생활비로 풍족한 생활이 가능하다”며 “비교적 한국과 비슷한 식생활을 즐길 수 있고, 의료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노후생활을 하는 데도 알맞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태국뿐 아니라 필리핀도 은퇴 이민지로 떠오르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서울과 4시간 거리로 접근에 부담이 없다. 리조트 등 휴양시설이 잘 발달돼 있고, 한국 사람이 많이 진출해 있어 한국 음식점 등 식생활과 현지 적응에 문제가 없다. 또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포춘지 선정 ‘은퇴 후 살기 좋은 4대 도시’
아르헨티나 산 라파엘·美 시애틀 눈길


포춘지는 지난 6월 13일자에서 은퇴자들 성향에 따라 4대 베스트 은퇴 도시를 선정했다.

첫째, ‘평생 학습자’들을 위한 대학 도시, 미국 조지아주 아테네다. 은퇴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와 집값, 조지아대가 제공하는 풍부한 학습 환경에 이끌려 아테네로 몰려들고 있다. 아테네 당국은 아테네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2030년에는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지아대뿐 아니라 ‘오셔 평생 학습 기관’ 등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학습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은퇴자들은 전현직 대학 교수들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아테네 인구는 11만6714명으로 평균 집값은 11만6000달러다.

둘째, 도회적인 성향이라면 대도시로 갈 것을 권하며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을 추천했다. 점점 많은 은퇴자들이 일상의 행복을 일광욕과 골프 대신 도시가 제공하는 각종 편의에서 찾고 있기 때문. 이를 반영하듯 덴버, 샌디에이고, 심지어 뉴욕 같은 대도시들로 65세 이상 인구가 몰려들고 있다. 은퇴를 하고도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대도시에서의 삶은 이상적이라는 것. 대도시 중에서도 시애틀은 도시 규모와 삶의 질, 문화 수준 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애틀은 미국 도시 중에서 예술 관련 비즈니스, 기관들 수가 많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애틀 인구는 60만8660명으로 평균 집값은 36만1000달러 수준이다.

셋째,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산악 도시인 미국 유타주 세인트 조지를 추천했다. 매년 10월이면 수천 명의 50세 이상 운동선수들이 세인트 조지로 모인다. ‘세계 시니어 사냥꾼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활쏘기에서 철인 3종 경기에 이르기까지 고령의 남녀들이 다양한 종목에서 경쟁을 벌인다. 그런데 다양한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이 지역은 활동적인 성향의 은퇴 연령 인구에게 알맞다. 하이킹과 캠핑을 언제든지 할 수 있으며 주요 공원들이 인접한 게 장점이다. 세인트 조지에서 약 16㎞만 가면 스노우캐니언 주립공원이 있고 지온 국립공원과는 불과 45분 거리다. 또한 차로 3시간이면 그랜드캐니언 북쪽 지역에 닿을 수 있다. 인구는 7만2897명으로 평균 집값은 15만5000달러에 달한다.

넷째, 용감한 탐험가라면 멕시코, 유럽, 남아메리카를 추천했다. 그중에서도 아르헨티나의 중간 규모 도시인 산 라파엘은 집값이 싸고 물가가 저렴한 게 매력이다. 국제리서치협회 조사에 따르면 산 라파엘의 생활비는 미국 평균의 4분의 3 수준에 불과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거리다. 안데스산맥에서 뻗어 나온 두 강이 흐르고 있어 래프팅과 낚시도 즐길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품종이 좋은 포도가 자라 와인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진취적이고 와인에 관심이 있는 은퇴자라면 상당한 수입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외국인들에게 불친절한 토지 거래 서비스 환경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포춘지는 지적했다.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부동산 가격을 실제보다 낮춰 부르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인구는 17만3000명이며 평균 집값은 15만달러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