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정원 및 정원수 관리

퇴비 만들기

bthong 2012. 3. 5. 02:44

 

퇴비 만들기

 

<잘 만든 퇴비는 텃밭의 보약>

    퇴비를 만든다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진다. 나의 경우에도 텃밭을 하는 초기에는 퇴비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고 그냥 시중의 종묘상이나 지역 농협 매장에서 판매하는 부산물 퇴비나, 유기물 퇴비를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가끔은 아버지께서 소를 기르면서 만들어둔 퇴비를 차안에 가득 싣고 와서 밭에 두고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인가 예전에 시골에서 퇴비를 만들던 생각이 문득 났다. 그래서 주변의 풀을 모으고 집안에서 생기는 음식물을 모아 밭의 귀퉁이에 쌓으면서 퇴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텃밭 초기에는 포장용 나무판재를 이용하여 3면을 막고 위에는 못 쓰는 장판을 구해서 덮고 그 안에 퇴비재료를 모아 쌓아 두었다가 한 번씩 끄집어내고 뒤집어 주는 정도로 만들었다. 퇴비로 변화되는 과정이 너무 더디고 엉겨 있는 풀들이 뒤집기 어렵게 만들었다.

    재료에 대하여 새로운 관심을 가지면서 설탕물을 뿌려 주었다. 조금 효과가 좋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이번에는 방앗간에서 왕겨와 쌀겨를 구해서 추가하였다. 훨씬 발효가 잘된다는 것을 느끼고 부터는 본격적인 퇴비 만들기에 들어갔다. 그 뒤로는 다양한 재료를 준비하고(짚, 낙엽, 풀, 왕겨, 깻묵, 쌀겨, 숯 찌꺼기, 생선찌꺼기, 족발부산물, 한약 찌꺼기 등) 만드는 방법도 조사를 하여 더욱 좋은 퇴비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퇴비의 효과

    무엇 때문에 퇴비를 밭에다 넣어주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퇴비는 다루기도 힘들고 부피도 크고 만드는 과정에서 냄새도 나고 보관도 힘들지만 만드는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에 만들고 이용한다. 퇴비는 토양에 양분공급, 물리성개선, 화학성개선 등의 효과가 있다.


(양분공급) 퇴비의 효과 중에 으뜸이 양분공급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흙에  있는 양분을 채소가 자라면서 이용하므로 고갈되어 간다. 이를 보충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사용한다.


(물리성개선) 퇴비의 부수적인 효과 중에 토양의 물리적 성질의 개선을 들 수 있다. 이는 토양의 구조를 식물이 자라기에 적당한 구조로 바꾸어주는 효과를 의미한다. 흙이 푸슬푸슬하게 되어 뿌리가 잘 뻗어나고, 수분유지 효과가 증가되어 가뭄에 강하게 되고, 비가 많이 올 때 물 빠짐이 잘되어 뿌리의 습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퇴비를 주면 이를 먹이로 하는 지렁이가 많이 늘어나 밭을 갈아주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화학성개선) 퇴비에 있는 다양한 미생물이 토양의 화학적 성질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화학적 작용에 의해 토양 중의 인산성분을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해주며, 생물이 다양화 되어 외부의 화학적 충격에 견디는 능력이 우수해진다. 이는 산성비가 내려도 쉽게 토양을 산성화 시키지 않으며 다른 화학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 식물이 안정적으로 자라는 토양환경을 조성한다.


만드는 시기

    퇴비를 만드는 시기에 대한 뚜렷한 제한사항은 없지만 아무래도 시간적 여유가 있는 늦가을, 또는 겨울에 만드는 것이 좋다. 늦가을이 발효에 적당한 기온이고, 뒤집을 때 수월하다. 여름에 만들면 주변의 파리가 퇴비재료에 엉겨 구더기가 많이 발생하기도 하고 냄새가 많이 나므로 좋지 않다. 한꺼번에 많은 퇴비를 만들기 어려운 경우 1년에 두 번을 만들어야 한다. 가을에 한 번 만들고 봄에 한 번 만들어야 한다. 가을에 만드는 퇴비는 봄에 심는 작물의 밑거름과 여름에 웃거름으로 사용하고 봄에 만든 퇴비는 가을채소인 무, 배추의 거름으로 사용하면 된다.


재료준비 

    재료는 제한사항이 없이 아무거나 구하기 쉬운 재료를 골고루 준비해 둔다.


(깻묵) 주변의 기름 짜는 방앗간에 가면 손쉽게 깻묵을 구할 수 있다. 조금 가격이 비싼 편이고 무게가 무거워 다루기가 쉽지 않다. 퇴비재료 중에는 가장 비싼 재료로 보통 kg당 200원 정도의 가격이 들어간다. 그나마 구하기가 쉽지 않다.


(쌀겨) 쌀겨는 벼를 다루는 방앗간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재료이다. 요사이 대형의 미곡처리장이 생기면서 예전의 정미소가 많이 사라진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재료이다. 보통 kg당 120원 정도 들어가는 재료이다. 그나마 양이 적으면 엄청난 고통을 감수하면서 본인이 직접 포대에 담고 가격을 치르고 운반해야 하는 재료이다.


(왕겨) 정미소에 가면 포대에 담아서 판매를 하거나, 아니면 포대를 가져가면 그냥 담아올 수 있는 곳이 있다. 어떤 곳은 30kg 정도를 담아 2,000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다. 그런 곳에서 많이 구해다 밭에 쌓아두고 필요할 때 마다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아래는 어느 정미소의 왕겨 퍼 담는 시설이 재미있어서 찍어둔 것이다. 매달린 줄을 당기면 막고 있던 양철판이 올라가면서 안에 있는 왕겨가 쏟아지게 되어 있다. 쏟아지는 아래에는 포대를 고정시키는 못이 박혀 있어 포대의 양옆을 못에 걸고 앞을 약간 벌리고 줄만 당기면 왕겨가 들어간다. 다른 곳에서는 왕겨 몇 포대 한손으로 포대 벌리고 한손으로 삽자루 잡고 퍼 담으려면 여간 고역이 아닌데 이집에서는 이렇게 시설이 좋아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숯 찌꺼기) 이 또한 구하기가 쉽지는 않다. 예전에는 연탄불을 피우는 숯을 구워서 판매할 목적으로 숯가마가 그리 멀지않은 장소에 많이 있었으나, 요사이는 용도가 제한적이라 가까이에 숯을 굽는 가마가 흔하지 않다. 나의 경우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숯막을 두고 있다. 그곳에서 숯 찌꺼기를 한 포대에 5,000-6,000원에 구입하는 편이다. 보통 한번에 10포대를 구입하고 목초액도 20 리터 한통을 구하고, 고기 굽는 참숯도 20,000-30,000원 어치 구입하여 밭에 있는 창고에 넣어둔다.


(나뭇재) 내가 아는 숯가마에서 30-40kg 한 포대에 10,000원을 받는다. 값싸게 구하는 방법은 최근에 많이 생긴 시 외곽 지역의 황토찜질방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짚) 주변에 논농사를 짓는 곳에서 구해야 한다. 가을에 콤바인으로 벼를 벨 때 미리 볏짚을 구한다고 이야기를 해두면 썰어 넣지 않고 논에 깔아 준다. 그러면 마르는 며칠 뒤부터 논에 가서 묶어 운반 해 두면 두고두고 이용이 가능하다. 주로 씨앗 파종 후 덮는 재료로 이용하고, 풀이 덜나게 하는 피복재로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퇴비화 되어 칼리성분이 많은 거름이 된다.


(생선 부산물) 생선가게에서 구할 수 있다. 어차피 버리는 것이므로 노력만 하면 아주 양질의 퇴비재료를 구할 수 있는 셈이다.

 



(낙엽) 텃밭 주변이나, 가까운 야산에서 몇 포대 준비해 두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파트 주변이나, 도시의 도로에서 나오는 낙엽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 이 좋다. 각종 쓰레기가 섞여있어 골라내기도 힘들고 매연에 찌든 것이 두려워 이용하지 않고 있다.


(한약찌꺼기) 집 주변의 한의원이나, 건강원에 들러 한약찌꺼기를 얻어다 퇴비재료로 사용하면 아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한약찌꺼기가 퇴비에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아는 집이 아니면 그나마 구하기가 쉽지 않다.


퇴비재료의 비료성분

    퇴비재료의 비료성분을 보면 아래의 표와 같다. 아래의 표를 보면서 각각의 재료를 준비하면 좋다. 아래는 일반적인 비료 성분을 나타낸 것이다. 재료의 특성에 따라 성분이 달라질 수 있고, 수분의 함량에 따라 많아 달라진다. 특히, 질소(N), 인산(P), 칼륨(K)을 비료의 3요소라 한다. 이들 성분이 골고루 들어간 퇴비를 만들어 주면 좋지만 채소에 따라서 어떤 성분을 좋아하는지 알면 도움이 된다.

    

(질소) 잎과 줄기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며, 주로 잎과 줄기를 먹는 상추, 쑥갓, 열무, 배추 등의 잎줄기 채소류의 재배에 필요한 영양분이다. 잎을 무성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질소성분만 과다하게 되면 열매나 뿌리가 부실하게 된다.


(인산) 꽃을 잘 피게 하고 과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며, 뿌리의 발육에 도움이 된다.


(칼륨) 광합성을 촉진하고 양분을 축적하는데 도움이 되는 성분이다. 특히 뿌리채소(감자, 고구마, 토란 등)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칼륨성분이 많은 퇴비재료를  주변에서 구하기 쉽지 않다. 유일하게 칼륨성분이 많은 재료가 나뭇재, 왕겨재 등 태워서 남는 재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다른 재료(질소=깻묵, 인산=쌀겨)에 비해서 구하기 쉽지 않은 재료이다.

퇴비재료의 비료성분 함유량 (단위 %)

        재료

  성분

깻묵

닭똥

쌀겨

생선

찌꺼기

우분

돈분

나뭇재

왕겨

볏짚

질소(N)

5

4

2

8

0.3

0.6

0

0.5

0.6

인산(P)

2.2

2

4

3

0.2

0.5

3

0.2

0.2

칼륨(K)

1.2

1

1

1

0.1

0.4

6

0.5

1.0


퇴비 만들기

    퇴비재료를 골고루 넣고 수분을 적당하게 맞추어 쌓아두면 저절로 발효과정이 진행되면서 퇴비화 되어간다. 가만히 두면 품질 좋은 퇴비가 되지 않으므로 온도가 어느 정도 올라가는 시점에 뒤집기를 해준다. 뒤집기는 재료가 골고루 발효할 수 있게 해준다. 겨울에는 7-10일 지나서 한 번 뒤집어 주고, 또다시 7-10일 간격으로 뒤집기를 해주면 6주 정도가 지나면 퇴비가 어느 정도 익어간다. 겨울이 아닌 계절에는 온도가 더욱 급격하게 올라가므로 뒤집는 기간을 4-5일로 단축한다.


(깻묵풀기) 기름집에서 구해온 깻묵은 아주 단단하여 잘 풀리지 않는다. 망치로 때려서 으깨려면 힘도 들고 튀어나가는 가루가 많아 효율적이지 않다. 우선 구입한 깻묵을 바닥에 쌓아두고 물뿌리개로 물을 뿌려주면 나중에는 불어서 잘 풀리게 된다. 물을 한번 뿌리고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 또 뿌리고 하면 하루가 지나면 웬만큼 불어서 풀리게 된다. 물이 골고루 스며들게 해주면 아주 잘 풀린다.


(섞어 넣기) 모아둔 재료를 골고루 넣고 잘 섞어준다. 쌀겨는 물을 많이 먹으므로 물을 뿌려가면서 준비해둔 재료를 골고루 삽으로 뒤섞으면서 수분조절을 해준다. 수분은 전반적으로 약간 모자라게 해주는 것이 좋은 퇴비를 만들 수 있다. 퇴비재료를 골고루 섞어서 푸슬푸슬할 정도로 만들어 주면 적당한 수분이 된다. 손으로 꽉 쥐어짰을 때 손에 물기가 배어 나오는 정도가 적당하지만 이보다도 수분이 적게 되는 것이 좋다. 물기가 많으면 부패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섞어 넣을 때 밭의 흙을 전체 퇴비 중량의 30-40% 정도 넣어준다. 그러면 퇴비의 품질이 상당히 증가되는 작용이 있으며, 흙속의 미생물이 퇴비화 과정을 촉진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전에 만들어 사용하던 퇴비를 남겨 두었다가 전체 양의 5-10% 정도 섞어두면 미생물 공급이 원활하게 되어 퇴비화 과정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쌓아두기) 여러 가지 재료를 잘 비벼서 비가 맞지 않는 장소에 쌓아둔다. 쌓는 높이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기온이 올라가는 시기에는 조금 낮게 40-50cm 높이로 쌓아두고 겨울에는 조금 높게 60-70cm 높이로 쌓아둔다. 장소는 아무 곳이나 상관이 없지만 외부의 물기가 스며들지 않고, 위에 덮개를 씌워줄 수 있는 장소가 좋다. 야외에 쌓아두면 위에 비닐 등을 씌우고 다시 짚이나 낙엽 등으로 보온을 조금 해주어야 한다. 창고에 쌓아두어도 위에 짚으로 덮어주면 발효가 잘된다. 위에 짚 등으로 덮어두어야 주변의 파리나 벌레가 들어가지 않는다.

    쌓을 때 중간에 막대를 꽂아 두면 나중에 뒤집지 않고 막대를 뽑아주면 산소를 공급하여 뒤집는 효과를 조금 볼 수 있다. 그리고 막대를 꽂지 않아도 나중에 막대를 중간 중간에 찔러 주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뒤집기) 퇴비를 만들어 두고 1주일 정도 지나면 온도가 상당히 올라간다. 이때 한 번 뒤집기를 해주면 좋다. 퇴비전체를 끄집어내어 뒤섞어 다시 쌓아두고 위에 짚으로 덮어두면 된다. 이렇게 퇴비를 모두 끄집어내고 다시 쌓으려면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 뒤집기 할 때 수분이 모자라면 물을 뿌려가면서 수분 조절을 해주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만드는 경우 뒤집기가 비교적 수월하지만 작은 퇴비장에 쌓아 둔 경우에는 뒤집어 주기가 엄청난 노력이 들어가는 작업이 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막대기로 촘촘하게 퇴비더미에 구멍을 내어 공기가 잘 통하게 해주고 뒤집는 횟수를 종전의 반으로 줄이고 있다.

 

 

 

 

 


    뒤집기 할 때 엄청난 열기 때문에 김이 많이 발생된다. 처음 뒤집을 때는 간장을 달이는 냄새와 흡사한 냄새가 난다. 이후 뒤집는 횟수가 증가하면 점점 달콤한 향기가 나는 퇴비로 변화된다.


퇴비 이용하기

    퇴비를 쌓아두고 뒤집기를 3-4번 거치면 어느 정도 완숙퇴비가 된다. 비벼 쌓은 후 2-3개월이 지나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완숙으로 접어든다. 무엇보다도 퇴비에서 열이 많이 나지 않아야 완숙되었다고 할 수 있다. 퇴비에서 계속 열이 나고 있으면 발효과정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완숙에 가깝게 되면 냄새가 달콤해야 하며, 누룩 띄우는 냄새가 나야 좋은 퇴비이다. 사용 하려는데 아직까지 간장 달이는 냄새가 난다면 완숙된 퇴비가 아니다. 냄새와 열로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하다. 만든 기간이 3개월 넘어서고, 뒤집은 횟수가 4회를 초과하면 거의 완숙에 가깝다고 생각하면 된다. 퇴비를 끄집어낼 때는 위에 덮어둔 짚을 걷어내고 사용할 만큼 퍼낸 후 다시 짚으로 덮어두어야 한다. 그래야 파리도 덜 붙고, 습도도 유지되며, 잠자는 미생물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퇴비를 내는 모습>

    이렇게 만들어진 퇴비는 일반적인 퇴비라는 개념이 아니라 유기질비료로 보아야 한다. 보통의 퇴비보다는 양질의 재료인 깻묵, 쌀겨의 양이 많아 질소와 인산이 풍부한 거름이 된다. 다만 칼륨성분이 조금 모자라는 것이 흠이다. 이는 수시로 주변의 찜질방에서 재를 구해다 밭에 뿌려주면 보충이 된다. 예전에 나무를 연료로 이용할 때는 풍부하던 재료가 요사이는 구하기 힘든 재료가 되었다. 오래전에는 집에서 나온 재를 콩, 부추, 감자밭에 뿌려 주던 모습이 요사이 생각하면 아주 과학적인 농사법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밑거름으로 이용) 밭을 일구는 시기에 1m2에 2-3kg 정도 뿌리고 일구면 아주 좋은 밑거름이 된다. 물론 작물의 성질에 따라 투입하는 양을 조절하는 경험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거름을 많이 요구하는 고추, 가지, 오이 등의 작물에는 조금 더 넣어주고, 거름을 조금 요구하는 상추, 아욱, 고구마 등에는 조금 덜 넣어주어야 한다.


(웃거름으로 이용) 거름을 많이 요구하는 식물이라든가 밭에서 오랜 기간 열매를 맺는 과채류(토마토, 고추, 오이, 호박, 가지 등) 또는 부추, 파 등의 채소에는 반드시 웃거름이 필요하게 된다. 이때 만들어둔 퇴비를 이용하면 된다. 오이, 가지, 고추 등에는 한 번에 포기당 200g 정도를 넣어주면 된다. 줄기에서 20cm 떨어진 곳에 호미로 구덩이를 파내고 거름을 넣고 흙을 살짝 덮어주면 된다. 밭을 파내고 넣기가 불가능한 부추, 쪽파, 마늘 등은 골 사이에 거름을 넣고 짚으로 덮어 주거나, 골 사이를 조금 긁어내고 퇴비를 넣고 흙을 조금 덮어주면 된다.


좋은 퇴비

    요사이 대도시 주변에서 주말농장을 쉽게 볼 수 있고, 삽을 들고 밭에서 일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가끔은 주변의 주말농장에 들러 주로 어떤 작물을 가꾸는지 구경을 하곤 한다. 막 퇴비를 뿌려둔 텃밭에서 거름냄새가 많이 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냄새가 많이 나는 퇴비는 아직 덜 된 퇴비임을 알아야 한다. 좋은 퇴비의 조건을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다.


냄새가 나지 않을 것(나더라도 누룩 띄우는 정도의 냄새가 날 것)

수분이 적을 것

밭에 뿌려주고 난 뒤 6개월 정도 지나면 형체가 없어질 것


    어떤 퇴비는 밭에서 그 형태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주로 톱밥이나, 파쇄목으로 만든 퇴비이다. 완숙되지 않은 상태로 밭에 사용을 하면 파쇄목의 나무 조각이 그 형태를 오랫동안 유지한다. 겉보기는 밭이 온통 퇴비로 뒤덮인 형상을 하는데 그 밭에는 오히려 채소가 잘 자라지 못하는 현상을 보인다. 발효가 덜 된 나무 부스러기가 밭 흙과 섞여있어 수분을 잘 보존하지 못하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여 씨앗이 싹도 잘 트지 않고 자라는데 오히려 방해를 하는 꼴이 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퇴비를 이용하는 경우 믿을 만한 퇴비를 구해야 한다. 음식물로 만든 경우는 염분이 많아 피해를 주는 수가 있고,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경우 중금속오염 등이 염려된다. 그래서 작은 규모의 주말농장이라도 구석에서 퇴비를 만들어 이용하면 아주 양질의 거름을 이용할 수 있어 좋다.


물거름(액비) 만들기

    위에서 만든 퇴비는 효과가 아주 더디게 나타나는 거름이다. 보다 빠른 거름효과를 필요로 할 때는 물거름을 만들어 이용하면 된다. 만드는 방법은 반드시 이것이 정답이라는 외길이 아니라 자신의 형편에 맞게 만들어 사용하면 된다.


(만든 퇴비를 이용하는 방법) 위에서 만든 퇴비를 큰 항아리나, 고무통에 넣고 물을 부어 물속에서 미생물을 증식시켜 사용하면 된다. 이때 퇴비는 고운 망사에 넣어 물속에 담그면 된다. 망사는 스타킹 못쓰는 것이나, 양파망을 이용하면 된다. 재료는 물 50ℓ 당 퇴비 5-6kg과 흑설탕 1kg을 넣고 2주 정도 두었다가 사용하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 수시로 잘 저어준다. 집에서 가깝게 있을 때는 하루에 2-3차례 저어주면 좋은 물거름이 된다.


(깻묵액비) 위와 마찬가지로 물 50ℓ 당 깻묵 5-10kg, 흑설탕 1kg을 넣고 2주 이상 두었다 사용하면 된다. 이도 마찬가지로 하루에 2-3차례 잘 저어주면 좋다. 아니면 밭에 들릴 때마다 저어주면 질 좋은 물거름이 된다.

 

<깻묵액비를 만드는 모습 (2주 된 액비)>

(주의사항) 항아리나, 통을 잘 막아 파리나 벌레가 못 들어가게 해주어야 한다. 파리가 많이 꼬이면 구더기가 보이게 된다. 양질의 액비를 만들려면 통의 입구를 잘 막고 기포발생기(어항에 사용하는 소형 기포발생기)를 이용하여 공기를 넣어주면 좋다. 아니면 시간이 되는 대로 막대를 이용해 저어주어도 된다.



(사용법) 액체로 된 물을 떠내어 10-20배 희석하여 찌꺼기를 걸러내고 바가지 등으로 밭에 뿌려 주거나, 물뿌리개로 뿌려주면 된다. 잘 걸러내서 분무기를 이용하여 채소의 전면에 골고루 분사해 주는 방법도 있다. 이를 옆면시비(식물의 잎에 거름을 주는 것)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