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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 폭신, 스위트… 세 남자가 반한 캔디

bthong 2015. 8. 28. 09:19

 

롯데제과 '말랑카우'

전통적으로 여름은 과자·사탕 시장의 비수기다. 온도가 높아 녹는 경우도 많고 냉장 보관하지 않으면 맛이 없어져 휴대성도 떨어진다. 반면 봄과 가을은 과자 시장의 최성수기다. 소풍·나들이가 많고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녀도 상할 일이 없다. 그러나 예외가 하나 생겼다. 롯데제과의 말랑카우 캔디다. 이 사탕은 여름을 맞아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캠핑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후 꼬치에 끼워 구워 먹는 사탕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롯데제과 '말랑카우'
롯데제과의 말랑카우는 서양에서 캠핑 때 구워먹는 마시멜로처럼 ‘구워 먹는 사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말랑카우는 마시멜로보다 딱딱하지만 젤리보다는 부드럽다. /롯데제과 제공

마시멜로보다 딱딱하고 젤리보다 부드럽고

원래 꼬치에 구워 먹는 사탕으로는 마시멜로가 있다. 마시멜로는 말랑말랑한 식감을 가진 사탕. 서양에서는 캠핑을 하면서 마시멜로를 구워 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국내에는 이렇게 구워 먹는 사탕은 출시된 적이 없었다. 롯데제과는 바로 이 점에 착안했다. 캠핑 인구가 국내에서도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구워 먹는 사탕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롯데제과는 말랑카우 캔디를 마시멜로보다는 딱딱하지만, 젤리보다는 부드럽게 만들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끈적끈적하지는 않고 보송보송한 느낌을 갖고 있지만, 입안에 들어가면 녹는 것이 말랑카우 캔디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쫀득쫀득한 사탕이다.

처음에는 밀크맛 한 가지만 출시했다. 이후 다양한 맛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말랑카우는 출시 4개월 뒤 딸기맛을 선보였다. 또 지난해 9월부터는 포장을 책상·식탁·자동차에 놓고 다니며 먹기 좋게 만든 제품도 내놨다. 올해 들어서는 바나나 우유맛 말랑카우도 내놨다.

20개월 동안 500억원 판매

롯데제과의 시도는 의외로 잘 맞아떨어졌다. 2013년 12월 출시된 뒤 20개월 동안, 말랑카우는 500억원어치가 팔렸다. 봉지로 환산하면 약 4200만 봉지에 달한다.

롯데제과는 "소비자 반응은 초기부터 좋은 편이었다"며 "출시 5개월 이후 소매점 판매대에 제품이 갖다 놓기 무서울 정도로 잘 팔려 판매상들로부터 독촉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6개월 뒤에는 생산량을 늘렸고, 10개월 뒤에는 2차로 생산 설비를 확대했다.

말랑카우가 성공한 원인 중에 하나는 사탕의 주요 소비층인 10대뿐 아니라 다른 나이대에서도 골고루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사탕과 젤리 등을 꺼리던 소비자 중에 말랑카우는 좋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사탕이지만 딱딱하지 않고, 젤리나 캐러멜처럼 치아에 달라붙지 않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어린이는 물론이고 치아가 약하거나 의치를 한 노인도 부담없이 별다른 불편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낱개 포장으로 만든 것도 휴대성을 높여 매출을 높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롯데제과는 올해 초 말랑카우 수퍼레시피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공모 결과 나온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품의 포장지 뒷면에 인쇄하여 소비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측은 말랑카우를 이용한 사회공헌 활동도 벌이고 있다. 롯데제과와 아동을 위해 일하는 국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서울 명동과 홍대 앞에 인기 요리사를 초청해 말랑카우를 이용한 요리는 만드는 이벤트를 열었다. 주변에 몰린 소비자들이 이 요리를 먹어보고 느낀 대로 값을 지불했고, 그 돈을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하도록 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말랑카우는 SNS 등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중"이라며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