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熟年人生

'웰스'보다 '헬스'… 有病 장수시대, 노후 준비를 리모델링하라

bthong 2016. 10. 14. 09:35

[머니 은퇴백서] 소득 줄고 의료비 부담 늘고… 고령사회 '노후 파산' 남의 일 아니다

내년이면 우리나라는 유엔(UN)에서 정의한 '고령사회(aged society)'로 진입하게 된다.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서 '고령화사회'에 들어섰고 불과 17년 만에 14%에 도달해 '고령사회'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가 115년, 미국이 73년, 일본이 24년 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빨라도 너무 빠르다.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최근 '노후파산'이란 신조어에 대해 파장이 만만치 않다. '노후파산'이란 의식주 모든 면에서 자립 능력을 상실한 노인의 비참한 삶을 일컫는 용어로 일본 NHK방송의 한 프로듀서가 방송을 제작하면서 만든 신조어다. 일본 독거노인 600만 명 가운데 300만 명이 생활보호수준 이하의 연금으로 생활 중이며, 이 중 200만 명은 '노후파산' 상태로 특히 의료·간병서비스 이용도 어려운 '헬스푸어'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노후파산'이 더 이상 남의 일일 수만은 없다.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늘어나는 의료비 지출, 은퇴 설계 때 반드시 포함해야

현재 일본의 많은 고령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으면 병원에 가지 않는 선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이는 의료비의 부담이 커지게 되면서 빨라지는 '노후파산'의 악몽을 늦추려는 고령자들의 호구지책으로 보인다. 노후파산을 경험한 대다수는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30~40년간 저축과 연금으로 노후를 대비한 은퇴자다. 이들은 생각보다 수명이 늘어나고 노년에 배우자의 질병과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자녀 부양 등으로 인한 예기치 못한 지출 증가로 '노후파산'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빨라도 너무 빠른 고령화
韓, 17년 만에 '고령사회' 진입
이미 진입한 日 '노후 파산' 늘어
의료·간병 서비스 이용은 사치

-노년기 의료비 지출 늘어나는데
나이 들수록 부동산 자산에 편중
현금 부족해 의료비 부담 커져
주택연금·실손보험으로 대비를

국민건강보험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16년 3월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30만2904원으로 전체 평균(1인당 월평균 진료비 9만9315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이다. 생애주기에 따른 노년기 후기 보건의료비 지출은 전체 소비 지출의 15.5%까지 상승한다. 그 때문에 소득이 급격히 낮아지는 노년기의 의료비 지출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결국 유병장수 시대, 고령사회에는 은퇴 설계를 할 때 의료비가 늘어날 것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연령에 따라 소득 흐름 전략 바꿔야

일본에서 고령자가 노후파산에 이르는 과정은 아주 서서히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일본에서 '노후파산'을 당한 고령자는 단번에 파산 상태에 처한 것이 아니다. 은퇴 후에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 생활고에 빠지면서 남은 예금을 조금씩 쓰고, 부족하면 집을 팔고, 그러다 재산이 모두 소진되어 최종적으로 노후파산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가계자산의 부동산 편중이 심각하다. 부동산은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과 달리 쉽게 현금으로 바꾸기가 어렵다. 부동산에만 자산을 집중하다 보니 노후 '캐시푸어(cash poor)', 즉 충분한 유동성과 현금이 부족한 상태가 우려되는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0대의 자산 구성은 부동산 78.4%, 그리고 부채를 제외한 순금융자산은 1717만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사실 '노후파산' 위험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나이 들면 현금은 없는데 병원비로 큰돈을 써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60대 이후엔 주택연금 등의 방법으로 주택을 활용해 노후에 의료비를 충당하기 위한 현금 흐름의 크기를 키워 나가야 한다.

주택연금은 자신이 가진 집을 담보로 일정 금액을 매월 받는 역(逆)모기지 대출 상품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택연금 가입자의 평균 주택가격은 2억8000만원이고, 평균 월 지급금은 100만원 정도다. 20년을 불입한 국민연금 가입자의 월평균 수령액이 약 80만6000원인 것과 비교하면 주택연금은 노후에 현금을 확보하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웰스에서 헬스로' 위험관리 리모델링 필요

생애주기상 경제적 활동을 하는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재산을 축적하는 계획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노년기에는 축적된 재산을 유지, 보존하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간 열심히 마련한 집, 자동차, 저축, 투자금 등이 예측하지 못한 일이 생겨 한순간에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가장의 책임이 큰 시기에는 경제적 사망의 보장이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은퇴 이후에는 건강에 대한 보장이 중요해진다. 특히 60대 이후부터는 큰돈 들어가는 중대한 질병(CI·critical illness)과 같은 비급여 의료비 보장 중심의 위험관리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웰스(wealth·부)에서 헬스(health·건강)'로 위험관리의 목표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의 실손보험 가입률이 다른 연령에 비해 매우 저조하다. 특히 노후 대비 상품(연금, CI 등)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상해보험 위주로 가입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노후파산'에 대한 대비가 잘 갖춰졌다고 보기 어렵다. 앞으로 '헬스푸어' 대비를 위한 적절한 위험 포트폴리오 구성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