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등산

진한 솔香 따라 걷고, 또 걷는다

bthong 2017. 1. 19. 09:31


한국관광 100선, 울진군 금강소나무 숲길


울진 금강소나무숲 1280만 그루의 소나무가 빽빽하다.


소나무계의 대궐이라 할 만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소나무 천연림이자, 숙종 임금이 왕실의 황장봉산(黃腸封山)으로 지정한 숲.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 금강소나무 숲은 2247만㎡(약 680만평)의 면적에 수령 200년 넘은 소나무 8만 그루, 520년 된 보호수 2그루를 포함해, 수령 350년의 미인송, 수령을 짐작하기 어려운 울진 대왕금강송까지 총 1280만 그루의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1959년 육종림, 1985년 천연보호림, 2001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됐다.

거대한 줄기를 뽐내는 소나무를 배경으로 등산객들이 하나둘 산책로를 따라 걸음을 옮기고 있다. 수백 년 된 소나무가 뿜어내는 청청한 초록이 이들의 폐를 맑게 할 것이다. / 울진군청 제공


생태 경관뿐 아니라, 생물 다양성 등의 가치를 인정받은 금강소나무 숲은 지난달 28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가중요농업유산 제7호(임업유산 제1호)로 선정됐고, 1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선'에도 뽑혔다. 이곳 금강송의 평균 수령은 150년에 이르며, 나무 지름이 60㎝ 이상 되는 금강송 1600여 그루가 진한 솔 그림자를 뿌리고 있다. 금강소나무 군락지 수계(水系)인 왕피천과 광천 유역은 멸종위기종 수달과 산양, 삵 등이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우수한 산림 환경과 더불어 빼어난 자연경관뿐 아니라, 울진군 북면과 금강소나무 숲길엔 영동과 영서 지방의 물자를 교역하던 보부상이 다닌 십이령옛길과 산촌의 문화적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자랑거리는 산림청에서 국비로 조성한 제1호 숲길이다. 울진 지역의 우수한 산림자원과 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조성한 숲길로, 2014년 조성한 4·5구간 24.4㎞를 포함해 모두 5개 구간 65.5㎞ 길이다. 특히 농도 짙은 피톤치드의 뛰어난 치유 기능을 인정받아 '힐링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걷기 여행으로 대표되는 웰빙 관광지이자 자연을 그대로 살려낸 친환경 숲길이다. 매년 5월 개방한다.

임광원 울진군수는 "체험과 휴양 위주의 산림 생태 휴양단지 조성과 함께 동해안의 새로운 산림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해 착실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진군은 울진 금강소나무의 생태 문화적 가치의 연구성을 모색하기 위해 학술프로그램 '울진 금강소나무 재선충병 예방대책 심포지엄'도 매년 열고 있다.

소나무가 완성한 한 폭의 수묵화가 노을에 젖고 있다.


숲길은 예약탐방 가이드제로 운영돼, 탐방 3일 전까지는 꼭 예약해야 한다. 홈페이지(uljintrail.or.kr) 및 숲길 안내센터(054-781-7118), 울진국유림관리소 금강소나무생태관리센터(054-781-1201)로 문의하면 된다.


관동팔경길 따라 울진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망양정에서는 왕피천과 바다가 만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울진은 삼림욕과 해수욕, 온천욕이 가능한 천혜의 고장이다. 지리적으로 수도권에서 멀고, 덕분에 원시적 자연이 오롯이 살아 있다. 망양정에서 월송정까지 이어지는 관동팔경길(25km)은 울진의 해변을 대표한다.

[왼쪽/오른쪽]월송정 정자에 오르면 솔숲 너머로 푸른 바다가 넘실거린다. / 숙종이 '관동제일루'란 현판을 내린 망양정
옛이야기 가득한 정자, 정감 어린 포구, 솔숲 시원한 해변이 어우러진다. 망양정은 왕피천과 바다가 만나는 장면이 감동적이고, 망양 해변에 자리한 옛 망양정은 거친 파도 소리가 일품이다. 구산어촌체험마을에는 울릉도를 지키던 수토사(搜討使)들이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던 대풍헌이 있다. 신라 화랑이 머물던 월송정은 소나무 1만여 그루가 있는 숲에 들어앉아 쾌적하다.

솔숲이 일품인 구산해변은 삼림욕과 해수욕을 즐길수 있다.
울진의 산은 육중하다. 한때 강원도 땅이었으며, 사람의 발길 닿지 않는 골짜기에는 오지 마을이 남아 있다. 산과 계곡에는 우람한 금강소나무가 가득하다. 해변에도 울창한 솔숲이 많아 삼림욕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월송정 앞 해변에서는 갯메꽃과 갯씀바위귀를 볼 수 있다
울진 관동팔경길은 망양정에서 출발한다. 소나무 우거진 숲길을 200m쯤 오르면 시야가 열리면서 정자가 나타난다. 정자에 서면 심산유곡에서 흘러내린 왕피천이 바다와 몸을 섞는 감동적인 장면을 볼 수 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넓게 형성된 모래밭이 망양정 해변이다.

옛 망양정 앞의 해변은 바위들이 많아 파도 소리가 크게 들린다.
본래 망양정은 이곳에서 15km쯤 떨어진 기성면 망양리에 있었다. 1858년 울진 현령 이희호가 지금의 자리로 옮겨 세웠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희호는 울진에는 관동팔경이 하나도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당시 평해에는 월송정과 망양정이 있어 그중 하나를 달라고 했다. 망양정은 비록 본래 자리는 아니지만, 울진의 마을과 자연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명당이다.

기성면 망양해변 언덕에 자리한 옛 망양정
망양정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오산항을 거쳐 기성 망양 해변에 닿는다. 이곳 야트막한 언덕에 옛 망양정이 아담하게 복원되었다. 다시 정자에 올랐다. 우렁찬 파도 소리에 귀가 먼저 열린다. 정자 오른쪽으로 1km쯤 펼쳐진 망양 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과연 예부터 시인 묵객이 칭송한 풍광이 일품이다. 조선 숙종은 강원도 관찰사에게 관동팔경을 그려 오라고 해서 두루 감상한 뒤, 망양정이 가장 아름답다며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 친필 편액을 내렸다고 한다. 나중에 망양정을 친히 둘러보고 "이 바다가 변해서 술이 된다면 어찌 삼백 잔만 기울이겠는가"라며 호탕함을 과시했다.

망양정해변에서 바다와 즐겁게 노는 이명곤씨의 삼남매
해변으로 들어서면 거친 바위가 제법 많다. 정자에서 파도 소리가 크게 들린 것이 이 때문이다. 까르르, 3남매가 파도와 놀고 있다.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 이명곤 씨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고향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울릉도와 독도를 지키던 수토사들이 바람을 기다리던 대풍헌
[왼쪽/오른쪽]구산항 앞에는 독도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 예전 울릉도로 가던 뱃길이 시작되던 구산마을의 구산항
정겨운 포구가 그립다면 구산마을이 제격이다. 야트막한 야산을 등지고 들어앉은 집들이 항구를 바라본다. 마을 안쪽에는 정면 4칸, 측면 3칸으로 아담하게 지은 대풍헌이 자리 잡고 있다. 대풍헌은 조선 시대 울릉도와 독도를 지키기 위해 파견된 수토사들이 배를 타기 전, 바람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며 머무르던 곳이다. 수토사들은 구산항에서 울릉도로 갔다. 이런 인연으로 마을 사무실 건물 앞에는 독도 축소 조형물이 있다.

구산해변 솔숲은 텐트사이트로 인기가 좋다.
구산마을의 자랑은 울창한 솔숲을 품은 구산 해변이다. 솔숲에 들어가니 한기가 몰려온다. 구산마을 주민이 대대로 가꾼 숲이다. 여름철 솔숲에 텐트 치고 해수욕을 즐기면 더위는 안녕이다.

[왼쪽/오른쪽]월송정은 신라 화랑들이 풍류를 즐기던 유서 깊은 장소다. / 월송정의 시원한 내부. 울창한 솔숲 가운데에 자리해 시원하다.
구산 해변 모래밭이 끝나는 지점에 관동팔경 중 제일 남쪽의 월송정(越松亭)이 자리한다. 신라의 네 화랑인 영랑, 술랑, 남석랑, 안상랑이 솔숲에서 달을 즐기며 놀았다 하여 월송정(月松亭)이라고도 한다. 비가 갠 뒤 떠오른 맑은 달빛이 소나무 그늘에 비칠 때 가장 아름다운 풍취를 보여준다. 2층 정자에 오르니 소나무 위로 푸른 바다가 넘실거린다. 망양정처럼 장쾌한 전망은 아니지만, 솔숲과 어우러진 바다가 정겹다. 정자 주변은 소나무 1만여 그루로 둘러싸였다. 그윽한 솔향기 맡으며 산책로 따라 바닷가에 이르자, 모래에 뿌리 내린 갯메꽃과 갯씀바귀가 반긴다.

후포항 등기산공원은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다
관동팔경길은 월송정에서 끝나지만, 울진의 가장 남쪽 후포항까지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이 좋다. 후포항에 가면 등대가 있는 등기산공원에 올라보자.

등기산공원의 팽나무 쉼터. 바다가 앞마당처럼 펼쳐진다.
아래에서 보는 것과 달리 올라가면 의외로 넓은 평지가 나타난다. 등대에서 펼쳐진 후포항은 뒤로 백암산(1004m)과 낙동정맥 산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더욱 웅장하게 보인다.

불영사계곡에 자리한 민물고기생태체험관은 실내뿐 아니라 야외 전시관이 잘 갖춰져 있다.
[왼쪽/오른쪽]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꼬치동자개. 꼬리 치는 모습이 귀엽다. / 토종 어류인 갈겨니와 함께 노는 아이
울진의 해변을 구경했으면, 불영사계곡을 따라 경상북도 민물고기생태체험관과 불영사에 들러보자. 불영사계곡 하류에 자리한 민물고기생태체험관은 아이들과 방문하기 좋다. 민물고기생태체험관, 열대어전시관, 야외전시관 등으로 나뉘어 관람과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동선에 따라 관람하고 나면 각시붕어, 버들붕어, 꼬치동자개, 어름치, 가시고기, 갈겨니, 감돌고기 등 토종 물고기가 얼마나 예쁘고 귀한지 알 수 있다.

일주문에서 불영사로 가는 길에는 저절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체험관에서 나와 불영사계곡을 따라 15분쯤 올라가면 불영사 일주문을 만난다. 여기부터 절까지 오르는 길은 불영사계곡을 끼고 이어지며, 산비탈에는 미끈한 금강소나무가 가득하다.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10분쯤 걸으면 너른 터에 자리한 절 마당으로 들어선다. 마당에는 정갈한 고추밭이 인상적이다.

부처 그림자가 비춘다는 불영사의 연못. 어리연이 만개했다.

불영사는 65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큰 못에 있는 아홉 마리 용을 주문으로 쫓아내고 그 자리에 절을 지었으며, 서편에 부처 형상 바위가 있어 그 그림자가 항상 못에 비치므로 불영사(佛影寺)라 불렀다고 한다.
연못에는 부처의 그림자 대신 어리연꽃이 만개해 장관이다. 대웅보전 계단 양편으로 돌거북이 머리만 내민 모습이 재미있다. 두 마리 거북이 대웅전을 등에 업은 형상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불영사가 있는 자리가 화산(火山)이어서 불기운을 누르기 위함이라고 한다. 돌거북 위에는 풍경에 걸린 물고기 한 마리가 유유히 하늘을 헤엄친다. 은은한 풍경 소리가 절 마당을 가득 메운다.


<당일 여행 코스>
망양정→망양 해변(옛 망양정)→구산어촌체험마을→월송정→후포항 등기산공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망양정→망양 해변(옛 망양정)→구산어촌체험마을→월송정→후포항 등기산공원
둘째 날 / 경상북도 민물고기생태체험관→불영사

관련 웹사이트 주소

울진군 문화관광 tour.uljin.go.kr
구산어촌체험마을 gusan.seantour.com
경상북도 민물고기생태체험관 www.fish.go.kr
불영사 bulyoungsa.kr


문의전화

망양정 054)789-6921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2
구산어촌체험마을 054)788-5312
경상북도 민물고기생태체험관 054)783-9413
불영사 054)783-5004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울진,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6회(07:10~20:05) 운행, 약 4시간 20분 소요.
대구-울진, 대구동부정류장에서 직행 하루 12회(09:00~18:10) 운행, 약 3시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대구동부정류장 1666-0017, www.gobus.co.kr/bus.asp?src_gubun=easter


자가운전 정보

중앙고속도로 풍기 IC→안정교차로→가흥교차로→원당로→파인토피아로→36번 국도→분천삼거리→금강송면→망양정


숙박 정보

백암스프링스호텔 : 온정면 온천로, 054)787-3007(굿스테이)
통고산자연휴양림 : 금강송면 불영계곡로, 054)783-3167
구수곡자연휴양림 : 북면 십이령로, 054)789-5470
백암온천호텔피닉스 : 온정면 온천로, 054)787-3044
구산어촌체험마을(민박, 캠핑) : 기성면 구산봉산로, 054)788-5312


식당 정보

칼국수식당 : 칼국수·회국수, 울진읍 읍내1길, 054)782-2323
미정식당 : 가자미조림·갈치조림, 후포면 후포4길, 054)787-9569
망양정횟집 : 활어회·해물칼국수, 근남면 망양정로, 054)783-0430
왕돌수산 : 활어회·대게 요리, 후포면 울진대게로, 054)788-4959


주변볼거리

금강소나무숲길, 죽변항, 덕구온천, 울진엑스포공원 등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