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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이젠 손짓 따라 움직인다

bthong 2017. 6. 3. 08:31

1인 1드론, 마이 드론 시대
300g 소형 '스파크' '팜 콘트롤' 기술 접목해
드론에 달린 카메라가 얼굴·손 인식 후 움직여
빠르게 움직이는 IT기업… 스냅·아마존 등 드론 관련 투자 확대

지난 30일 경기도 용인 기흥구 마북동에 있는 실내 드론 비행장 'DJI아레나'. 중국 드론 제조사 DJI의 직원이 공중에 떠 있는 소형 드론 '스파크'에 손바닥을 보여준 뒤 서서히 위아래로 움직이자 드론이 손바닥을 따라서 올라갔다 내려왔다. 드론 조종기에는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손바닥의 움직임으로 드론을 조종한 것이다. 현장에 모인 관람객들 사이에서 '우와'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신형 드론 스파크는 탑재된 카메라로 이용자의 얼굴과 손을 인식해 손짓을 따라 움직이는 '팜 콘트롤'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다. 시연자가 드론을 향해 손바닥을 내밀고서 한 바퀴를 돌자 드론도 따라 돌았다. 시연자가 안녕이라고 할 때처럼 손을 흔들자 3m 뒤로 물러나며 촬영할 준비를 했고, 두 손으로 네모난 액자 형태를 만들자 셀카를 찍었다. 양손을 벌려 와이(Y) 자를 만들었을 땐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스파크의 본체는 5.2인치 스마트폰보다 작고, 무게는 300g으로 350㎖ 캔 음료보다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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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DJI의 소형 드론 ‘스파크’ 출시 행사에서 시연자가 손짓으로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 블룸버그

손짓으로 움직이는 취미용 드론…1t짜리 화물 운송하는 산업용 드론

드론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격이 비싸 일반인은 선뜻 구매하기 어려웠고, 산업용 드론 기기는 시험 운항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기술 발달과 함께 그 같은 장애물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1위 드론 업체 DJI는 지난 2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신제품 스파크를 499달러(국내 출시가 62만원)에 내놨다. 이전까지 이 회사의 가장 저가 모델이었던 매빅프로(999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일반인을 타겟으로 가격을 낮춰 개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액션 카메라로 유명한 미국 고프로는 올 5월에 국내에 취미용 드론 카르마를 처음으로 내놨다. 20분 정도 비행할 수 있는 이 제품은 공중에 떠서도 흔들림 없이 고화질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169만원으로, 노트북 한 대와 비슷하다.

오승환 경성대 교수(사진학)는 "드론 가격이 과거보다 많이 떨어졌고, 휴대하기에도 편해졌다"며 "드론 조종도 점차 직관적으로 바뀌면서 별도로 조종법을 배우지 않고도 누구나 드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처럼 웬만한 성인들이 모두 드론 한 대씩 갖는 시대가 조만간 온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또 "앞으로 드론은 깜깜한 길에서는 불을 밝혀주고, 등산을 하다가 조난이 됐을 땐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알려주는 것과 같이 소형화되고 개인화될 것"이라고 했다.

산업용 드론 시장은 지난해 3억9000만달러(약 4380억원)에서 2025년 65억달러(약 7조293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닷컴은 1t이 넘는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중형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베이징 인근과 쓰촨성, 장쑤성, 산시성 등지에서 드론을 활용한 배송을 시험했었다. 1t짜리 화물용 드론이 상용화되면 오지에서 재배한 과일·채소 등을 실어 도시로 나를 계획이다.

중국 드론 전문업체 이항은 오는 7월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도로교통청(RTA)과 유인(有人) 드론 택시를 시범 운행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드론에 탑승한 뒤 기내에 있는 태블릿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동 운항하는 1인용 택시 방식이다. 이항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유인 드론 '이항 184'를 선보였다.

미국 드론 제조업체인 3DR은 일본 소니와 함께 건설 현장용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건축물이 지어질 위치 주변을 촬영하거나 사람이 직접 가기 어려운 교량 등을 점검할 때 쓰일 예정이다. 일본 카메라 회사인 캐논은 이달 재해 대책용 드론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산업용 드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 캐논은 지난해 9월 산업용 드론 제조사인 프로드론에 1억엔(약 10억원)을 투자했다.

스냅, 아마존 등 인터넷 기업들도 드론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소형 드론 제조업체인 컨트롤미로보틱스를 약 100만달러에 사들였다. 아마존은 올 3월 자체 개발 드론 '프라임에어'의 배송 시연을 가진 데 이어 최근 프랑스 파리 외곽에 드론 연구개발 센터를 만들고 자체 관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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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가운데) DJI '스파크' / (오른쪽) 제로제로 로보틱스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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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가운데) DJI '스파크' / (오른쪽) 이항 '이항 184'

드론 확산 정책에 앞다퉈 나서는 각국 정부

각국 정부도 드론 확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달 드론 화물 배송을 도입하는 로드맵을 확정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산간지역에서 드론으로 화물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허용하고, 2020년대에는 주요 도시에서도 드론 화물 수송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값싸고 편리한 드론 배송을 확산시켜 일본 전역의 물류 경쟁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일본 경쟁력 강화(日本再興)' 정책의 일 환이다.

중국 정부는 이달부터 드론 소유주 실명 등록제를 실시한다. 드론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민간 드론 시장은 해마다 50%씩 급증하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54억위안(약 8975억원), 내년은 81억위안(약 1조346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나라 국토교통부는 최근 송전탑과 교량 등 시설 점검에 드론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02/201706020190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