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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뉴욕 김지연 매니저

bthong 2007. 6. 6. 12:52

 

  • 미(美)의 여전사, 美를 노린다…
  • 글로벌 비즈닛스 여성이 뛴다 <2>아모레퍼시픽 뉴욕 김지연 매니저

    한손엔 아름다움, 한손엔 비즈니스
  • 뉴욕=손정미 기자 jmson@chosun.com
    입력 : 2007.06.04 22:34 / 수정 : 2007.06.0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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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4일 뉴욕 5번가에 있는 버그도프 굿맨(Bergdorf Goodman) 백화점. 이곳은 미국에서도 100만달러 소득을 가진 자 중 상위 2%를 대상으로 하는 세계적인 고급 백화점으로 유명하다. 버그도프 굿맨에 자리 잡은 아모레퍼시픽(옛 태평양) 매장에서 판매원 브리아(Brea)씨가 손님에게 ‘틴티드(Tinted) 트리트먼트 모이스처라이저’ 제품을 권하고 있었다. 브리아씨는 “보습제같이 피부 기초관리를 해주면서 얼굴에 파운데이션처럼 컬러를 입힐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이 미국에 선보이기까지 아모레퍼시픽 뉴욕지사 김지연 매니저(34)의 역할이 컸다. 그는 지난 3월 뉴요커들이 두꺼운 화장을 싫어하고 동양 여성처럼 촉촉한 피부를 원한다는 점을 파악, 본사에 제품 개발을 건의했다. 김씨는 특히 미국 여성의 피부에 맞는 색상을 주문했고, 이 색상들이 현재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뉴욕지사는 2002년 세워졌지만 김씨가 합류한 것은 작년 6월. 아모레퍼시픽이 본격적인 글로벌 비즈니스를 내세우면서,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해외 주재원으로 발탁됐다. 그는 서울 본사에서 미국 등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을 담당하면서 적임자로 꼽혔다. 김씨는 “세계 트렌드의 심장인 뉴욕에서 서양인이 열광할 ‘아시아의 미(美)’를 찾아 제품에 녹이는 것이 내 임무”라고 밝혔다.

      김씨는 작년 뉴욕에 도착한 뒤 ‘아시아의 미’를 찾기 위해 연구에 들어갔다. 동양의 오행(五行·우주 만물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기)을 주제로 한 마사지 강의를 수강했다. 수강생들이 아시아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이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아시아 스타일을 추구하는 뉴요커들의 취향을 따라잡기 위해 최근에 뜨고 있는 레스토랑과 찻집을 찾아 다니며 이들의 소비 패턴을 연구했다.


      첫 여성 해외주재원… 남편 두고 건너와
       “세계 트렌드 심장 뉴욕을 열광시키겠다”
      최고 500弗 녹차성분 제품으로 큰 호응
        


      이 과정에서 김씨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글로벌 브랜드인 ‘타임 레스폰스’ 제품에 녹차 성분을 더 많이 넣고 마케팅적으로 부각시키자고 제안했다. 뉴욕의 고소득층이 녹차(Green tea)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것을 간파해 제품에 반영한 것이다. 제품 가격이 많게는 500달러에 달하는 ‘타임 레스폰스’ 제품은 녹차 성분을 강화했고,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세계 최고 멋쟁이들이 모이고 커리어우먼들이 선망하는 뉴욕이지만 김씨가 정착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회사원인 남편은 서울에 남아야 했기 때문에 혼자 모든 일을 감당해야 했다. 아파트를 구하고, 운전면허증을 따고, 침대와 식탁을 사서 혼자 조립하고…. 영어로 하는 비즈니스도 부담이 됐다. “처음엔 불면증에 걸려 ‘여기서 뭐 하고 있나’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러나 자정이 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월 스트리트를 보면서 세계 경제의 중심에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났어요.”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3년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미국 백화점 24곳에 매장을 열었다. 김씨는 “회사가 글로벌 경쟁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퇴근 후 브랜드 관련 강의를 듣고 있고, 6월부터는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위한 강의를 들을 예정이다.

      “뉴욕에는 능력 있고 멋진 여성들이 많아요. 이들에게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자랑스럽게 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