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물영아리오름

bthong 2013. 5. 7. 14:28

산정호수가 아름다운 물영아리오름

 

계절이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산과 들엔 푸르름으로 가득합니다.
습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생명이 살기는 하는 것일까’ 내내 고요하던 습지에 소리도 없이 싹이 돋고 새가 내려 앉더니 요즘은 생명의 꽃들로 가득합니다.


  람사르 습지 - 물영아리오름 습지 
하천과 연못, 늪으로 둘러싸인 습한 땅인 습지는 자연적인 환경에 의해 항상 수분이 유지되기에 수많은 생물들이 모여 사는 생명의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습지보호는 이제 한 국가만의 일은 아니어서, 국제적으로는 ‘람사르 협약’을 통해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징을 가진 곳이나 희귀동식물종의 서식지, 또는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여 보호하고도 있습니다.
제주의 물영아리오름 습지는 생태학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국제습지조약에 등록되어 보호받고 있는 람사르습지입니다.


  독특한 산정호수와 다채로운 숲길, 트래킹 코스로도 인기 만점  
물영아리 오름에는 산신이 노하면 분화구 일대가 안개에 휩싸이고 천둥번개와 더불어 폭우가 쏟아진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이름이나 전설부터 범상치 않은 이 오름 정상에는 산정호수가 자리하고 있지요. 바로 람사르습지 - 물영아리오름습지입니다.
제주에는 한라산을 포함해 368개의 오름이 있습니다. 오름들 중 상당수는 원형 분화구를 간직하고 있지요. 그러나 큰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고 땅속으로 바로 투과되는 제주도의 지형적 특성상 산정호수를 지닌 오름은 한라산의 백록담, 사라오름, 물찻오름, 물장오리오름 등 손에 꼽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물영아리오름습지는 그래서 더욱 특별한 곳입니다. 제주에서도 드물게 산정호수를 볼 수 있는 오름 중 하나이기 때문이지요. 식생 또한 다양합니다. 너른 초원 위에 우뚝 솟은 분화구 중턱까지는 깊은 삼나무 숲이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합니다. 산정에 가까워지면 식생은 급변해서 활엽수로 가득하지요. 깊은 활엽수림을 어느 정도 지나면 하늘아래 신비로운 호수 하나가 돌연 모습을 드러냅니다.


다양한 식생과 신비로운 산정호수를 볼 수 있기에 물영아리오름은 오래 전부터 오름트래킹 코스로도 인기를 모아온 곳이지요. 자, 신비로운 물영아리 습지를 한번 탐사해볼까요? *^.^*

 

▲ 물영아리오름 가는 길 : 물영아리오름은 남원읍 수망리 중산간지역에 위치해 있기에, 이곳으로 가노라면 아름다운 숲과 제주의 수많은 오름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드라이브코스로도 참 좋은 곳입니다.

 

▲ 밖에서 볼때는 그저 완만한 언덕처럼 보일 뿐이지만,  잠시만 걸어 오름 속으로 들어가면 깊고 깊은 삼나무숲이 드리운 녹음과 이국적인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 숲에는 삼나무만 사는 것이 아니지요. 모진 세월 살다 간 나무둥치 하나에도 이토록 무수한 생명들이 살아갑니다.

 

 

▲ 그 흔한 고사리잎 하나일 뿐이건만 자꾸 바라보노라면 생명의 신비로움이 느껴지지요.

 

 

 

▲ 깊은 삼나무 숲길을 지나 산정 가까이 올랐다 싶으면 식생은 갑자기 깊은 삼나무숲에서 무성한 활엽수림으로 바뀝니다.

 

▲ 물영아리오름습지 : 활엽수림을 조금만 지나면 모습을 드러내는 산정호수. 바로 물영아리오름 습지이기도 합니다. 맑은 날에는 파란 하늘과 구름을 고스란히 담아내 더욱 신비롭게 반짝이는 곳입니다.

 

 

 

 

▲ 그저 평범한 호수, 혹은 습지로 보일 뿐이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지요. 이 작은 호수에만도 멸종위기종 2급인 물장군과 맹꽁이를 비롯하여 물여귀 등 210여종의 습지 식물, 47종의 곤충, 8종의 양서류와 파충류 등이 서식한다 합니다. 이곳으로 와서 물을 마시는 육상생물과 숲 어느곳엔가 보금자리를 틀었을 새들 또한 무수할 터이지요.

 

보그맨을 아시나요? (사진출처 : 위키백과)

 

 

물영아리오름 습지는 한국에서 드물게 이탄습지라서 더욱 특별하다 합니다.

이탄습지의 특징 중 하나는 습지의 특성상 습지의 침전물이 잘 썩지 않는다는 점~!
이탄 습지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사람 하나가 있지요. 바로 덴마크의 한 농부가 습지에서 이탄을 캐다가 발견했다는 보그맨(Tollund Man)입니다. 보그맨(Tollund Man)으로 불리는 이 사람이 생존했던 시기는 무려 2400년 전. 한데도 입고있는 피복이나 피부조직까지 썩지 않은 채 발견되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었지요.

 

  이탄습지란? 

이탄(泥炭, peat)은 햇수가 오래지 않아 완전히 탄화하지 못한 석탄의 일종이다. 발열량이 적으며 연탄의 원료로 쓰인다. 이탄은 석탄이 만들어지는 첫 번째 단계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층 모양으로 이루어진다. 엷은 색깔을 띠는 위층은 죽은 나무·관목·이끼 등이 얕은 산성수에서 썩어서 만들어진다. 이런 물질이 물이나 그 위에 쌓인 다른 나무 때문에 압축되면 이탄이 된다. 90%가 물로 되어 있어 마치 진흙처럼 보인다.
이탄습지이탄습지(peatland)는 이탄이 쌓여서 만들어진 습지이다. 시대별 퇴적물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사 연구에 중요 자료가 된다. 2008년 2월 19일 대한민국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오대산 해발 1170m 부근에서 이탄습지 한곳을 발견하였다. 관리공단은 해당 습지를 특별보호구로 지정했다.

- 자료출처 : 위키백과

 

 

 

▲ 흥미로운 사실은 보그맨(Tollund Man)이 밧줄에 매달린 채 발견되었다는 사실~!

 

이 사람은 노예였을까요? 아니면 교수형을 당한 후 이곳에 버려진 것일까요? 어쩌면 물영아리오름 습지에도 사람은 아닐지라도 지난 시절 제주에 살았던 동물들의 미라가 숨어있을른지도 모르는 일이죠.
어떤 분들은 이 곳에 오셔서 이탄습지나 보그맨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시면 이런 말씀을 종종 하십니다.
[너, 2400년 후 발견되지 않으려면 앞으로 나한테 잘 해~!!]
[넵, 알아서 뫼시옵지요. *^.^*]

 

 

 

▲ 천남성 : 제가 물영아리 오름에 올랐던 시기는 5월 초순즈음. 여기저기 천남성이 신비로우면서도 수줍은 모습으로 무더기로 꽃을 피우던 시기였지요. 그러나 이녀석, 조심해야 합니다. 이녀석의 뿌리는 독성이 강해서 민간에서는 이 녀석의 약초물을 우려두었다가 천연살충제로 사용할 정도라니요. ^^

 

 

▲ 새우란 : 물영아리오름 어딘가에는 새우란이 무더기로 피어나고 있답니다. 그러나 장소는 묻지 마시길! 이 사진 역시 물영아리 오름이 람사르습지로 지정되기 전 오름 이곳저곳으로의 탐방이 자유스러울 때 그 어딘가에서 촬영했던 오래전 사진이니요.

 

 

 

 

 

 

▲ 금새우란 : 물영아리오름 그 어딘가에는 매년 5월 초면 금새우란도 화사하게 피어난답니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탄성이 절로나는 녀석이지요. 그저 집 앞 화단이나 화원의 화분이 아니라 자연에서 싹터 꽃이 피는 야생초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뛰어넘어 자연의 신비로움을 경험케 합니다.

 

 

 

 

 

 

 

▲ 비단 금빛으로만 피어나야 화려한 것은 아니지요. 깊은 숲 응달에서 피어나는 이름 모를 나무의 검은 새싹도 신비로움으로 반짝입니다.

 

▲ 물영아리오름 근처에서 만난 화사 : 화사라 했지만 꽃뱀인지는 저도 확신할 수가 없군요. 사실 저보다는 저 녀석이 더 깜짝 놀란 듯합니다. 그러고 보니 잊었던 게 있습니다. 이곳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이곳에 사는 동식물들이 주인이라는 사실! 발소리조차 조용조용 해야할 일입니다.

 

▲ 내려가는 길... 다시 깊은 삼나무숲이 이어집니다. 오늘 피톤치드로 가득한 삼림욕, 제대로 하는군요~!! *^.^*

 

▲ 좁은 나무데크 사이로도 싹을 틔운 생명... 그 생명의 신비에 다시한번 눈을 떠볼 수 있던 산책이었지요.

 

 

 

 

물영아리오름습지 트래킹을 위한 팁 :
- 길찾기 및 주차장 : 물영아리오름은 제주의 다른 오름들에 비하여 아스팔트길 바로 옆에 있어 진입로를 찾기 쉬울뿐더러 입구엔 생태탐방안내소와 주차장도 있고 또 웬만한 네비게이션에서 안내가 되니 쉽게 탐방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 여문영아리오름과 더불어 트래킹 : 물영아리오름 바로 옆에는 여문영아리오름이 마치 쌍둥이처럼 솟아 있습니다. 물영아리오름 정상에서는 전망이 없는 반면, 여문영아리오름에서는 남원읍 일대와 한라산이 훤히 바라다보이는 조망을 감상할 수 있으니 여문영아리오름까지 트래킹 하신다면 제주오름의 다양한 매력을 더욱 만끽하실 수 있을겁니다.
- 유의점 하나 : 단, 이곳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소중한 생물들이 사는 곳임으로 집 주인은 동식물들입니다. 깨끗한 탐방은 물론이거니와 노래나 고성 또한 삼갑시다.
- 유의점 둘 : 여문영아리오름과 물영아리오름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른 편입니다. 그러나 그리 길지는 않으니 산행에 익숙치 않은 분들이시라도 중도 포기하지 마시고 20여분 천천히 숲을 즐기시며 올라보시길.

 

 

2km
0m
ⓒ 2013 Daum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산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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