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BDS

벌써 2만명이 새 둥지… 아파트값 3배 뛰어

bthong 2007. 6. 6. 13:36
  • 매일 집채만한 트럭이 왔다갔다
    아직 대형마트·음식점 없어 불편…
    주민 “미래 가치 기대하며 생활”
  • 허윤희 기자 ostinato@chosun.com
    입력 : 2007.06.04 23:30
    •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송도국제도시 중심가. 송도에는 현재 5700가구 2만여 명이 입주해 살고 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 현재 송도는 ‘공사중’이다. 큰 갯벌을 매립하기 위해 집채만한 트럭들이 오가고, 도심 곳곳에선 각종 기반시설과 건축물 공사가 한창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도시의 삶이 숨쉬고 있다. 2만여 명이 입주해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부동산값, 교육열 등이 인천시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아 ‘인천의 강남’이라고도 불린다.

      현재 풍림·금호·대우·성지·한진·현대 아파트 등과 대우·위드 건설의 주상복합 등 약 5700세대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입주를 마쳤다.

      전체 11개 공구 중 현재 1~4공구 385만평의 매립이 끝났고, 그 중 2공구 아파트에 입주가 끝난 것. 4공구는 분양은 완료됐으나 입주는 아직 안된 상태다. 입주가 끝난 아파트 평형은 모두 30평형 이상. 30~32평형이 3701가구로 주류를 이루고 있고, 40~60평대도 골고루 분포돼 있다. 90평대도 6가구가 있다.

      아파트값은 인천의 다른 지역에 비해 거의 2배 정도 높다. 32~33평형의 경우 5억5000만~6억원선이다. 평당 17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다. 분양가가 평당 600만원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입주 후 1년반 만에 분양가 대비 3배 정도 급상승한 것.

      송도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송도지구는 기반시설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인데도 부동산값이 급등하고 있다”며 “벌써 경기도 분당과 서울 목동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9월 송도국제학교가 문을 열고 연세대 등 대학들이 들어오는 등 호재가 많아 수도권에서 개발 기대감이 가장 높은 곳”이라고 했다.

      전세값도 뛰고 있다. 2005년 입주가 시작될 때 33평형의 전세가격은 7000만원. 2년이 지난 지금은 1억2000만~1억5000만원 정도로 올랐다. 수도권 전체적으로 집값·전셋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송도 현지의 부동산중개업 관계자와 주민들은 아파트 가격이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제도시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사업이 가격상승의 호재로 작용할 거라는 기대감이다.

      송도 주민들은 교육에 대한 관심도 서울 대치동 못지 않다. 송도국제도시엔 현재 초등학교가 2개, 중·고등학교가 각각 1개씩 있다. 4개 학교에 142학급, 학생수는 모두 5000여명.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은 내년 9월 문을 여는 송도국제학교다. 정원의 30%를 내국인으로 채우기 때문이다. 국제학교 개교를 앞두고 현재 영어학원 7~8개가 성업 중이고, 국제학교 대비반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 송도에서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는 최모(35)씨는 “시험 때만 되면 초등학생들도 시험공부 하느라 피아노 학원에 안 올 정도로 교육열이 높다”며 “아이를 국제학교 보내려고 다른 곳에서 일부러 이사 오기도 하고,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우리 아들 다니는 학교만 해도 한 반에 5% 정도는 외국에서 살다 온 애들이래요. 우리 아파트에도 외국에서 살다 온 애들이 많고. 엄마들 사이에선 이곳 중학교에 전학 오려면 새벽부터 줄 서야 한다는 말까지 떠돈다니까요.”

      하지만 아직 생활 여건이 편한 것은 아니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아직은 불편한 점이 많지만 미래가치를 기대하며 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중교통도 불편하고, 그 흔한 대형마트도 없다. 2005년 9월 아파트를 분양 받아 살고 있다는 주부 김모(35)씨는 “전철도 없고, 시내버스 노선도 3개뿐이라 차 없이는 이동하기 힘들다”며 “인천지하철이 연결되는 2009년까지는 불편을 각오하고 있다”고 했다.

      “아파트 단지 안에 상가가 있긴 한데, 대형마트가 없어서 장 보러 인근 연수동까지 나가야 해요. 아직까진 외식할 만한 식당도 많지 않고…. 그래도 유흥가가 없는 건 좋아요.” 주부 김하나(32)씨는 “주말에는 온 가족이 (송도에서 30분쯤 떨어진 인천시내 번화가인) 구월동까지 가서 쇼핑도 하고, 외식도 한다”고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치안이다. 12.66㎢ 면적에 2만여명이 살고 있지만, 최근까지 파출소가 없어 ‘치안부재 도시’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월 초등학생 박재민군 유괴·살해 사건이 일어나고서야 부랴부랴 송도국제도시 파출소가 문을 열었다. 그것도 컨테이너 박스 2개를 개조해 만든 사무실이다.

      그래도 주민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다. 김모(남·50)씨는 “여기저기서 대규모 건축공사가 진행 중이라 소음이 심하고 먼지도 많지만, 새 아파트라 쾌적하고 동 간 간격이 넓어서 좋다”고 했다. “앞으로 발전할 곳이니까. 그래서 지금 이렇게 공사중인 거 아닙니까. 공원도 생기고, 문화공간, 첨단시설들도 많이 들어오면 서울 강남보다 더 살기 좋은 동네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