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바람속의 휴식, 셰프의 요리 ::: 제주에선 "한번"에 즐긴다

bthong 2014. 7. 4. 07:27

 

입력 : 2014.07.03 04:00 | 수정 : 2014.07.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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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요즘 들끓는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 각지에서 제주로 향하는 항공편만 일주일에 무려 2562편. 서울(김포)과 부산(김해)을 비롯해 광주·청주·군산 등 13개 공항에선 끊임없이 제주로 비행기가 날아오른다. 대구공항도 올해 제주로 향하는 저가항공 취항을 새로 대폭 늘렸다.

 

레스토랑 '채우다'의 조식. 전복밥과 미역국, 전과 갖가지 반찬이 나온다.

지금 사람들이 끊임없이 제주로 향하는 새로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저비용항공사와 지방공항 노선이 크게 늘어난 데다 소셜 커머스까지 활발해지면서 제주항공권이 크게 저렴해졌고, 숙박과 미식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구르메 스테이(Gourmet Stay)'가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유명세를 떨친 요리사들도 최근엔 제주에 앞다퉈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 1층을 디저트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새롭게 재단장하거나 메뉴를 강화한 곳도 크게 늘었다.

숙박과 미식을 한 번에…'구르메 스테이'

 '이꼬이&스테이'의 1층 식당 모습

서울 동부 이촌동의 심야식당으로 유명한 '이꼬이'의 정지원 셰프는 최근 제주시 공항 근처인 일도 일동에 숙박과 음식점을 결합한 '이꼬이&스테이'를 열었다. 1층은 식사와 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일본식 선술집이고, 2~3층은 가족 단위 손님이 묵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다. 문을 연 지 몇달 안 됐지만, 이미 잡지사 기자·스타일리스트 등이 한 번씩은 다녀간 제주의 새로운 명소(名所) 가 됐다.

먼지 한톨 없는 깔끔한 게스트하우스. 나 홀로 여행족이 묵을 수 있는 작은 방부터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함께 잘 수 있는 큼직한 방까지 갖췄다. 아침엔 정 셰프가 직접 차린 정갈하고 소박한 일본식 가정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제주시 일도 일동 1306-11, 1인실 7만원·4인용 가족실 18만원, 070-8239-9408

 

 미니멀한 건물, 정갈한 조식을 자랑하는
제주 스테이 '비우다'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에 있는 제주 스테이 '비우다'는 말끔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게스트하우스라기보단 부티크 호텔에 가깝다. 방엔 TV가 없다. 13세 미만의 아이는 입실할 수 없다. 방 한쪽엔 책이 쌓여 있다. 숲으로 트인 발코니엔 의자와 탁자가 놓였다. 권지민 대표는 "이곳에서만큼은 조용히 머릿속을 비우고 고요한 시간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레스토랑 '채우다'에선 조식을 즐길 수 있다. 궁중음식기능보유자 황혜성에게 사사한 이기숙씨가 직접 만든 조식으로, 양식과 한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양식으론 전복 스테이크와 구운 야채, 과일 등이 함께 나온다. 한식으론 전복밥과 미역국, 전과 갖가지 반찬이 나온다.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1534, 스탠더드룸 주중 24만원 주말 27만원, 7~8월 성수기 33만원(2인 기준, 조식·부가세 포함), 064-739-5004, www.biuda.kr

 

 '비스트로 이안'의 에피타이저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근처에 있던 '비스트로 이안'의 김이안 셰프가 제주에 내려와 새롭게 연 퓨전 양식 레스토랑. 레스토랑은 펜션 '더 머뭄'과 연결돼 있다. 김이안 셰프는 "제주에서 꼭 회만 먹으라는 법 있나. 숙박객들이 편하게 내려와 퓨전 이탈리안이나 퓨전 프렌치 음식을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열었다"고 했다.

점심 코스 가격은 2만3000원. 예약하고 가야 한다. 064-792-6000. 객실 두 개와 욕조가 있는 화장실, 베란다가 포함된 펜션 '더 머뭄'의 방은 주중 30만원, 주말 35만원, 7~8월 성수기 38만원. 064-792-6006, 6116

기존 숙소들도 너도나도 '구르메'

기존 숙소들도 '구르메 스테이'로 재정비에 나섰다. 호텔 제주신라(064-735-5114)는 최근 '프라이빗 조식'을 강화했다. 조식을 방 발코니에서 가족들끼리만 즐길 수 있다. 안락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소위 '글램핑 패키지'에도 식도락을 추가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져온 던지니스 크랩(Dungeness Crab) 찜 요리 등을 코스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제주신라호텔 홍보팀 김수진씨는 "설문조사를 해 보니 숙소를 찾는 이들의 절반 이상이 조식이나 식사 같은 미식(美食) 때문에 호텔을 재방문하더라"고 했다.

 

 호텔 제주신라 글램핑에서 즐기는 던지니스 크랩

 

제주시 용담동 펜션 '오다'는 1층 카페 '닐모리동동'에서 판매하는 한라산 빙수와 솜사탕 아포가토 등의 메뉴 덕에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제주 핀크스 포도 호텔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파는 왕새우 튀김 우동 덕을 보는 곳. 호텔 측은 "올레 트레킹 족을 겨냥한 신메뉴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