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주 놀러오고 땅 사들이는 中國人… 마냥 좋아만 할 수 없는 이유

bthong 2014. 8. 18. 00:13

 

"제주도는 한국의 시칠리아이며, 여성이 육지 여성보다 튼튼하고 잘생겼다. 길거리에서 보면 남자 하나에 여자 셋이다." 1899년 피터라는 선교사가 제주도를 둘러보고 남긴 소감이다. 남자들은 뭍에서 나고 바다에서 죽었다. 사내아이가 나면 내 자식이 아니라 고기밥이라고 했다. 남자 무덤이 드물었다. 죽기도 잘 죽었지만 육지로 도망도 많이 쳤다.

포작이라고 부른 남자 어부는 주로 깊은 바다에서 전복을 땄다. 해녀는 미역 정도 따는 게 일이었다. 과다한 전복 진상과 군역에 질린 포작들은 섬을 떠났고 조선 후기에는 그 수가 1만여 명에 달했다. 전복 따는 일도 여자들 몫이 되었다. 한겨울 눈보라 치는 바닷속으로 발가벗은 여인들이 떼 지어 뛰어드는 것을 본 제주 목사 기전은 이후 전복을 먹지 않았다. 바람과 돌은 지리적 특성상 그렇다 치고 제주가 여자까지 더해 삼다도가 된 까닭이다. 그런데 이제 그중 하나는 다른 것에 자리를 내주어야 할 것 같다.
명랑소설 삽화
제주공항에 도착하면 사방에서 들리는 게 중국말이다. 물론 높낮이가 한 옥타브 차이 나는 성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난히 소란스러운 것만은 사실이다. 어쩌다 계 타서 단체로 놀러 온 모양이죠? 물었더니 아니란다. 해외여행까지 올 정도면 중국에서는 좀 살고 교육도 받았다는 층이란다. 공항을 나서는 순간부터 원하든 원치 않든 중국인들을 동반한 여행이 시작된다.

바닷가에 가면 물 반, 중국인 반이고, 식당에서도 찜질방에서도 관광지에서도 앞이나 옆에는 반드시 중국 사람이 서 있다. 남녀가 함께 쓰는 찜질방 휴게실에서는 웃통을 벗은 아저씨들이 배를 쓰다듬으며 활보한다. 맨발로 찜질방 건물 밖을 나가 해안 도로를 산책하기도 한다. 물론 화장실도 그 발로 들어갔다 나온다. 가끔 눈살이 찌푸려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 사람들이 제주도에 뿌리고 가는 돈이 어디냐, 평소 전혀 않던 나라 걱정으로 꾹꾹 누른다. 그런데 사정을 들어보면 앞으로도 그렇게 제주도 지갑 불려주는 관광이 계속될지 의문이다.

중국인들이 제주도 땅을 사들이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다(우리나라 부자와는 차원이 달라서 투자가 아니라 취미로, 심심해서 산다고 한다). 재정이 부족해서 팔았다는데 그들은 현재 그 땅에 리조트를 짓고 있다. 그것도 아주 크게(중국인들을 자주 대면하는 택시 기사들 말로는 이 사람들, 돈 자랑하고 대국 기질 뽐내는 게 취미란다). 허가도 많이 내주어서 현재 남은 것은 카지노 정도다. 식당이나 운수업체까지 인수하면 어떻게 될까. 중국인들은 중국 비행기를 타고 와서 중국 버스를 타고 관광한 뒤 중국 식당에서 밥을 먹고 중국 카지노에서 도박한 뒤 중국 숙박 시설에서 자고 갈 것이다. 제주도에는 몇 푼이나 떨어질까.

신임 제주지사 원희룡이 3조원대의 중국 자본 투자를 중단시켰다. 제주의 미래 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그보다는 투자만 하면 무조건 굽실댈 거라 생각하는, 제주도 같은 건 자기들 마음대로 개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중화·대국 기질에 대한 제동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진왜란 때 자기들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웠다는, 뭘 잘못 기억해도 한참 잘못 기억하는 황제 폐하께서 다녀가신 뒤 중국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