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즐겨 입는 이탈리아 정장 브랜드 `키톤(KITON)`이 올해 가을부터 한국에서도 판매된다.
키톤은 `한 번 입어 보면 영원한 단골이 된다`는 자신감을 모토로 내걸 만큼 남성 정장에서 톱 브랜드로 통한다.
키톤 한국 매장은 지난해 후반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이뤄진 경쟁 심사에서 `코너스톤 CIG`가 신세계 등을 제치고 사업권을 획득했다.
코너스톤 CIG는 미국과 한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재미동포 데이비드 조 회장이 설립한 업체다.
이 회사는 이번 올 여름 강남 갤러리아백화점에 남성복 매장을, 그랜드하얏트호텔에 여성복 매장을 각각 개장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소수 고객이 국외 매장을 통해 이미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톤은 68년 치로 파오네 회장에 의해 밀라노에서 만들어진 뒤 이탈리아에서 명성을 쌓아 86년 뉴욕으로 진출하며 세계시장을 개척했다.
파오네 회장은 회사 이름도 `키톤코퍼레이션`으로 바꿔 본사를 뉴욕으로 옮겼고 생산은 밀라노, 경영은 뉴욕으로 이원화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어도 미국시장은 세계시장의 30%에 그친다.
95년에는 여성복 라인도 내놓았다.
키톤은 기성복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제한된 수량과 전 과정 수작업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고 한다.
특히 작업 전 과정을 나폴리 공장에서 진행하도록 해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고수한다.
나폴리 공장에는 350명의 장인이 재단과 봉재를 맡는다.
이들은 100년 전부터 사용해왔던 공구를 이용해 일일이 손으로 제작하는 것이 철칙이다.
아무리 첨단 기계라도 장인 손놀림을 따라올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생산은 이탈리아에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원단은 최고 품질만 보장되면 세계 어디서든 가져다 쓴다.
원단, 가죽, 단추, 실까지 모두 최상의 재료를 써야 한다는 것 때문이라고 한다.
셔츠 제작은 모두 17단계의 수제 공정을 거칠 정도다.
이런 복잡하고 고집스러운 과정 때문에 전 세계 매장을 통해 내놓는 정장 제품 숫자를 몇 천벌로 제한하고 있다.
가격은 800만~1200만원.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