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연인이 되어 아들 카이사리온까지 낳고 야망을 키우던 클레오파트라에게 찬 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다. 기원전 44년 3월 15일 카이사르의 무한한 권력에 위협을 느낀 정적들이 카이사르를 암살하였다.
클레오파트라는 다음 상대로 카이사르의 암살 이후 로마 최고의 실력자로 부상한 안토니우스를 점찍었다. 삼두 정치인 중 한 사람인 안토니우스가 로마 제국의 동부 지역 사령관에 오른 후 동방 원정길에 나섰다는 정보를 입수한 클레오파트라는 자신과 국가의 운명이 걸린 안토니우스를 유혹하기 위해 묘안을 짜냈다.
위의 그림에서 앨마 테디마는 그리스의 역사가 플루타르크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만남을 묘사한 글을 토대로 이 그림을 그렸다.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가 첫 만남을 가진 장소는 타르수스다. 오늘날에는 터키의 한 지방 도시에 불과하지만 고대의 타르수스는 소아시아에서 가장 손꼽히는 대도시였다. 시가지는 강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클레오파트라는 온갖 보석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와 안토니우스를 만났다.
선체는 황금빛이요, 바람을 받아 크게 부풀어 오른 돛은 가장 값비싼 색깔인 자주색이었으며, 갑판 중앙에는 금실로 수놓은 장막이 좌우로 열려 있고, 그 아래 옥좌에 사랑의 여신 비너스로 분장한 클레오파트라가 앉았다. 노예들은 은으로 만든 노를 저으며 피리와 하프 가락에 맞추어 춤을 추고 배에서는 형용할 수 없는 향기가 바람을 타고 진동했다. 이 화려한 첫 만남에 안토니우스는 그만 혼을 뺏기고 말았다. 정신이 나간 안토니우스가 벌떡 일어서서 두려움과 경이로움이 가득 찬 눈길로 클레오파트라를 바라본다. 클레오파트라는 금으로 장식된 이동 닫집 아래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 앉아 요염한 눈초리로 안토니우스를 탐색한다.
토니우스와 극적인 첫 만남을 가진 이후 클레오파트라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행여 안토니우스가 권태를 느낄새라 늘 새로운 쾌락을 개발했고 날마다 산해진미에 악사와 무희를 동원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런 생활이 10년이 넘도록 이어지자 클레오파트라는 연인을 아예 자신 곁에 못 박아두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려 안토니우스의 사랑이 순간적인 열정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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