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고혈압

고혈압과 심장혈관질환

bthong 2008. 1. 22. 19:54

인체의 모든 기관과 세포가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영양분과 이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산소의 공급을 받아야만 한다. 혈액은 이러한 영양분과 산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따라서 혈액이 우리의 온몸에 골고루 공급이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공급망을 담당하는 통로가 바로 혈관이다. 우리 몸의 혈관은 마치 수도관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수도물이 수도관을 통과하여 우리가 마실 수 있도록 오기까지에는 저멀리 수원지에서 수도꼭지까지 물이 흘러 올 수 있도록 보내주는 수압펌프가 필요한 것처럼 우리 몸안에서도 심장이라는 펌프가 작용하여 혈관내의 혈액이 흘러서 전신의 모든 조직과 세포에 혈액이 도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때 혈관내의 압력을 우리는 혈압이라고 말하며 고혈압(高血壓)이란 문자그대로 혈관내의 압력이 높다는 뜻이다. 심장이 펌프질을 할 때 수축과 확장의 주기를 반복하는데 수축할 때의 압력을 수축기 혈압이라고 하고 확장할 때의 압력을 확장기 혈압이라고 일컫는다.

 

혈압은 정상인에서도 운동을 한다든지 혹은 감정 및 정서적으로 흥분하였을 때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의학적으로 고혈압이라 함은 이러한 생리적인 현상으로 일시적으로 올라가는 혈압을 의미함이 아니고 병적으로 혈압이 수축기에 140mmHg 확장기에 90mmHg이상으로 항상 올라가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고혈압은 뇌졸중(중풍), 심근경색증, 협심증, 대동맥박리증, 망막출혈, 심부전증 및 신부전증 등을 유발하는 주요요인으로서 사람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가장 흔한 질환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현대의학이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약제를 개발해 왔으며 이로 인하여 고혈압에 의한 사망률을 현저히 감소시켰을 뿐아니라 쾌적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헌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경제사회적 여건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증가함으로써 성인병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중 특히 고혈압은 우리 주위에서 널리 퍼져 있는 성인병 중의 하나이다. 필자는 고혈압에 대한 인식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고혈압에 관하여 일반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의문점들을 문답식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① 고혈압은 왜 발생하는가?

 

고혈압 환자의 10명중 약 9명에서는 고혈압의 발생원인을 알 수가 없다. 즉 원인을 정확히 규명할 수가 없어서 이를 본태성 고혈압, 원인불명성 고혈압 또는 1차성 고혈압이라고 하며 hypertension 또는 idiopathic hypertension이라 부른다. 나머지 1명은 신체적인 질환에 의해 2차적으로 혈압이 상승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를 2차성 고혈압이라 한다. 신체적인 질환중 많은 수가 신장질환이라든지 혈압을 상승시키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에 이상이 생긴다든지 혹은 신장에 혈류를 공급해주는 동맥에 이상이 생겨서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병원에서 고혈압 환자를 진료할 때 의사들은 본태성 고혈압인지 2차성 고혈압인지를 우선 감별하게 되며 이에 따라서 치료의 방향이 결정되게 된다.


② 고혈압이 잘 발생되는 경우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고혈압의 발생원인을 90%에서 규명할 수 없으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서 고혈압이 잘 발생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첫째 , 유전적인 요인을 꼽을 수 있는데 가령 예를 들어 부모 중에 한사람이 고혈압이 있다면 4자녀중 한명에서 고혈압이 발생한다. 부모 모두가 고혈압이 있다면 2자녀 중 한명에서 고혈압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고혈압 환자의 약 1/3가량이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가족이나 친척들이 서로 얼굴모양, 키 그외 유전적인 특성들을 닮듯이 혈압도 닮는 경향이 있지 않겠나 하는 추측이다. 그렇다고 가족중에 고혈압환자가 있다고 해서 모두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또 가족 중에 고혈압 환자가 없다고 해서 꼭 고혈압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둘째 , 소금의 역할이다. 유전적인 인자와 환경적인 요인을 꼭 떼어서 말히가는 매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유전적인 소인이 있으면서 특히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이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에 의하면 소금을 많이 섭취할 경우 고혈압이 발생하는 환자에서는 혈관벽의 평활근세포내에 칼슘의 농도가 올라가 혈관수축이 예민하게 더 잘 일어나므로서 혈압의 상승이 일어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셋째 , 비만증으로서 비만증 환자는 당뇨병과 고혈압의 발생위험도가 증가한다. 비만증과 고혈압과의 관계는 고혈압환자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하였을 때 두가지가 서로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왜 고혈압이 더 잘 발생하는 지에 관한 이유는 확실히 규명되지는 않았으나 비만증 환자에서 혈액내의 인슈린 농도가 증가되어 있고 인슈린의 이용도가 떨어지는 소위 말해서 인슈린 저항성의 증가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인슈린이 신장에서 염분의 재흡수를 촉진하고 교감신경의 흥분도를 증가시켜 결국 혈압을 상승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인슈린은 혈관벽의 평활근세포의 증식을 촉진하고 세포막의 기능을 변화시켜 세포내부에 칼슘의 농도가 증가하여 혈관수축이 더 예민하게 발생하므로서 고혈압이 발생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넷째 , 연령의 증가로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혈압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동맥의 탄력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고 동맥의 확장이 여의치 않아 혈압이 오르게 된다. 나이가 들어 혈압이 오르는 것을 생리적인 현상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나이가 들어도 혈압이 140/90mmHg이상이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섯째 , 음주의 영향과 고혈압과의 관계는 그동안 확실치 않았으나 최근의 연구는 고혈압과 음주와 분명히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미국의 하버드대학 연구장들은 여자가 하루에 맥주나 포도주 3잔 이상을 마시는 경우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40%이상 고혈압의 빈도가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여섯째 , 정신적 스트레스로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고혈압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과 도시의 소음공해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에서 고혈압환자가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스트레스와 소음공해가 직접 혈압을 올리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고혈압의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서 고혈압을 발현시키든지 혹은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의 성격과 고혈압에 관한 연구에서의 결과를 보면 야심이 많고 공격적이며 매사에 경쟁적이면서 업무를 강박관념에서 완벽히 마치고자 하는 성격의 소유자를 A형의 성격이라고 하는데 역학적으로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에서 고혈압이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곱째 , 여성에서 피임약의 복용은 고혈압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피임약의 복용시에 고혈압 발생환자의 대부분이 6개월 이내에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경증 내지는 중등증의 고혈압이 나타나고 약을 끊으면 대부분 6개월이내에 정상화된다. 일반적으로 피임약 복용자의 약 7%에서 고혈압이 발생하므로 고혈압이 평소에 있다든지 신장에 이상이 았다든지 임신중에 고혈압이 있었다든지 비만증이 있는 사람들은 피임약 복용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③ 고혈압 측정시 유의 사항은?

 

혈압은 측정시마다 그 수치가 다를 수 있다. 정상인에서 혈압은 하루의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아침 새벽부터 오전까지 오르는 양상을 보이며 그 이후 점점 내려가며 취침중에 가장 낮게 측정된다. 혈압은 감정상태나 환경상태, 체위에 따라 변동하기 쉬우므로 수주동안 안정상태에서 측정하여 혈압의 경향을 판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혈압측정전에는 흡연이나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나 홍차 등의 섭취를 피하도록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혈압이 정상인에서는 서로 다를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높은 수치를 취하도록 한다.


④ 고혈압정도의 분류

 

수축기 혈압이 140mmHg이상 확장기 혈압이 90mmHg이상인 경우 고혈압이라고 하였는데 이러한 수치는 매우 인위적인 수치이지만 역학통계적으로 140/90mmHg이상인 경우 그 미만인 경우보다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의 발생율이 높고 사망률이 더 높기 때문에 정의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인용되고 있는 고혈압정도의 분류를 보면 정상인이라도 수축기 혈압이 130-139mmHg, 확장기 혈압이 85-89mmHg인 경우에는 향후 고혈압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아서 "높은 정상혈압단계"라고 분류한다.

확장기 혈압은 정상이지만 수축기 혈압이 140mmHg이상인 경우 단순 수축기 고혈압이라고 하며 노인연령에서 이러한 경우를 자주 관찰하게 된다. 혈압의 변동이 심하여 가끔 혈압이 고혈압인 경우와 정상인 경우가 반복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혈압은 불안정형 고혈압 또는 경계 고혈압이라고 한다.

혈압이 더 상승하여 악성 고혈압으로 진전될 수 있는데 이는 200/140mmHg이상이면서 망막에 출혈과 유두의 부종이 동반되는 경우를 말하며 이러한 경우는 사망률이 매우 높아서 시급히 혈압을 낮추어 주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고혈압의 분류 >

 

정도

수축기혈압(mmHg)

확장기혈압(mmHg)

정상혈압

< 130

<85

높은 정상혈압

130 - 139

85-89

고혈압 제1기(경증)

140-159

90-99

고혈압 제2기(중등증)

160-179

100-109

고혈압 제3기(중증)

180-209

110-119

고혈압 제4기(심한 중증)

≥210

≥120

 

⑤ 고혈압의 증상은 어떠한가?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특별한 증상이 없이 수년 내지 수십년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환자들은 특별히 불편한 증상이 없이 자신들이 건강하다고 느끼면서 살아간다. 이렇게 증상이 없이 지내다가 어떠한 시기에 이르면 합병증에 의한 증상을 느끼기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고혈압은 매우 조용한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꼭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서 고혈압을 발견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긴장을 하거나 신경을 쓰면 뒷목이 뻣뻣해지고 뒷머리가 멍하면서 띵하게 아프다고 호소하며 혈압이 오른다고 호소를 한다. 이러한 경우 물론 고혈압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긴장성 두통으로서 뒷목의 근육이 수축 긴장되면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느끼는 증상이다. 그러함에도 고혈압의 가장 흔한 증상은 역시 두통으로서 이들은 대부분 아침에 나타나고 오후에는 사라지며 머리의 어느부분에서든지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뒷머리가 아프다. 아픈 정도는 단지 뻐근하거나 멍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펑펑 뛰듯이 아플 수도 있다. 다음으로 흔한 증상은 쉽게 피로해진다는 것이다. 쉽게 피로해짐으로 환자는 매우 짜증이 나고 신경이 예민해 진다. 그외에 환자는 간혹 어지럽다든지, 가슴이 답답하다든가 숨이 찬 것을 느낀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다른 병이 있을 때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꼭 고혈압의 특징적인 증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고혈압환자에서 코피가 더 잘 터진다고 일반인들이 알고 있으나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코파가 날 경우 두려움과 공포감에서 흥분에 의해 혈압이 더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고혈압환자에서는 혈압이 더 상승하게 되므로 정상인보다 출혈이 멎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⑥ 고혈압은 어떻게 생명을 단축시키는가?

 

첫째 , 뇌졸중(뇌출혈이나 뇌경색을 통틀어서 말함)이 증가하게 된다. 1945년 우리가 익히 아는 "얄타회담"에 참여했던 루즈벨트, 스탈린, 처칠이 후에 차례로 타계했을 때 그들은 모두 뇌출혈로 사망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최고의 사망원인은 아직도 뇌졸중으로서 우리 주위에서 흔히 경험하게 된다. 뇌졸중의 생존자들이 반신불수나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도 있으나 특히 이러한 후유증없이 일시적으로 마비현상을 일으키거나 혹은 후유증없이 뇌의 조그마한 부위에 손상을 입히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고혈압이 진행되면 뇌동맥이 동맥경화증으로 막히거나(뇌경색) 혹은 파열(뇌출혈)되어 뇌조직에 손상을 줌으로써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한다.

 

둘째 , 심부전이 발생한다. 즉 심장의 중요한 기능은 펌프기능으로서 신체 각 부위에 필요한 혈액을 펌프질 하여 보내는 역할을 한다. 고혈압 환자에서는 심장이 높은 압력을 이기고서 펌프질을 하여야 혈액을 골고루 보낼 수 있으므로 혈관의 압력을 낮추어 주지 않으면 하루 1초도 쉬지 않고 계속적으로 일을 하는 심장이 지치기 마련이다. 심장은 어느 정도까지는 심장의 근육이 두꺼워지고 늘어나서 기능을 유지할 수 있으나 감당할 수 없는 시기에 다다르면 심장근육이 지치게 되며, 따라서 펌프기능을 잃게 되고 혈액이 심장에서 박출되지 않으면 심장 뒷쪽에 고이게 되며 따라서 폐나 복부, 다리에 수분이 쌓이게 되어 부종을 일으키게 된다. 이때 환자는 누우면 기침을 하거나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게 된다.

 

셋째 ,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의 관상동맥질환이 증가한다. 고혈압은 특히 동맥의 벽에 나쁜 지방질(주로 콜레스테롤)이 쌓이게 하며 동맥의 내벽에 손상을 입혀 죽상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특히 심장에 피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이러한 현상이 생겨 일시적으로 심장근육에 산소의 공급이 부족하면 가슴이 조이는 듯한 심한 통증을 유발하며(협심증), 혈관이 완전히 막히게 되면 심장근육이 썩게 되는 심근경색증이 발생하여 급사하는 과정에까지 이르게 한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으면 동맥경화증이 정상인에 비하여 약 20년 일찍 발생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리고 심근경색증이 약 2-4배 증가한다.

 

넷째 , 대동맥의 박리(찢어짐)가 잘 일어난다. 이러한 현상을 우리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즉 긴 고무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을 때 높은 압력을 혈관벽이 이기다 못해 찢어지게 되며 이것이 파열할 때 갑자기 사망하게 된다.

 

다섯째 , 신장이 나빠지게 된다. 고혈압에서 특히 신장에 혈압을 공급하는 동맥에 손상이 가는데 이렇게 되면 신장에 적절한 혈류를 보낼 수가 없게 되고 신장은 점점 기능을 잃게 된다. 신장에서는 노폐물을 신체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기능을 잃어버리면 요독증이 발생하게 된다. 또 신장이 나빠지게 되면 신장에서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더욱 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더 상승시켜 악효과를 나타낸다. 혈압 환자의 약 1-5%에서 고혈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혈관을 더 빨리 손상시켜서 빨리 혈압을 교정하지 않으면 수개월내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데 이를 가리켜서 악성 고혈압이라 한다.

 

여섯째 , 망막을 손상시킨다. 특히 망막이 손상되었을 때 환자가 느끼는 것은 시력이 저하되고 시야에 반점이 생겨 안보이게 된다. 이는 높은 혈압으로 망막의 작은 동맥혈관이 손상이 되어 망막에 손상을 입힘으로써 시력을 잃게 된다.


⑦ 고혈압은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하나?

 

고혈압은 누누이 강조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증상이 없다고 해서 고혈압 환자가 혈압이 높아도 치료를 안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필자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왜 고혈압 약을 복용하지 않았느냐고 질문을 하였을 때 많은 환자들이 혈압약을 한번 복용하기 시작하면 끊을 수가 없고 평생 먹어야 하기 때문에 복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이렇게 고혈압의 치료에 대해 많은 환자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는 점이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고혈압의 치료는 크게 나누어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비약물요법과 약물을 투여하는 약물요법이 있다.

 

먼저 비약물요법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면

 

첫째 , 소금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다. 싱겁게 먹는 것은 입맛을 잃을 염려가 있으나 우선 음식이 싱겁다고 느낄 정도로 최대한 소금의 섭취를 제한하여야 한다. 소금섭취를 제한하면 고혈압 약물의 용량은 줄여나갈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둘째 , 체중을 감소시킨다. 고혈압환자에서 체중을 10㎏줄이면 수축기혈압을 25mmHg 확장기혈압을 10mmHg정도 감소시키며 경증의 고혈압 환자에서는 체중조절 만으로도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다.

 

셋째 , 적절한 운동을 한다. 특히 운동을 규칙적으로 행함이 매우 중요하며 권하는 운동으로는 산보,조깅,자전거타기,줄넘기,수영등의 호흡기운동(심폐기능을 증가시키는 운동)이 좋으며, 아령이라든지 역도,엎드려서 팔굽혀펴기 등은 갑자기 혈압을 올리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에 권하는 운동이 아니다. 운동은 하루 30-45분정도 1주일에 3회이상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고혈압의 합병증이 없는 환자에서는 운동량을 서서히 증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유념하여야 할 것은 고혈압환자는 약물투여를 병용하면서 운동요법을 병행하여야 한다. 운동요법이 고혈압치료의 전부라고 오해하여 운동만으로 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맹신하는 환자를 간혹 보게 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처사이다.

 

넷째 , 흡연을 중지한다. 특히 흡연가들은 병을 낳기 위해 약을 복용하면서 동시에 병을 주기 위해 흡연을 하는 마치 병을 주고 약을 주는 우를 범한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흡연은 특히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며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킴으로서 혈압을 상승시킨다. 흡연은 비흡연가에 비해 뇌졸중이 약 3배 이상 증가한다.

 

다섯째 , 생활에 변화를 일으켜서 정신적 긴장을 푸는데 노력한다. 다음 약물요법이 관하여 설명을 드리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고혈압의 대부분 환자는 평생치료를 받는 것이 원칙이다. 약물을 투여하여 일시적으로 혈압이 정상화되엇다고 완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가령 피부에 염증이 생겨 항생제를 투여하여서 왼치되어 약을 끊어도 되는 것으로 고혈압의 치료를 오인하여서는 안된다. 약물요법으로 혈압이 정상화되어도 약물복용을 중단하면 혈압이 다시 오르게 된다. 또 증상이 없어졌다고 해서 약물복용을 중단하여서는 안된다. 따라서 혈압약은 대부분 평생동안 복용하게 된다. 요즘은 좋은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어 개인에 따라서 개인의 체질에 맞는 약들을 골라서 투여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많이 넓어졌으며 특히 하루 1회 내지 2회 복용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지속되는 약제들이 개발되어 환자들이 복용하기가 매우 용이해졌다. 많은 환자들이 약물요법 초기에 느끼는 무력감, 탈진, 피로감 등은 높은 혈압에 길들여졌던 신체적 조건이 혈압이 정상이 됨에 따라 아직 덜 적응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시간이 점점 지나감에 따라 새로운 정상혈압에 적응하게 되어 이러한 증상이 서서히 없어지게 되므로 약을 끊어야 할 이유가 못된다. 약물의 용량은 개인에 따라 점차 증량을 하여야 할 경우도 있고 점차 감량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⑧ 고혈압치료에서 정기검진은 왜 중요한가?

 

앞서 언급하였지만 고혈압이 약물투여 후 정상이라면 약물투여를 중단하여도 된다고 잘못 오해하는 경우도 많고 또 끊어도 특별히 느끼는 증상이 없어서 끊었다고 대답하는 환자도 매우 많다.

 

고혈압은 그 치료목적이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생명을 연장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데 있다.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을 초기에 발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며 이의 진행을 방치하거나 억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한번 발생한 합병증은 정상으로 복원시키는데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맥경화증의 위험요소가 있을 경우 예를 들어 비만증, 고지혈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상승), 당뇨병 등이 있는 경우에는 합병증의 발생빈도가 높기 때문에 매우 규칙적인 정기 검진이 필수적이다. 고혈압과 비만증 그리고 당뇨병은 서로 밀접히 관계를 맺고 있는 병이라고 해서 "X 증후군"이라고 일컫는데 비만증이 있으면서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서서히 당뇨병이 발현될 확률이 매우 높아서 정기적인 검사와 진찰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고혈압 환자에서 간혹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환자는 규칙적으로 혈압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외에 과다한 염분섭취나 음주, 체중증가 그리고 스테로이드호르몬제나 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따라서 고혈압환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본인이 복용하고 있는 혈압약의 이름, 용법, 용량 그리고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가급적 알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며 다른 질환으로 약물을 복용하여야 할 경우에도 담당의사와 상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⑨ 결 론

 

이와같이 고혈압은 대부분이 증상이 없어 수년 내지 수십년 진행되다가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 환자들이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합병증이 일단 발생하면 정상상태로 환원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정기적인 혈압의 측정으로 혈압이 높다고 판정되는 경우에는 꼭 전문의사와 상의하여 혈압치료에 대한 지침을 받는 것이 최선의 치료 및 합병증의 예방법이라고 사료된다. 다행히 최근에는 여러 직장에서 정기신체검사를 통하여 고혈압의 발견이 용이하여 졌으며 전자혈압계로 손쉽게 혈압을 측정할 수 있으므로 각 개인의 건강을 위하여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할 것을 권한다.

 

도움말 = 연세대학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질환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