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차 생활

[스크랩] 우아하고 고고한 봄맞이 목련차

bthong 2008. 5. 12. 22:56


 

목련, 기품 있는 여인의 향기

 

목련 꽃망울이 소녀의 젖가슴마냥 부풀어 오르면 봄은 이미 깨어 있다. 겨울과 봄의 갈림길에서 만나는 목련, 그 기품 있는 꽃 한 송이로 차를 달여서 가족이나 이웃들과 함께 마신다면 봄맞이 향연은 절정에 달할 것이다.

 

신비한 향기와 달콤한 맛, 은은한 차색, 마시고 나면 한줄기 땀방울이 등줄기를 스치는 약효성이 그 어떤 차와도 비할 바가 못 된다.  하지만 그 우아하고 고고한 목련차를 마셔본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 목련차에 대한 자료가 드물기 때문이다. 목련으로 신이화주(辛夷花酒)라는 술을 담갔다는 기록이 있고, 가을에 영그는 붉은 열매로 담은 신이주(辛夷酒)가 있다고 하지만 꽃차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옛 사람들은 나무의 잎이나 껍질, 뿌리는 오랜 시간 보관이 가능해 약재로 썼지만 꽃차는 제철이 아니면 맛보기 어렵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듯하다.

 

조선 영조 시대의 가정백과사전 [규합총서]에는 매화차에 대한 기록이 있다. 꿀에 재워두거나 소금에 절여두었다가 여름에 마셔도 된다고 했다. 목련도 매화마냥 소금에 절이든지 요즘 같으면 냉동실에 보관해 사계절 맛볼 수 있다. 하지만 긴 겨울을 떨쳐버리고 겨울의 수액으로 피어난 생차를 마시는 느낌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우아한 꽃잎에 몸 따스하게 하는 약효까지

 

목련은 한 가지 꽃이 아니다. 목련과 백목련은 서로 다른 종류의 식물이다. 까치와 까마귀가 다르듯 두 나무는 근본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흔히 접하는 것으로 유백색 꽃을 피우는 백목련은 중국이 고향이고, 제주도가 고향인 우리 목련은 순수 토종이라 한다. 우리 목련은 꽃색이 하얗고 꽃잎도 아홉 장이다. 여섯 장인 백목련보다 세 장이 많다. 꽃도 한 걸음 앞서 핀다고 한다.

 

목련은 겨울에 이미 싹을 틔워놓고 질기고 튼튼한 회색 털로 감싸 추위를 견딘다. 그러고는 어느 꽃보다 먼저 봄이 오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서서히 그 옷을 벗는다. 한잎 두잎 꽃잎을 펼쳐내는 것이다.

 

이때 참으로 신기한 것은 꽃봉오리가 대부분 북쪽을 향해 핀다는 점이다. 그래서 목련의 이름을 북향화(北向花)라고도 하고 임금님이 계신 북쪽을 바라보는 충정의 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그 신비로움은 단순히 햇빛 때문이라고 한다. 봄 햇살이 내리쬐는 남쪽 방향은 겨울에 싹틔웠던 눈이 더욱 빨리 자라고 또 벌어지게 되어 있어 자연스레 북쪽을 향해 꽃송이가 굽어보기 때문이다.

 

일본의 아이누족은 목련 껍질을 달여 차로 마신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의 한의서에도, 진통과 소염, 두통, 치통에 도움이 되고 코와 관련된 각종 염증에도 특별히 효과가 있다고 되어 있다. 껍질에 있는 효능이 꽃이라고 없을 리 없다. 한의원에 자문을 구했는데 목련차는 여인들의 자궁병에 좋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따스한 목련차를 마시면 등줄기에 땀방울이 맺히면서 아랫배가 시원하다. 멋, 맛, 약효성까지 겸비한 목련차의 아름다움은 참으로 깊다.

 

 

목련차 만들

 

1. 반쯤 핀 꽃송이를 구해 꽃잎이 아홉 개인지 살펴보아 우리의 목련임을 확인한다.

    차를 만들 때는 여섯 장의 목련도 해는 없다.

2. 꽃잎을 한잎 두잎 뜯어서 흐르는 물에 살짝 헹군다. 그런 다음 물기를 거둔다.

    이때 꽃술은 떼버려야 한다.

3. 꽃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차 한 잔 50밀리리터에 꽃잎 세 장으로 생각하면 된다.

    세 명이면 아홉 장을 다관에 넣는다.

    이때 유리 다관을 사용하면 꽃색의 변화를 살필 수 있어 신비롭다.

4. 물을 끓인 후 한 김을 내보내고 다관에 바로 부어 3분간 우린 후 찻잔에 따른다.

5. 꽃잎은 갈색으로 변하고 차색은 엷은 송화색이 된다.

    차향은 코를 간질이고, 혀가 감지해내는 달콤한 맛도 일품이다.

 

[김연자님의 '우리차 우리꽃차'에서 발췌]

 

 

 

 

 

출처 : 뭇 삶들의 쉼터 만행산 귀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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