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법정스님이 세상을 뜨시면서 유언을 남기셨다.
더이상 자신의 책을 출판하지 말라며
세상에 남겨진 말빚을 거두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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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들은 올해까지만 출판을 하고 재판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말씀을 이제는 쉽게 사볼수 없다는 생각에
망설이지 않고 스님의 법문집과 수필집등을 여러권 구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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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을 빼먹듯 소중하게 한권씩 읽어야 겠다고 마음먹은후
제일먼저 법문집1권 [일기일회]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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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에서 정기적으로 하셨던 법문회에서 하신말씀들을 모은 책은
한마디한마디 소중하지 않거나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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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인은 책을 한장 한장 뜯어먹고 싶은 기분이라고 했다.
하나도 내버릴데가 없는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문장들과
쉬우면서도 걸림없이 읽어내려가게 하는 법정스님만의 문체와
그 속에 들어있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가르침들로 너무나 마음에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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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회.
한번의 만남은 한번의 기회.
다음이라는것은 아무도 기약할수 없다.
한번에 만남, 한번의 기회에 그것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후회를 남기지 않는 순간의 충실함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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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흘러보내고
오지 않는 미래를 미리 걱정하고 겁먹지 말고
지금 지내는 바로 이순간을 충실하게 보내는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강조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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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자로서의 몸가짐과 수행자로서의 덕목을 잃지 않으시려
항상 스스로를 담금질하시고 다른 후배 스님들에게도 그런 가르침을 전해주시고
불교라는 종교의 한계를 넘어선
범우주적이고 범인류적인 거시적인 시야로 인간으로서 맑고 향기롭게
살수 있는 것들에 대해 아낌없는 조언을 내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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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자도 아니지만
인간의 수행에 대한 수행학문으로서의 스님의 법문들은 몹시 공감이 가고 참 좋았다.
주어진 생명에 감사하고
함께 나누어쓰는 자연과 환경에 감사하며 소중히 다루고 아껴야하고
자비를 베풀라는 말씀은 말씀그대로 공감이 갔고
지금 현생에 지어놓은 업들이 다음생을 연결시킨다는것은
윤회를 믿지는 않지만 내 생에서 내 자식대에까지 그 업들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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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내내 직접 이 법문들을 한번이라도 들어봤더라면
이제는 더이상 이 좋은 말씀들을 더 못듣는다는 생각에 몹시도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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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야금야금 앞으로 꺼내읽을 책들이 많다는것에 위로하면서
스님의 다음책 내용들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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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놓은 책들을 모두 다 읽은 다음
마음이 조금 풀어지는 훗날에 꼭 다시 다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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