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간다 내가 돌아간다
왔던 길 내가 다시 돌아간다
어-허아 어허야 아 어-허아 어허야 아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잎진다 서러워마라
명년 봄이 돌아오면 너는 다시 피련마는
한번 간 우리인생 낙엽처럼 가이없네
어-허아 어허야 아 어-허아 어허야 아
하늘이 어드메뇨
문을 여니거기가 하늘이라
문을 여니거기가 하늘이로구나
어-허아 어허야 아 어-허아 어허야 아
하늘로 간다네 하늘로 간다네
버스타고 갈까 바람타고 갈까
구름타고 갈까 하늘로 간다네
어-허아 어허야 아 어-허아 어허야 아
아~ 하늘로 가는 길 정말 신나네요...
스스로를 백수라고 일컫는 소리꾼 장사익(1949년)은 ''60년대 후반 선린상고에 다니며 남진,
나훈아와 같은 가수가 되기 위해 가요학원에서 음악가 한동훈과 정경천에게 발성연습부터 시작해
대중음악의 기술적인 부분을 수련 받았다.
그리고 군에 입대한 뒤에는 문화선전대에서 가수생활을 하며 기초부터 자세히 노래를 배웠다.
하지만 그에게는 꿈만 있었지 가수의 길을 걷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할 수 없이 이후
무역회사, 전자회사, 가구점 등을 전전하던 그는 어린 시절 들었던 동네 할아버지의 태평소 소리를
잊지 못해 1980년부터 아마추어 국악단체 한소리회에 가입했다. 거기서 그는 먼저 단소와 피리를
배우고 1986년 초에는 원장현에게 대금산조와 태평소를, 강영근에게 정악피리를 본격적으로 배우
기 시작했다.
카센터를 운영하던 장사익은 자신의 꿈도 펴보지 못하고 스러지는 인생이 안타까워 3년간만 음악을
해보기로 한다. 그리고 태평소에만 매달린 장사익은 그가 속한 공주농악과 금산농악이 전주대사습놀
이에서 차례로 장원을 받았다. 또한 KBS 국악대제전 뜬쇠사물놀이에서 대통령상을 거머쥔 그는 사물
놀이 이광수와 노름마치에서 태평소를 불며 태평소연주자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바로 이 당시에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라이브 공연에 참가해 김덕수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2집 음반
에 녹음한 ‘하여가’를 연주한다(그의 이 소리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라이브 음반에 수록되어 있다).
당시 이광수, 서유석, 임동창 등과 어울리던 그는 뒷풀이 자리에서 선보인 노래 솜씨가 발단이 되어
음반을 취입하게 된다. 동료들의 등쌀에 밀려 녹음실에 들어간 그는 6시간만에 자전적 이야기 ‘찔레꽃’,
광천지방에서 부리는 상여소리를 재해석한 ‘하늘가는 길’ 등을 녹음하고 꿈에도 그리던 가수의 자리에
오른다.
임동창의 물결 같은 피아노가 우리를 놀라게 하는 이 음반에서 장사익은 한 서린 절창으로 우리를 담금
질하고 있으며 화려한 세션이나 효과음, 기교가 없어도 가슴을 후려치는 카타르시스가 생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트로트나 어덜트 컨템포러리가 아닌 국악과 소울의 산물인 이 소박하지만 기가 충만한 소리
꾼을 발견한 것은 음악 평론가 강헌 이었다. 이제는 폐간되었지만 한때 최고의 비평적 접근법을 자랑한
잡지인 < 리뷰 >의 1996년 봄호에서 그는 이 소리꾼을 한 해 늦게 발견한 것을 아쉬워하면서 그를 세기
말의 위안이라고 표현했다. 이 앨범의 비평을 접한 독자들은 하나 둘씩 장사익의 음반을 찾기 시작했고
이제는 제법 팬클럽의 면모를 갖출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비평이 발견의 기쁨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예시의 증거가 되었다.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장사익은 1997년 TV 드라마 < 임꺽정 >에서 임꺽정의 삶을 마치 그의 인생으로
치환해 부른 듯한 ‘강물처럼 흘러서’, ‘티끌 같은 세상, 이슬 같은 인생’ 등의 주제가를 부르고 같은 해, 자신
의 두 번째 앨범 < 기침 >을 내 놓는다. 국악과 재즈를 넘나드는 그의 이 앨범에는 동해안 무속음악의 장단
을 붙인 ‘삼식이’등 시인 신배승과 정성균의 시에 곡을 붙인 신곡과 그가 즐겨 부르던 ‘아리랑’, ‘비 내리는
고모령’, ‘대전 블루스’ 등이 수록되어 세파를 넘어선 인생 선배의 목소리로 우리를 위로하고 있다.
< 도시락 특공대 > 2집에서 ‘삼식이’를 부르고 이정식의 앨범 < 화두 >에 ‘희망가’로 참여한 그는 행복을
뿌리는 판이라는 기획사를 열어 국악 공연의 기획을 하고 있으며 시인 정호승의 시에 중모리장단과 경기도
지역의 무속 장단인 푸살을 붙인 ‘허허바다’라는 곡을 타이틀로 한 앨범을 2000년에 발표했다. 그의 오랜
친구들이 함께 한 이 앨범에는 과거 잘 부르던 ‘댄서의 순정’, ‘타향살이’, ‘동백아가씨’ 등이 수록되어 있고
여전히 지나온 삶의 여정들을 목소리만으로 배출하고 있다.
아무리 젊은 뮤지션이 실력이 있고 인기가 많아도 거기에는 뛰어넘지 못할 연륜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어린 가수들은 연륜을 알기 훨씬 전에 음악계를 떠난다. 이미지와 립싱크로 초토화되어 황폐해진
우리 음악계의 현실을 이 45세의 나이에 데뷔한 늦깎이 뮤지션이 반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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