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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붙인 '뽁뽁이' 열 커튼 안 부럽네

bthong 2013. 12. 20. 23:05

 

-단열재로 주목받는 '뽁뽁이'
올록볼록 비닐로 된 단열시트… 시공 간단하고 가격도 싸 인기
포장용 에어캡과 비슷하지만 양면에 비닐 있어 커튼보다 따뜻

직장인이자 주부인 서재은(34)씨는 지난주 일명 '뽁뽁이'라 불리는 에어캡 단열시트를 아파트 뒷방 창문에 붙였다. "외풍(外風)이 있어서 겨울이면 사람이 오래 있지 못할 정도로 썰렁했거든요. 보일러를 더 때자니 가스비가 부담스러운 데다, 거실이나 다른 방들은 너무 더워지고요. 뽁뽁이를 붙이고 나니 체감하기에도 확실히 덜 춥네요. 비용도 커튼보다 저렴하고요."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에어캡 단열시트(일명 '뽁뽁이')를 붙이고 있다.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에어캡 단열시트(일명 '뽁뽁이')를 붙이고 있다. /이경민 영상미디어 기자
올겨울도 어김없이 불어닥친 한파(寒波)와 함께 단열시트 뽁뽁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물건 포장할 때 쓰는 에어캡과 비슷하게 생겼다. 이마트 김주희 과장은 "방풍 비닐 매출이 작년 대비 2배 증가했으며, 전체 방한용품 판매의 70%를 차지하며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방풍 비닐은 지난해 2~3가지에서 올해는 PB(자체 브랜드) 제품을 포함 총 9가지로 3배나 늘었다. 김 과장은 "단열시트가 작년부터 알려졌지만 물건이 없어서 팔지 못했는데, 올해는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면서 판매가 폭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싸고 쉽고 따뜻하니 인기

이처럼 단열시트가 인기인 원인은 무엇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높이 213㎝·폭 300㎝(면적 6만3900㎠)인 베란다 유리 창문 전체를 단열시트로 덮을 경우 폭 100㎝·길이 1000㎝(면적 10만㎠)짜리 제품이면 충분한데, 이마트에서 17일 현재 1만1780원(세일가)에 판매 중이다. 이 베란다에 커튼을 달 경우 최소 수만원에서 비싸게는 수십만원까지 든다.

단열 효과는 어떨까. 최근 TV조선 '살림 9단의 만물상'에서 실험을 했다. 섭씨 16도였던 창문 온도가 단열시트를 붙이고 10분 뒤 측정해보니 20도로 4도 올랐다. 또 다른 방송에서 실내 온도를 16도로 끌어올린 다음 난로를 끄고 한 시간 뒤 실내 온도를 측정했다. 단열시트를 시공한 방은 9.2도인 반면 커튼을 친 방은 7.5도로, 단열시트가 커튼보다 보온 효과가 높게 나왔다.


	에어캡 단열시트 원리.
시공도 간편하다. 창문이나 베란다 유리창을 깨끗이 닦고 분무기 등으로 물을 묻힌 다음 손으로 꼭꼭 눌러 밀착시켜주기만 하면 된다. 젖은 가을 낙엽이 바닥에 찰싹 붙어 겨울을 나듯, 단열시트도 한 번 붙이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겨울이 지나면 떼어뒀다가 다음 해 다시 사용해도 되는데, 5~6개월 지나면 에어캡에서 공기가 조금씩 빠지면서 단열 효과가 떨어진다고 한다.

50년 만에 재발견한 원래 용도

단열시트는 포장용 에어캡과 비슷하지만, 같지는 않다. 포장용 에어캡은 비닐이 공기방울 한쪽 면에만 붙어 있지만, 단열시트는 비닐이 앞뒤 양쪽 면에 붙어 있어 단열·보온 효과가 훨씬 크다. 재미있는 건 포장용 에어캡이 원래 단열재로 발명됐다는 점이다.

1957년 미국 발명가 앨프리드 필딩과 마크 샤반은 에어캡을 만들어 벽지나 온실 단열재로 팔려 했지만 신통찮았다.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았다. 에어캡이 포장재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회사를 차리고 제품 이름을 '버블랩(Bubble Wrap)'이라 지었다. 1961년 IBM이 컴퓨터를 안전하게 운반할 포장재를 찾다가 에어캡을 채택했다. 이때부터 에어캡은 큰 성공을 거두며 포장재로 각인됐다. 그랬던 에어캡이 발명된 지 50여년이 지나 한국에서 단열재라는 본래의 용도로 다시 주목받는 것이다.


방 안에서 캠핑을?… 실내용 방한 텐트도 인기


	‘실내용 방한 텐트’
올겨울 뽁뽁이와 함께 판매가 뜨거운 이색 방한 제품은 ‘실내용 방한 텐트’<사진>이다. 옥션에서는 최근 한 달(11월 16일~12월 15일) 동안 방한 텐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50%나 신장했다. 방한 텐트는 텐트 안 온도가 실내 온도보다 3~4도 높고 외풍을 막아줘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서 특히 관심이 많다. 16일 현재 옥션에서 ‘실내용 텐트’를 검색하면 600여 개 상품이 리스팅되며, 가격대는 2만~9만원대로 다양하다. 이 밖에 문틈으로 새 들어오는 외풍을 막아주는 문풍지, 다용도실과 부엌 사이에 설치하는 비닐 방풍문 등 비싸지 않으면서 난방비 절감 효과가 큰 제품들도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