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재로 주목받는 '뽁뽁이'
올록볼록 비닐로 된 단열시트… 시공 간단하고 가격도 싸 인기
포장용 에어캡과 비슷하지만 양면에 비닐 있어 커튼보다 따뜻
직장인이자 주부인 서재은(34)씨는 지난주 일명 '뽁뽁이'라 불리는 에어캡 단열시트를 아파트 뒷방 창문에 붙였다. "외풍(外風)이 있어서 겨울이면 사람이 오래 있지 못할 정도로 썰렁했거든요. 보일러를 더 때자니 가스비가 부담스러운 데다, 거실이나 다른 방들은 너무 더워지고요. 뽁뽁이를 붙이고 나니 체감하기에도 확실히 덜 춥네요. 비용도 커튼보다 저렴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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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에어캡 단열시트(일명 '뽁뽁이')를 붙이고 있다. /이경민 영상미디어 기자
◇싸고 쉽고 따뜻하니 인기
이처럼 단열시트가 인기인 원인은 무엇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높이 213㎝·폭 300㎝(면적 6만3900㎠)인 베란다 유리 창문 전체를 단열시트로 덮을 경우 폭 100㎝·길이 1000㎝(면적 10만㎠)짜리 제품이면 충분한데, 이마트에서 17일 현재 1만1780원(세일가)에 판매 중이다. 이 베란다에 커튼을 달 경우 최소 수만원에서 비싸게는 수십만원까지 든다.
단열 효과는 어떨까. 최근 TV조선 '살림 9단의 만물상'에서 실험을 했다. 섭씨 16도였던 창문 온도가 단열시트를 붙이고 10분 뒤 측정해보니 20도로 4도 올랐다. 또 다른 방송에서 실내 온도를 16도로 끌어올린 다음 난로를 끄고 한 시간 뒤 실내 온도를 측정했다. 단열시트를 시공한 방은 9.2도인 반면 커튼을 친 방은 7.5도로, 단열시트가 커튼보다 보온 효과가 높게 나왔다.
◇50년 만에 재발견한 원래 용도
단열시트는 포장용 에어캡과 비슷하지만, 같지는 않다. 포장용 에어캡은 비닐이 공기방울 한쪽 면에만 붙어 있지만, 단열시트는 비닐이 앞뒤 양쪽 면에 붙어 있어 단열·보온 효과가 훨씬 크다. 재미있는 건 포장용 에어캡이 원래 단열재로 발명됐다는 점이다.
1957년 미국 발명가 앨프리드 필딩과 마크 샤반은 에어캡을 만들어 벽지나 온실 단열재로 팔려 했지만 신통찮았다.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았다. 에어캡이 포장재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회사를 차리고 제품 이름을 '버블랩(Bubble Wrap)'이라 지었다. 1961년 IBM이 컴퓨터를 안전하게 운반할 포장재를 찾다가 에어캡을 채택했다. 이때부터 에어캡은 큰 성공을 거두며 포장재로 각인됐다. 그랬던 에어캡이 발명된 지 50여년이 지나 한국에서 단열재라는 본래의 용도로 다시 주목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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