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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사업 '부활의 빛'… 한화·OCI 흑자 전환

bthong 2014. 4. 26. 18:57

한화 3년 만에 100억대 흑자… OCI도 1분기 영업이익 278억
中기업 줄며 공급과잉 완화… 계열사 수직화도 경쟁력 높여

태양광 업계가 긴 '적자(赤字)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04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태양광 사업이 올해 1분기에는 100억원 안팎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24일 밝혔다. 2011년 2분기부터 적자 행진을 하다가 3년 만의 반전(反轉·turn-around)이다.

세계 3대 폴리실리콘(태양전지 재료) 제조업체인 OCI도 23일 실적 발표회에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78억원으로 직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2012년 4분기부터 적자를 낸 OCI는 작년 2분기를 제외하곤 계속 적자였다. 신성솔라에너지·웅진에너지 등도 올 상반기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한화, 태양광으로 도약하나?

국내 태양광 기업 중 한화의 변화는 가장 극적(劇的)이다. 한화그룹은 삼성·LG 등이 중국발 공급 과잉 등을 의식해 투자에 주저하거나 사업에서 철수할 때 거꾸로 조(兆) 단위 투자를 해왔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에 쏟아 부은 액수는 2조원이 넘는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발전소 모습.
한화그룹OCI·웅진에너지 등 태양광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연이어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발전소 모습. /한화그룹 제공

태양광 업체들이 줄지어 도산하던 2012년 8월, 한화는 중국의 솔라펀파워홀딩스(현 한화솔라원)를 인수한 데 이어 그해 10월 도산한 독일의 큐셀(현 한화큐셀)까지 사들였다. 하지만 그룹 내 태양광 사업은 지난해에만 104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시장에서는 "태양광 투자가 한화그룹을 휘청거리게 한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태양광 사업을 지휘하던 김승연 회장이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2012년 검찰 수사·재판을 받게 되자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이 대신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가 흑자로 돌아선 원동력은 공급 과잉의 주범(主犯)인 중국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태양광 시장의 꾸준한 성장이다. 일례로 시장조사기관 NPD 솔라버즈는 올해 태양광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30% 증가한 50GW(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태양광 사업이 내년에는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본격 성장세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한화는 그동안 폴리실리콘(한화케미칼), 잉곳·웨이퍼(한화솔라원), 셀·모듈(한화솔라원·한화큐셀), 발전시스템(한화솔라원·한화큐셀) 등 태양광 사업 전반에 걸쳐 수직계열화를 구축,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한화케미칼도 지난달부터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태양전지의 주(主) 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 들어 손익분기점인 2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들이 불황 끝에 일부 도산한 것이 업황 회복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전세계 태양광 설치량. 폴리실리콘 가격.

최근엔 수익성이 좋은 태양광 발전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큐셀은 이달 16일 덴마크 코펜하겐 인근 은퇴자 아파트에 345㎾급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를, 이달 9일에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내 오염 지역에 10.86㎿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각각 준공했다. 한화솔라원도 지난달 중국 우시(無錫) 지방정부와 100MW(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소 건립 계약을 했고 올 1월에는 중국의 HTR그룹과 7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 및 전력 판매 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OCI 등도 회생 조짐

기존 태양광 기업들도 기력을 되찾고 있다. 2012년 12월 1차 부도처리됐던 한국실리콘은 작년 9월 법정 관리를 조기 졸업한 후 지난달부터 전남 여수 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OCI도 작년 9월부터 공장 풀가동 체제에 접어들었으며, 내년 3분기에는 1만t 규모로 증설할 예정이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산업투자조사실 박사는 "현재는 중국 내 폴리실리콘 수입 비중이 독일·미국·한국 순서이지만, 앞으로는 국산 제품 점유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태양광 실(實)수요가 증가할 경우, 국내 태양광 업체들의 성장세가 더 탄력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은 완전한 회복세라고 판단하기엔 섣부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