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최모(62·부산 기장군)씨 집에는 찜질기, 안마기 같은 다양한 건강용품이 있다. 모두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아들이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최씨를 위해 보내준 것이다. 최씨는 이 용품을 열심히 써봤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았다. 최씨는 한 달 전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자 아들 회사 근처의 척추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최씨는 추간판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허리질환 50대 이상 여성 많아
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같은 허리질환은 나이가 들어 많이 생기는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이다. 갑작스런 충격이나 극심한 운동 등으로 젊은 사람들 중에 추간판탈출증이 생기는경우도 많지만, 최씨같은 고령자에게는 두 질환이 같이 생기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 중년 여성은 허리질환에 취약하다. 2012년 척추관협착증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114만명으로 연평균 15.6%씩 늘었는데, 이중 60%가 50대 이상 여성이었다.(건강보험공단 자료)
나이가 들면서 척추 자체가 노화되기도 하고, 폐경으로 인한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살이 찌면 허리에 부담이 커지고 척추 주변 인대가 늘어나면서 신경 통로를 누르기 때문이다. 세바른병원 김순권 원장은 "비용 때문에 치료를 주저하다가 병을 키운 후에 병원을 찾는 중년 여성이 많다"며 "초기에 간단한 시술로 치료를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이익"이라고 말했다.
- ▲ 문병진, 김순권, 김훈 원장(사진 가운데부터 오른쪽으로)이 척추시술을 받은 환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척추질환은 마비나 감각이상 같은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환자의 증상과 발병 원인에 따라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시술, 고주파 수핵감압술, 프롤로 세러피 등 다양한 비수술 치료법을 쓸 수 있다. 비수술 치료법은 정상 조직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주사바늘이나 가느다란 관만 넣으면 되기 때문에 치료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회복을 위해 1~2일 입원하기도 하지만 오전에 시술 받고 휴식을 취하다가 오후에 퇴원하는 사람들도 많다. 김태엽 원장은 "치료법이 다양해지면서 최근에는 내원 환자의 90% 이상이 비수술 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시술이다. 이 치료법은 꼬리뼈에 내시경이 부착된 직경 2㎜의 작은 카테터를 삽입해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이나 유착, 디스크 탈출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레이저를 쏘거나 약물을 투입해 치료한다. 세바른병원 김훈 원장은 "내시경으로 환부를 직접 확인하면서 치료를 하기 때문에 MRI (자기공명영상)에도 나오지 않는 미세한 부위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주파 수핵감압술도 많이 쓴다. 이 치료법은 손상된 디스크에 가느다란 바늘을 삽입한 후 고주파열로 디스크 크기를 줄여 통증을 완화시킨다. 김태엽 원장은 "원하는 부위에만 고주파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주변의 정상 조직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며 "증상에 따라 경막외 레이저내시경시술과 고주파 수핵감압술을 함께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약해진 척추 인대의 세포를 증식시켜 허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프롤로 세러피도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 간병인이 무료로 간병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세바른병원 강서점은 무료 간병서비스인 '365 행복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간병사 자격증을 가진 병원 소속 간병인이 24시간 내내 입원환자를 무료로 간병하는 제도다. 간병인은 검사실이나 치료실로 이동할 때 부축하거나 식사 때 식판을 날라주는 일 외에도 주치의·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환자 상태를 점검하거나 필요 시 간호사를 호출하는 역할도 한다. 세바른병원 문병진 대표원장은 "마땅한 보호자가 없어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한 서비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