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취업자 증가율 등 1위 '나홀로 호황'… 통계청 발표]
서비스업 매출 6.1% 증가… 전국 평균의 2배 웃돌아
인구, 2년새 거의 4만명 늘어… 기업도 11년간 59곳 옮겨와
통계로 보는 제주도
직장인 이준상(38)씨는 지난해 7월 본사가 있는 제주도로 '이민'을 왔다. 집과 직장만 오가는 팍팍한 서울살이 대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여유를 찾고 싶어 본사 근무를 자원했다. 직장을 다니던 아내도 이씨의 결단에 동의해 함께 이주했다. 이씨는 "서울에서 출근할 때 1시간 20분을 길에서 버렸는데 제주에서는 10분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제주도에는 2004년 카카오(이전 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를 시작으로 NXC, 이스트소프트 등 59개 기업이 옮겨왔다. 이씨처럼 직장을 따라 이주하는 인구도 늘고 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연간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제주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소매판매액지수(소비)·서비스업 생산·취업자수·수출액 등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다른 지역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하는 데는 이런 기업체 이전과 직장인 이주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밀려들면서 관광업계 종사 인구가 늘고, 대규모 관광 개발 사업이 잇따르는 것도 제주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소비·서비스·수출 등 전국 1위
작년 제주도의 서비스업 생산(매출)은 1년 전보다 6.1% 증가했다. 전국 16개 시·도 중 압도적인 1위로, 전국 평균(2.9%)의 2배를 웃돈다. 분야별로는 부동산·임대업이 전년보다 25% 늘면서 전체 생산 증가를 끌어올렸다. 매년 3000~4000명의 인구가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 오면서 주택 건설, 부동산 개발 등이 활발했다. 개발에 따른 대출과 주식 거래가 늘면서 금융보험업(15.0%)도 증가율이 높았다.
제주는 축제 중 - 25일 매화축제가 한창인 제주 서귀포시 휴애리 자연 생활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이 성큼 다가온 봄을 만끽하고 있다. 작년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1366만명으로 2014년에 비해 140만명가량 증가했다.
제주는 축제 중 - 25일 매화축제가 한창인 제주 서귀포시 휴애리 자연 생활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이 성큼 다가온 봄을 만끽하고 있다. 작년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1366만명으로 2014년에 비해 140만명가량 증가했다. /연합뉴스
제주는 소비 증가율(7.8%)도 전국 평균(3.4%)의 2배를 넘었다. 매년 인구와 관광객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대형마트·면세점 같은 대형소매점의 판매 증가율은 제주(9.5%)가 경기(3.6%)의 3배에 이른다. 관광객들의 렌터카 이용 증가 등으로 휘발유·경유 등 승용차 연료 소비(16.9%)도 큰 폭으로 늘었다.
수출 증가율(13.8%)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10%를 넘었다. 울산이 -21.0%를 기록하는 등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2개 지역의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취업자 수 증가율(5.3%) 역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고용률에서도 서귀포시(72.0%)와 제주시(65.9%)가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전국 평균이 3.0%인데 비해, 제주시는 2.2%, 서귀포시는 1.7%로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을 보였다.
◇밀려드는 관광객, 늘어나는 인구
제주 인구 증가 추이 그래프
제주 경제 호황의 기반은 밀려드는 관광객과 이주민이다. 제주도의 인구는 2013년 60만4670명에서 지난해 64만1355명으로 2년 사이 4만명 가까이 늘었다. 작년 관광객 숫자도 2014년에 비해 140만명이 증가한 1366만명 수준이었다. 제주도 김현철 소통정책관은 "유명 가수·방송인들의 제주 생활이 소개되면서 귀농·귀촌인, 문화예술인, 직장 이주자, 숙박·카페 자영업자 등 다양한 사람이 제주로 몰리고 있다"며 "내국인 입학 제한이 없는 국제학교가 있어 조기 유학 차원에서 제주로 오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가 몰리면서 제주도의 부동산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제주 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작년 19.35%로 전국 평균보다 무려 5배나 높았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일부 아파트는 3.3㎡당 가격이 1700만~19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과열 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