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MegaTrend

"불확실성의 시대, 글로벌 분산투자가 정답"

bthong 2016. 11. 14. 07:54


[재테크 박람회 기조연설… 기타오 SBI회장의 투자 4원칙]

①시장은 예상대로 안 움직인다, 내년은 변동성이 매우 클 것
②닷컴 버블 겪으며 다짐했다, 상식 벗어난 시장은 피하라
③미국 자산·金 눈여겨보라
④아시아 신흥국 등 큰 그림 보라

"40년 이상 산전수전 다 겪으며 세계 금융시장을 지켜본 결과 제가 내린 결론은 '시장은 대다수의 사람이 예상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초저금리에다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에는 '글로벌 분산투자'가 정답입니다."

기타오 요시타카(北尾吉孝·65) 일본 SBI금융그룹 회장은 초저금리 시대 생존법으로 '글로벌 분산투자'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기타오 회장은 일본 IT(정보 통신)계의 전설로 불리는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의 핵심 참모 출신이다. 20년간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일하다가 1995년 손정의 회장의 제안으로 소프트뱅크에 합류한 뒤 2006년 SBI금융그룹 회장에 올랐다. 현재 SBI금융그룹은 소프트뱅크로부터 독립해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타오 회장은 12월 3일 '2017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초저금리 재테크 불모(不毛) 지대에서의 생존법'이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다. 그는 박람회에 앞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일본의 저성장·저금리 가시밭길을 수십 년간 걸어오며 터득한 4대 투자 원칙을 제시했다.

기타오 요시타카(北尾吉孝) 일본 SBI금융그룹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에서 재테크의 정답은 바로 ‘글로벌 분산투자’”라고 강조했다.
기타오 요시타카(北尾吉孝) 일본 SBI금융그룹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에서 재테크의 정답은 바로 ‘글로벌 분산투자’”라고 강조했다. /SBI금융그룹 제공

①시장은 결코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기타오 회장은 주식시장의 본질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 않는 뒷길로 가보라. 그곳에 예쁜 꽃들이 피어 있다"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고, 계곡이 깊으면 산도 그만큼 높다"라는 일본 격언을 들어 설명했다. 그만큼 시장은 다수가 예상하거나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2017년 세계경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등의 불안 요소 등으로 인해 환율과 주식시장이 대폭 하락하며 각국이 국채 등의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리스크 오프(risk off·위험 회피)' 분위기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에는 프랑스 대선, 중국 공산당대회가 열리고 미국 연방채무한도 증액과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도 본격화된다"며 "이러한 이슈들을 감안할 때 2017년은 시장 변동성이 매우 큰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②상식을 벗어난 시장엔 뛰어들지 않는다

기타오 회장의 두 번째 투자 원칙은 1990년대 미국의 닷컴 버블을 통해 만들어졌다. 인터넷 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던 1994~1995년 노무라증권 직원이던 그는 매달 미국으로 건너가 일주일 동안 호텔에 머물며 다양한 벤처 기업을 만나 정밀한 분석을 통해 투자하는 일을 맡았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닷컴 버블로 1996~2000년 연간 30~100%씩 급등하다가 2001년 3월 전년 동월 대비 60%가량 폭락했다. 기타오 회장은 "닷컴 버블 사태를 겪으며 '상식을 벗어난 시장에는 발을 담그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③답은 '글로벌 분산투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분산투자는 필수 전략이 됐다. 기타오 회장은 이미 1980년 후반부터 글로벌 분산투자를 실행해왔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일본 주가는 비상식적 급등세를 보이던 시기였다"며 "위험한 일본 주식을 피해 전 세계로 자산 배분을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좋아졌다면 미국 자산으로 갈아타는 것도 하나의 수단"이라며 "하지만 이 경우에도 주식뿐 아니라 채권에도 투자해야 하고, 미국뿐 아니라 유럽이나 동남아에도 자산을 분배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타오 회장은 현재는 금(金)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은 신용 리스크가 없는 자산으로 수요가 높은 데다, 주식이나 채권과는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에 자산 배분 관점에서 중요한 자산"이라고 했다.

④큰 그림을 그리자

기타오 회장이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제시하는 마지막 투자 원칙은 '큰 그림을 그리자'는 것이다. 기타오 회장은 "SBI그룹은 설립 초기부터 인터넷과 바이오(생명공학) 기술, 대체에너지와 에너지 보존 기술 등 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투자 전략을 추구해왔다"며 "최근에는 블록 체인(디지털 화폐 거래 기술)을 중심으로 한 핀테크(fintech)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SBI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출자약정금액 300억엔(약 3300억원)의 핀테크 펀드를 만들었다. 이 펀드를 통해 신기술 혁신의 선두 주자가 될 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SBI그룹이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신흥국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도 '큰 그림'을 그리는 투자 작업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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