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천에서 군산까지…기업ㆍ돈ㆍ사람 서해안벨트로

bthong 2007. 5. 5. 01:02
1998년 한보철강 당진사업장은 한 영화사 측에서 난감한 제안을 하나 받았다.

이 공장 지대를 "제3차 대전 이후 멸망한 지구 모습을 그리는 영화 세트장으로 쓰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1997년 1월 한보철강 부도 이후 이 지역 미래는 그만큼 암담하고 황량했다.

이렇듯 절망 속에 버려지다시피 했던 당진이 어느새 일자리와 돈이 넘치는 `한국 경제 희망특구`로 떠오르고 있다.

2004년 현대제철이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부터 일어난 변화다.

◆ 한국 경제 희망특구, 서해안 벨트 = 1997년 당진 인구는 11만여 명이었다.

이후 매년 2000여 명씩 줄어들던 인구가 2004년을 기점으로 다시 상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현재 인구는 13만명으로 늘었고 올해 말께는 14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순전히 기업 투자 덕분이다.

당진군은 2005년 107개 기업을 유치했고 2006년에는 105개, 올해만 해도 4월 18일 현재 51개 기업을 유치했다.

평균 3.5일마다 1개 기업이 들어 오고 있는 것이다.

민종기 당진군수는 "당진을 향한 기업 러시로 지역총생산(GR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3년 새 43%에서 30%로 떨어졌다"며 "5대 철강사 가운데 포스코 빼고 다 들어와 당진이 국내 최대 철강클러스터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전의 맥박 소리는 당진에서만 들리는 것은 아니다.

인천에서 출발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남하하다 보면 곳곳에서 `희망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

마치 불황과 경제침체는 딴 나라 이야기인 듯한 착각마저 든다.

인천(항만) 평택(항만) 천안(첨단산업) 아산(LCD) 당진(철강) 서산(유화) 군산(자동차) 목포(조선) 등 산업배치도 다양하다.

전남 영암군 삼호면 대불공단은 한때 실패한 산업단지로 꼽혔다.

1996년 조성된 후 2005년 말까지 분양률이 50% 미만이어서 거의 공터로 방치돼 있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분양률 100%를 기록했다.

가격도 분양가(23만원)보다 2배 이상(50만원대) 높아졌다.

인근 삽진산업단지도 100% 분양이 끝났고 프리미엄도 2배 이상 붙었다.

삽진단지에 입주한 C&중공업 류지근 이사는 "조선 경기가 좋아지면서 지난해 3월부터 입주 경쟁이 붙었다"며 "이 지역이 중국과 경쟁하는 전진기지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해안벨트 키워드, 서해안고속도로ㆍ중국 = 서해안벨트 발전 인프라스트럭처는 서해안고속도로고, 추동력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의 부상이다.

경부고속도로가 포항에서 창원으로 이어지는 남동해안 공업지대를 우리나라 성장엔진으로 키웠다면 서해안고속도로는 우리나라 산업축을 서해안벨트로 이동시키고 있다.

경북 구미에서 충남 아산 탕정으로 중심을 이동시킨 삼성코닝정밀유리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탕정 LCD단지 관계자는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에서 1시간 생활권에 들었고 인천 평택 등 항만과도 가까워진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해안고속도로 통행량 변화에서도 이 지역이 활기에 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당진 대산 아산지역으로 연결되는 송악IC 교통량을 조사한 결과 2002년 하루 5771대였던 통행차량 대수가 지난해에는 8401대로 급증했다.

당진(唐津)이라는 지명은 `당나라 닭울음 소리가 들리는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그만큼 중국과 가까운 곳이라는 의미다.

서해안벨트 부상 역시 `중국과 거리`와 관련이 있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우리나라 산업화가 남동해안 공업지대를 중심으로 발전한 것은 대미ㆍ대일 수출 때문이었다"며 "이제 서해안벨트가 발전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호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중국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교류확대를 통해 윈윈 전략을 찾는 길밖에 없다"며 "이런 이유로 서해안을 중심으로 항만과 생산기지들이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박용범 기자]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07&no=225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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