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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맛의 비밀 ?

bthong 2007. 6. 2. 11:14

참다랑어 : 200㎏이상 돼야 다양성 즐겨

다금바리 : 3㎏이상 돼야 부위마다 별미

  • 고형욱·음식평론가
    입력 : 2007.06.0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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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이 2m에 몸무게 150kg에 달하는 초대형 돗돔이 서울의 한 백화점에 등장했다. 성인 남성 6명이 겨우 들을 수 있는 2m크기에 무게만도 150kg이 넘는 200만 원대 초대형 돗돔이었다.’ <연합뉴스 5월23일자 보도>


    얼마 전 완도 앞 바다에서 2m짜리 돗돔이 잡혔다. 돗돔은 주로 낚시로 잡지만 이번 경우는 쌍끌이 어선 그물에 끌려나온 것이었다. 무게가 무려 150㎏에 달할 정도로 큰 놈이었다. 현지인들도 이 정도로 큰 생선을 본 지 10년은 더 됐다고 말할 정도니 참으로 드문 경우였다.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어장 상황은 바뀌어간다. 원래 돗돔이 서식하는 곳은 뭍에서 500~600m 떨어진 곳이다. 5~6월 산란기가 오면 돗돔은 수심이 약간 낮은 곳으로 온다고 한다. 뭍에서 200~300m 떨어진 지점까지 다가오는 것이다. 오랜 세월 완도 앞바다를 지켜 왔을 돗돔이 이때 어부들에게 잡혀 경매에 나왔던 것이다.

    워낙 큰 놈이라 백화점에서도 한꺼번에 팔지 않고 부위 별로 나누어 팔았다. 과연 맛은 어땠을까.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보면 희소성이라는 차원을 제외하면 맛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았으리라는 게 중론이다. 커야 맛있는 생선도 있지만 돗돔이라면 그렇게 커도 특별히 맛이 더 낫지는 않을 거라는 의견이었다.

    • 사이즈가 커야 맛있는 것으로 가장 유명한 생선은 참치이다. 가장 거대하게 자라는 것은 참다랑어이다. 참다랑어는 500㎏ 이상까지 나가는데 근해에서는 잡히지 않는다. 최소한 200㎏은 되어야 뱃살을 비롯해서 살코기들이 지닌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으며, 볼 같은 경우도 살이 많아서 부위 별로 해체해서 먹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렴함을 내세운 참치 식당에서 쓰는 건 대부분 새치이다. 새치는 다랑어 종류에 비하면 크기가 작고 기름짐도 덜한 편이다.

      참치와 달리 작을 때 맛있는 것으로 소문난 생선은 가자미 계열이다. 특히 참가자미 같은 경우는 작은 게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쫄깃하면서 씹는 맛이 있다. 이런 경우는 뼈 채 썰어서 먹는 경우도 많다.

      도미의 경우 2.5~3㎏ 정도가 먹기에 가장 좋은 사이즈로 알려져 있다. 이보다 작은 건 ‘육질이 무르고 맛이 엷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적당한 크기가 돼야 살에도 탄력이 있고 쫄깃한 맛이 드러나는 것이다. 광어도 3㎏이상 될 때 입 안에서 씹히는 느낌이 제대로 살아난다. 일반적으로 횟집에서 맛보게 되는 1㎏짜리 광어는 대부분 양식이라 퍼석거리기도 하지만 사이즈 상으로도 제 맛을 내기에는 모자라는 크기인 것이다. 우럭 같은 경우는 그다지 크지 않은 생선이라 1.5㎏ 가량 되면 회로 먹으나 국물을 내서 먹으나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에 비하면 농어는 좀 큰 편이다. 5㎏ 정도 나가는 게 질기지 않으면서 쫄깃쫄깃한 육질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겨울에 생선이 맛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때는 기름기가 오르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생선에 지방이 많아져 맛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된다.

      국내에서 먹을 수 있는 귀한 생선들은 어떨까. 홍어는 남도를 대표하는 생선이다. 홍어는 크기가 클수록 맛이 좋다고 한다. 유명한 식당들은 어렵더라도 8㎏이상짜리를 구해서 쓴다. 삭힐 때도 작은 홍어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8~12㎏ 정도 크기의 홍어를 잘 숙성시키면 더 깊은 맛이 나온다. 하얀 홍어 애는 큼직할수록 더 부드럽고, 아가미와 생식기 쪽은 찜으로, 내장과 뼈는 탕으로, 나머지는 횟감으로 쓴다. 수컷은 살이 뻣뻣하고 큰 놈도 나오지 않아서 암홍어만 쓰는 경우도 많다.

    • ‘바다의 호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다금바리는 귀물 중 하나이다. 다금바리를 20년 이상 전문적으로 요리해 온 집에서 가장 큰 놈을 회로 뜬 건 45㎏이 기록이라고 한다. 최소한 3㎏ 이상 되어야 그나마 부위마다 다른 맛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제대로 맛을 보려면 10㎏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살의 층이 두꺼우니까 몸통 하나에서도 다양한 맛이 나오는 것이다. 몸통 외에도 볼, 날개 살, 등지느러미, 위, 간, 작은창자, 아가미 등 각종 부위를 분할해서 먹는다. 다금바리는 혼자 사는 육식성 어족인데 클수록 다양한 맛을 내는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이 1㎏당 20만원이 넘으니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는 다금바리 한 마리를 잡으려면 웬만한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꿈 같은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여름에 가장 맛있는 생선 중 하나는 민어이다. 부레와 껍질 등은 따로 먹고 살은 회를 뜨는데 15㎏ 정도는 되어야 제 맛이 난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