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공인된 지표들만을 갖고 단순하게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자산비율(PBR)이다.
PER나 PBR가 낮은 종목을 골라서 투자하면 된다는 것이다.
너무 흔해서 `이게 무슨 도움이나 될까` 싶지만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PER는 말 그대로 주가에 기업 수익성이 얼마나 잘 반영돼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보통 상승장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금융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PER가 낮다는 것은 기업이 내는 수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되고 있음을 뜻한다.
5월 31일 기준으로 PER가 낮은 종목을 뽑아보면 KPC홀딩스, 동일방직, 한신공영, LG카드, 롯데제과, 코오롱건설 등이 있다.
PBR는 기업의 자산가치가 주가에 어느 정도 포함됐는지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전 업종에서 활용할 수 있지만 특히 자산규모가 중요한 금융업체를 분석할 때 유용하며 하락장에서 알짜 종목을 골라낼 때 사용한다.
현재 PBR가 낮은 종목은 동부하이텍, 동일방직, 동아타이어, 한국전력, 남영L&F 등이다.
FN가이드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올해 초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0위 기업 중 PER가 가장 낮았던 10개 종목 수익률은 지난달 말까지 79.54% 올랐다.
같은 기간 지수는 18.51%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연초에 아무 고민 없이 PER가 낮은 종목 10개를 같은 비중으로 포트폴리오 구성했다면 현재 시장보다 61.03%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는 얘기다.
연초 기준으로 PER가 낮았던 10종목은 KPC홀딩스, BNG스틸, 동일방직, 한신공영, 세아홀딩스, C&우방, 한진해운, 고려아연, 영풍, 대한해운 등이다.
신성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PER가 낮은 종목이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장기간 주가 정체 △일시적인 수익 개선으로 인한 PER 하락 △낮은 기대수익률 등의 선입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은 "최근 수년간 PER가 높아진 건설주만 보더라도 투자자들의 선입견이 잘못됐음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건설주는 지난 2004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건설주의 PER가 2~3배에 불과했으나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2004년 하반기 이후 건설주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건설주들이 빠르게 상승했다.
PER 종목을 살펴보면서 주의할 점이 있다.
PER 산출의 기본이 되는 순이익이 일시적으로 출렁거릴 수 있다는 점이다.
꾸준히 실적이 좋지 않아 주가가 낮게 평가된 상태에서 특정 시점에서 갑자기 실적이 좋아지면 PER가 낮게 나타나는 것이다.
또 순이익이 기준이어서 순손실이 난 상태에서도 일시적인 이익 증가로 PER가 낮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영업이익 추이 등을 꼼꼼히 챙겨볼 것을 권한다.
PBR가 낮은 종목들 역시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올 1월 2일 기준으로 PBR가 낮았던 종목 10개를 골라 이들 기업에 투자했다면 5개월 동안 시장보다 96.05%포인트 이상 높은 성과를 올렸다.
이 두가지 기준을 모두 합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러나 PER와 PBR가 낮으면서도 주가가 제대로 대접받고 있지 못한 기업은 계량적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유통주식수 부족 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챙겨봐야 한다.
[정욱 기자] 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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