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전 법무장관 매경 K-CEO 조찬 강연 | |||||||||
"올해는 연두색과 파란색이 왠지 좋아요."
`보라색 여인`으로 통하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28일 매일경제 K-CEO(지식 최고경영자) 총동문회(회장 권기찬) 주최로 열린 조찬 강의에서 "우리 사회 리더는 색상에 대한 감각을 키우고 색채에 관심을 둬야 한다"며 `색채 리더론`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잿빛 회색도시와 빨간색 구호는 암울함을 느끼게 했다"며 "사회가 다양해지고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 색채로 표현되는 사회가 훨씬 아름답기 때문에 색의 멋을 아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컬러`가 나오는 사회일수록 그만큼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이며 리더는 사회가 다양한 색상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의 조건과 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강 전 장관은 "리더의 덕목으로 말의 권력을 행사하지 말 것, 아래로부터의 혁신을 추구할 것,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할 것,
겸손히 계속 학습할 것,
열린 마음을 가질 것,
형식에 얽매이지 말 것,
안과 밖이 소통하도록 할 것"을 역설했다.
우선 강 전 장관은 리더들이 언어 권력을 지나치게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리더가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면 아랫사람은 입을 닫아 버립니다." 강 전 장관은 "리더가 말을 독점하면 대화가 사라지고 아래 의견을 들을 수 없게 된다"며
"말의 권력을 가진 쪽이 양보하고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고위 공직자들이 말을 너무 함부로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며 "말의 정치는 보다 신중하고 겸손해야 한다"면서 최근 정치 지도자들의 무책임한 `말의 정치`를 비판했다. 리더는 결단 시점에만 나설 정도로 `말의 권력`을 행사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토론이 필요하지만 형식은 더욱 중요합니다." 강 전 장관은 "형식에 매이면 대화가 겉돌게 된다"며
"솔직하고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반대자의 소수의견을 합의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합리적인 대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과 밖이 소통하도록 하는 것도 리더의 중요한 구실입니다." 강 전 장관은 "법무장관 당시 호주제 폐지를 논의할 때 외부 전문가와 내부 전문가로 정책위원회를 구성해 조직 밖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결론을 집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논의에 있어서도 리더는 비전과 방향만을 제시할 뿐 나머지 일은 아래로부터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좋은 의견을 많이 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의 능력을 꺼내는 `플러스 경영`을 할 수 있을 때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자신이 법무장관에 발탁됐던 배경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저는 1% 세대입니다. 사법고시 23회에 3명이 합격했고 판사 2000명 가운데 여성은 12명뿐이었습니다." 강 전 장관은 "2000년 이후 여성인력의 사회 진출이 급증하면서 여성 전문가에 대한 공급이 부족했던 게 현실이었다"며 "삶에 대한 가치를 설정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활동함으로써 네트워크(Network) 도움으로 장관이 된것 같다"고 말했다. 자기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사회 네트워크 속에서 협력을 추구할 때 발전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강 전 장관은 "지휘하는 분을 함부로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세계경제포럼 같은 국제행사에 대통령이 직접 참여해 한국을 알리고 글로벌 리더들과 호흡을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은수 기자]m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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