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무어 그리 재미있느냐, 또는 하필이면 왜 골프를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아직 꽤 계십니다. 특히 다른 구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깟 움직이지 않는 공을 치는 골프가 무슨 재미가 있냐고 하십니다. 저도 여타 구기를 좋아하다 골프를 맨 마지막으로 좋아하게 된지라 이분들의 질문을 이해합니다. 골프의 기본자세를 배우시고 매너 좋은 동반자들과 함께 머리를 얹고 골프를 몇 번 쳐보신 분들은 점차 골프의 맛을 느끼시게 되고 보다 더 자주 골프를 하고 싶어 합니다. 재미없는 운동이라고 하시던 분들이 더 깊이 빠지고 열심히 치시는 현상도 특이합니다.
왜 그럴까요? 어떤 분들은 그 이유를 많이 걷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는 점에서 찾습니다. 골프는 특히 운동 강도가 높지 않으면서 오랜 시간을 걷게 되므로 심장과 혈관계를 개선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나이 먹어서도 할 운동은 골프 밖에 없다고 합니다. 어떤 분들은 골프를 함으로써 평상시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자극시키고 이로 인해 근육이 튼튼해진다. 특히 골프는 하체로 하는 운동이라서 자칫 일찍 퇴행하기 쉬운 하체 근육을 길러준다고 합니다.
또 다른 분들은 골프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의 교제를 통해서 많은 것을 얻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골프 자체가 가지는 매력이 있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 자기 기능이 한 단계씩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자기가치를 발견하는 즐거움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다 맞는 말씀이십니다. 이처럼 골프의 효과는 다양합니다.
달리기를 자주 하시는 분들은 달리는 과정에서 또는 달리기가 끝난 후에 자신이 느끼는 성취감, 황홀감, 만족감, 행복감 등을 복합적으로 느낀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태를 달리는 사람들이 느끼는 붕 뜬 느낌이라고 해서 주자 고양감(走者 高揚感) 또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합니다. 원래 하이(high)라는 말은 마약복용자들이 마약을 복용하게 되면 기분이 급속하게 좋아진다는 의미에서 사용한 말입니다.
달리기를 마친 사람들의 진술을 통해 마약 복용 후의 기분과 달리기를 한 후의 기분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사용한 말이었는데 이것이 사실임이 최근에 밝혀졌습니다.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면 우리 몸에서 일종의 마약성분이 나와 진통효과와 함께 쾌감을 느끼게 되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골프를 하시는 분들이 재미를 느끼고 빠지게 되는 것은 아마도 이 골프 고양감(골퍼스 하이 golfer's high)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아름다운 자연과의 만남에 대한 고마움, 해방감과 함께 공이 잘 맞았을 때 느껴지는 그 만족감, 그린 위에 안착하는 공의 모습을 볼 때의 안도감, 홀 컵에 떨어지는 공의 낭랑한 소리를 들을 때의 기쁨, 버디를 할 때의 황홀감, 그리고 18홀을 다 돌았을 때의 성취감과 자기존중감 등을 느끼실 때 이런 순간들이 바로 골퍼스 하이(골프 고양감)를 느끼시는 순간입니다.
이처럼 골프로 인해 생긴 고양감은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우리 인생의 과정을 풍요롭게 합니다. 즉, 골프 고양감은 우리 개인의 삶을 웰빙(well-being) 상태로 만들며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혹시 어떤 분이 골프를 ‘왜 하냐고 묻거든’ 골프 고양감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만일 그 분이 설명을 듣고 골프를 시작한다면 여러분의 노력으로 그 분의 삶의 질을 높이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 또한 골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보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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