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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숲에서 쉬고 있는 바람에게... 오광수

bthong 2008. 11. 29. 17:28


  • 갈대숲에서 쉬고 있는 바람에게... 오광수 자네 울고 있는가? 살아온 세월이 꼭 꿈만 같은 건 자네나 나나 똑같은 마음. 어렴풋이 자네 우는 소리가 들리는듯하여 물소리 숨 재우고 달빛 내려와 만든 물결에 나도 시름 얹어보네 산다는 게 어찌 보면 한 시절 바람 같은 것... 좋은 시절도 ..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도 ... 세월이 만드는 바람 따라 그렇게 지나가고 남은 건 약해진 몸뚱이에 굵은 주름 흰 머리칼 생각하면 서글프지? 그럼 ... 그러나 조금만 울게 꽃 피워 벌 올 때는 지났지만 깨물고 싶은 귀염들이 조롱조롱 웃으며 달려오면 휘- 내 한숨 한번 뽑아 내던지고 이젠 지겨운 보릿고개 이야기보다는 어깨 들썩이며 손 휘젓고 랩으로 맞이해야 하니까... . . 아마 그게 인생이겠지... 언제 어느 때가 되건 생이란 지나고 보면 아무리 세월이 흐른들 잡을 수도 볼 수도 없는 지나가는 바람이잖아... 그냥 인생이란 시냇물이 흘러흘러 바다에 닿듯, 자연의 이치와도 같이 나서 자라고 살아가면서 생각도 모습도 계절마다 나이마다 거듭 태어나기를 반복하다
  •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육신이지만 지나온 순간순간들은 영원히 추억으로 살아 숨쉬겠지... 기억속에서 다음 생에 이르도록... 이렇게 생각하면 하루 하루가 아쉬움 뿐이지만 영원이 존재한다면, 그래서 윤회의 삶을 받아 들일 수 있다면, 그렇게 주어진 삶대로 세상을,세월을 안고 산다면... 청춘이, 늙음이 무에 따로 있겠어.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마음만 자유로울 수 있다면... 서방님처럼 이십대 못지않은 열정을 안고 산다면... 슬퍼할 것도 허무할 것도 없는 삶인데, 그런데 나역시 사람이다 보니 때론, "아, 나도 이제 늙어가네.." ...순간 허탈해진다니깐. 그래도 서방님 만나서 내가 살아서 숨쉰다는 걸 느껴. 여자로 말야... 그렇게 서방님은 내겐 젊고 패기 넘치는 멋진 남자야... 그래서 만약, 다음 삶이 기약된다면... 전혀 다른 듯 하지만 많이 닮은 서방님과 함께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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