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주 별장 사는 中 부자들

bthong 2010. 5. 19. 09:43

 

한 호주계 회사 베이징사무소에서 일하는 왕푸다(王富達·55)씨는 요즘 제주도에 별장 한 채를 사둘까 고민 중이다. 그는 지난 2월 부인, 아들과 함께 제주도로 4박5일 여행을 다녀온 이후 "제주도에 반해 버렸다"고 한다.

 

바닥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얕은 바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신선한 물고기를 직접 걷어올리는 바다낚시, 독특한 화산지형…. 그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제주도를 칭찬했다. 그러나 그 정도 연륜에 그런 매력만으로 제주도에 덜렁 별장을 살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가 별장 살 생각을 한 데는 몇가지 실질적인 이유가 있었다. 우선 베이징에서 1시간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주말 휴양지로 제격이라는 설명이었다. 제주도와 비슷한 환경을 갖춘 중국 내 하이난다오(海南島)나 인접국인 태국의 휴양지들은 4시간 이상 걸려 부담스럽다는 것이었다.

 

제주도 별장 가격이 1㎡당 2만위안(약 330만원) 전후로 저렴하다는 점도 꼽았다. 지난해 가격이 급등한 하이난다오의 해변가 별장은 최소 1㎡당 3만위안이라고 했다. 50만달러 이상의 부동산을 구입하면 5년 체류 후 영주권을 주는 것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왕씨는 "과거 대륙 사람들이 홍콩 영주권을 사는 데 80만~90만달러가 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50만달러는 괜찮은 수준이다. 이미 친구 2명이 제주도에 별장을 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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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베이징 시내의 한 고급호텔에서 열린 제주 특별자치도 투자설명회에는 중국 부동산 개발사와 마케팅 업체 관계자뿐만 아니라 왕씨 같은 관심 있는 개인까지 150여명이 참석했다. 설명회장 밖에서는 제주도 내 리조트 개발사 8곳이 진을 치고 즉석 분양 상담도 벌였다.

 

중국 측 참석자들은 대체로 제주도의 투자 매력에 대해 덕담을 했지만, 그렇다고 일방적인 호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곧바로 전반적인 투자 여건과 인프라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쓴소리가 쏟아졌다.

 

국제학교와 영어 교육센터 설립을 통해 영어 교육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한 컨설턴트는 "영어 교육이라면 호주나 캐나다 같은 영어권 국가와 경쟁이 불가능하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보다는 의료 시설과 서비스를 강화해 휴양지로 특화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었다. "60만명도 안 되는 제주도 인구 규모로는 대규모 비즈니스 투자를 유치하기 힘들 것"이라며 투자 가치를 낮게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관광 인프라에 대해서는 이구동성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항공편 예약, 관광지를 오가는 셔틀버스, 중국어 표지판, 식당시설 등 각 분야에서 싱가포르나 태국 같은 경쟁국가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한 참석자는 "주말에 제주도를 가려면 최소 10일 전에 예약을 해야 표를 구할 수 있다. 항공편만 편리해져도 중국인 관광객이 배로 늘 것"이라고 했다.

 

지난 한해 중국의 해외 관광객은 4700만명이나 됐지만, 그중 우리나라를 찾은 이들은 134만명에 불과했다. 전체의 2.9% 정도이다. 갈수록 늘고 있는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도 미국·유럽이나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가 주 타깃이 되고 있다.

 

왕씨는 헤어지면서 "한국도 '치앙첸(�W錢·돈을 벌기 위해 경쟁한다는 뜻)'하세요"라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달려가게 하려면 경쟁국보다 더 좋은 투자 여건과 관광 인프라를 마련하라는 주문이었다.

 

 

반달- 중국어 버전

 

 

최유식 베이징특파원 (블로그- blog.chosun.com/finder65)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5/06/20100506028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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